젠장. 베릿님과 운님은 무조건 봐요. 댓글 필수로 다시고.

현이·2005. 1. 30. AM 12:17:30·조회 391




뭡니까, 지금!



왠만하면 자유 게시판에 이런 글 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화 좀 내야 겠습니다.(전화로 하려고 했는데 안 받네요)

지하철에서 내려 마을 버스 타려는 그 순간부터(10시 20분경) 약 1시간동안 전 공포에 떨었습니다.


무슨 공포요?



베릿님과 운님이 납치돼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요!



마을버스 타려는 베릿님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맨 처음에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목소리더군요.
"저 누구누구 어머니입니다만, 현이씨 맞습니까?"
"(당황해서) 아, 예. 제가 현이라는 사람입니다. 어쩐 일로?"
"베릿이 연락이 안돼요!"
"네?"
정말 황당했습니다.


버스 2대 그냥 보내고 계속 전화했습니다. 어머님과. 우시더군요.


죄송스럽고, 미안하고 모든 게 내 탓 같고.


연락이 안된다고, 걱정되서 전화했는데 도무지 연락이 안된다고. 무슨일 생긴거 아니냐고. 어디서 헤어졌냐고.


제가 무슨 말 했을 것 같습니까? 당황했습니다. 황당하고 가슴 한 구석이 무너졌습니다.


걱정마세요. 다 큰 애들인데 설마 무슨일이야 있겠습니까. 저도 계속 연락 시도해 보겠습니다.


젠장! 1시간동안 집에 들어와 집 전화기로 운님 전화번호 찍은 다음에 계속 재다이얼만 눌러댔습니다. 띠리링 울리다가도 "지금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제가 얼마나 미칠뻔했는 지 아십니까?



진짜 납치됐다면 저 글터 마스터 자리 내 놓고, 진짜 베릿님과 운님 찾아헤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만 했습니다.


1시간동안 베릿님 부모님에게서 저 한테 온 전화가 몇 번 인지 아십니까? 다섯번이 넘습니다.

"현이씨 맞죠?" "네. 맞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님께서 우시면서 그런 모임을 가졌으면 기차 탈 때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막 따지시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께서 따지시자 아버지께서 받으시더군요. 현이씨입니까?

네. 제가 현이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책임져야 하는데... 혹시 자고 있는 것 아닐까요? 아. 설득력이 없나? 혹시 전화 추적하면 어떨까요?
전화 추적 어떻게 하면 됩니까?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통신사에 연락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알겠습니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1시간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쉬었습니다. 이틀밤은 꼴딱 새 버린 기분입니다.

헉헉 대면서 숨도 겨우겨우 쉬면서, 재다이얼 버튼만 미친듯이 눌러 댔습니다.
다시 부모님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어머니셨습니다.

그런 모임을 가졌으면 (계속 우시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서울 초행인 그런 애를 어쩌자고 그런 곳에 버려두신 겁니까! 그러고도 관리자입니까!

제가 무슨 말을 합니까? 아무 말 못 했습니다.
보다못한 아버님께서 바꿔 받으시고, 저에게 죄송하다고 말한뒤 끊으셨습니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모든게 내 탓 같고.

시라노에게 전화도 하면서 의논 해 봤습니다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도 않고! 젠장알!




11시 20분쯤에 아버님한테 전화가 와서 베릿님과 통화했고, 기차에 탔다고 소식을 들었다고 말한 그 시점 제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뭔지 아십니까?

"오, 하나님 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다행이라고, 아버님께 몇 번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빌어먹을.



시디피 귀에 꽃고 있어서 못 들었다구요? 아버님께서 설명하신 이유가 그거더군요.

전화 받고 운님에게 다시 미친듯이 재다이얼 버튼을 눌렀습니다만, 연락이 안되더군요.

정말 미친듯이 쏘아대려고 했습니다만, 연락이 안되니 자게란에 글 남깁니다.

연락이 안되도 부모님과 통화하셨다고 하니 안심이 되네요.



피우.





젠장. 진짜로 화 났단 말입니다!




부모님 원망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정말 감사합니다! 제게 그런 소식 알려준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부모님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전 아무것도 모른 채 까맣게 집에 들어와 히히낙락하면서 좋아했을지 모르는 것 아닙니까!


지금요? 기분 정말 더럽습니다.


부모님에게 적어도 전화는 줬어야지요! 멀리, 그것도 서울로 떠났는데, 자식새끼 걱정 안 하는 부모님이 도대체 어디 있답니까! 헤어지기 전에 리아님에게 말했었죠.

부모님께 말해놨으면 하루 밤 자고 가도 괜찮을테니, 차라리 고양이네 집에서자고 출발해라- 등등.

그걸로 끝입니까? 미리 전에 말 해 놨으니 상관 없다 이겁니까? 핸드폰에 불이 나는 것도 모른 채 시디피 귀에 꼽고 노래 들으면 그만입니까?



집에 들어가셔서 부모님께 혼날지, 아니면 다행이라고 쓰다듬어질지 전 전혀 예측 못 하겠습니다만


적어도 글터 총지기로서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제 책임도 분명 있습니다. 끝까지 관리를 못 했고, 그 점은 분명히 제 잘못 입니다. 이 점은 엎드려 사죄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말만이 죄송이 아닌, 정말 죄송합니다.




만약에, 진짜 만약에, 진짜 납치됐다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답니까?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베릿님과 운님을 찾으러 전국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생각까지 갔던 저 입니다. 빌어먹게도!


글이 상당히 흥분해 있을 겁니다. 그걸 감추고 싶은 생각 전혀 없고, 꾸밀 생각또한 전혀 없습니다.






다음부터 부모님께 연락 하세요. 제발.


저도 늦을 것 같으면 부모님에게 연락은 필수로 한다구요. 자식새끼 안 소중한 부모님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습니까. 베릿님 연락이 안된다고 우시면서 저에게 하소연하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저 정말, 무서웠습니다. 무서웠다구요!


가슴은 콩닥 콩닥, 머리는 미칠 것 같고, 호흡은 정돈이 안되고. 카악!





늦을 것 같으면 연락해요, 제발. 부모님에게 연락드리고.






덧. 베릿님. 어머님과 아버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 주십시오. 전화로 전해드리긴 했지만, 시간이 짧아 몇 마디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제 책임 다 하지 못한 것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베릿님.

대학생 되셔서 성인이 될 때까지 정모 나오지 않아도 아무 말 않겠습니다.  



덧2. 제가 왜 이 글을 자게란에 올리냐구요? 다른 분들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이신분! 부모님께서는 자식과 조금이라도 연락이 안되면 바로 우시면서 찾으시는 분이란 말입니다!

어디 갈 때 반드시 연락하시고, 늦을 것 같으면 연락하세요. 귀찮다구요? 그 귀찮음을 부모님은 다 감수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도대체 왜 모르십니까.





전 이 경험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집에서도 경험으로 간직하라고 하네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든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