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저희 학교는

마엘·2005. 6. 16. AM 12:09:54·조회 417
흣? 저희 학교 홍보집 젤 첫장에 나와있습니다. 서울대 제외한 강남 이남에서 가장 큰 영토의 학교. 저희 학교 등록금에는 다이어트 비용이 들어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입니다. 학교 한 바퀴 도는데 소모되는 시간은 무려 3 시간. 젠장...1학년 때 공강 한 시간이 있길래 선배따라 갔다가 강의 하나 놓쳤지 뭡니까.

저희 학교에는 연못이 12개 있습니다. 다 찾으면 졸업을 못 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전 다 찾았습니다. 제길.....설마 비가 오면 2개로 갈라지는 연못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10개의 연못이 12개가 되버리는....그 때 술먹고 학교 돌지만 않았어도 졸업은 하는데.....

밑에서 L--E 로드는 당연히 러브로드입니다. 벚꽃잎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엔 파란 잎이 소록소록 피지요. 물론 연인들의 코스입니다. 학교는 왜 이런걸 만들었는지. 쳇. 그래도 학교 안의 파파라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흐뭇.

조형대 앞으로는 은행나무길이 있습니다. 한 100M조금 됩니다. 초 가을엔 은행이 아름답습니다. 늦가을이면 응가냄새가 너무 심합니다. 불행히도 저희 학교는 조형대가 정문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대, 문과대, 법대, 정치대, 중앙도서관매니아들, 종합강의동 을 들락이는 이들은 필히 거쳐야 하는 관문입니다.

저 뒤로 돌아가면 공대가 있습니다. 언제나 울려퍼지는 그 기계음이란, 종종 학교 안을 질주하는 공대자동차(자가제조)를 보고 있노라면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뒤를 돌아가면 저희도 꼬꼬마동산?? 이 있습니다. 딴에는 유채 밭이라고 만들어 뒀는데 많이 시들어 버리고 꼬꼬마 동산처럼 드문드문 꽃이 보이고 커다란 해바라기가 몇 송이 있습니다.

그 앞을 목장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고꼬마 동산에 청순한 마음으로 올라서면 젖소들의 음탕한 짓이 보입니다. [멀 본거야 =-=]

꼬꼬마 동산을 내려와서 이과대 도서관을 지나면 본관이 나옵니다. 쉬리에서 주석궁을 촬영할 때 대용품으로 쓰던 건물입니다. 정말 북한 주석궁 같이 생겼습니다. 그곳에는 망할 총장이 학생들에게 총장실을 뺏겨있습니다. 등록금 안 내리면 총장실 안 돌려주겠다고 농성중입니다.

총장실을 돌아서 내려오면 문과대가 보입니다. 마엘이 다니는 곳입니다. 타 대학보다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이 그저 아름다워 보입니다. 학교 뒤 술공장의 연 매출액의 2%를 사용하는 문과대입니다. 소주, 막걸리, 맥주, 양주 가리지 않고 잘도 마신 새싹들입니다. 그 위에 드러누워 자노라면 옷에 술냄새 뺍니다. 젠장.....화단 옆에는 마싹 마른 나뭇가지들이 모여있습니다. 문과대의 행사를 위해서...

겨울이 되면....문과대에서는 일년간 모은 나뭇가지를 풉니다. 어디쓰냐.........................................고구마굽는데 씁니다. 따끈따근한 녀석....ㅎㅎ 좋아.  

문과대에서 맞은 편을 바라보면 천마루라는 언덕이 있습니다. 그언덕 위에는 약대가 있습니다. 오오오오.....건물이 횐 색입니다. 언덕 위에 하얀 집은 마치 정신병원과 같습니다. 실제로 약대아이들과 미팅을 나갔다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골빈 X들. 그네들은 약학기호나 쓸 줄 알지 도무지 일반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이덥니다.

보기싫은 정신병원을 뒤로하면 우리 학교 자랑거리인 중앙도서관이 보입니다. 총 층 25층[아파트 짓는 줄 알았습니다.] 25층의 끝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환상적입니다.

여기서 잠깐 저희 학교 야담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저희 학교 이름을 밝히자면 영남대학교. 박정희 정권시절 박정희 씨가 남부지역 발전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설립한 학교입니다. 저희 학교는 사실 오지에 있었답니다. 어느 날 박정희가 학교를 방문하면서 한 마디 했답니다.

"와 이리 머노."

담 해에 대구에서 일직선으로 도로가 뚫리고 고속도로에서 내리면 10분만에 학교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몇 해 후 박정희가 다시 지나가면서

"와 학교가 안 보이노."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중앙도서관을 올렸답니다. 주변에 큰 건물이 아파트 하나 뿐이라 시내 어디서든 보입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야담이고 다음은 미궁 경제대입니다. 여기는 정말 미궁입니다. 일직선 복도를 따라갔는데 205호 옆에 307호가있습니다. 307호 옆에는 다시 112호가 시작됩니다. 계단 올라가면 206호입니다. 강의실 어케 찾아갑니까. =-= 김밥할머니가 들어가셔서 아직도 못 나오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학교 중앙에는 거울못이라는 못이 있습니다. 중도와 거리 1.6KM의 못인데....중도가 비칩니다. 중도가 더럽게 높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 외에 남매가 사랑하다빠져죽었다는 남매지. 사실 남매가 사랑하다가 들켜서 발을 헛 딛은 후 연못물에 질식사(익사아님)했다는 소문이....돌굴무덤이 발견된 원시인연못 등이 입죠.

마지막으로 삼나무숲입니다. 학교 소재의 참나무 숲은 어찌나 빼곡하게 심었는지 나무 두 그루만 지나치면 밖에서 안이 안 보입니다. 마엘은 거기서 CC들이 "응응"한 짓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랍니다. 췌....
대신....삼나무 숲 바닥은 어째서인지 붉은 토양입니다. 여름에는 아주 샛붉습니다. 좋습니다. 학교에서 맘에 안 드는 놈 델꾸 스슥- 해버린 다음 묻어도 표가 안 납니다. 아무도 보지 못합니다.

이상 저희학교 명물 몇 가지를 쏟아봤습니다. 여하간 더럽게 넓은 학교입니다. 학교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원룸에 방을 얻었음에도 매일 아침 30분을 걸어야 수업에 아슬하게 세이프합니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