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종헌·2002. 7. 17. 오후 5:38:05·조회 389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일도 겪을 수 있고 저런 일도 겪을 수 있죠. 기쁜 일도 겪을 수 있고 슬픈 일도 겪을 수 있고, 좋은 일도 겪을 수 있고 나쁜 일도 겪을 수 있고, 재밌는 일 겪어보면 짜증나는 일도 겪어 봅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제각기 다르죠. 그냥 조금 기쁠 수도 있고, 너무 슬퍼서 기둥에 이마를 찍어 버리고 싶을 수도 있고.....그리고 최악의 경우, 한 순간에 죽고 싶단 마음까지 먹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싸움 잘했지만 한 친구는 몸이 몹시 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둘은 어릴 때 부터 쭉 지내온 죽마고우 였습니다. 누구도 그 둘 사이를 때어놓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을 제외하고요.
  하루는 밤 9시에 둘이서 만나 독서실에 가기로 약속 했습니다. 둘은 약속 장소에서 만나 함께 독서실로 가기로 했죠.
  몸이 약한 친구가 약속한 장소까지 거의 다 왔을 무렵, 정말 재수없게도, 약 8명 정도 되는 깡패들에게 붙들려 골목길로 끌려가게 됬습니다.
  깡패들에게 돈을 뺴앗기고 다구리를 맞게될 위기상황. 그 때, 어떻게 알았는지-아마도 그 약한 친구가 끌려가기 전에 그 쌈 잘하는 친구가 봤나 봅니다- 그 약한 친구를 붙들고 있던 깡패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 기절 시켰습니다. 물론 깡패들의 신경은 그 싸움 잘하는 친구에게로 쏠렸고, 모두가 그 쌈 잘하는 친구에게 덤볐습니다. 그 틈을 타서, 그 약한 친구는 경찰을 부르러 갔습니다. 가지고 있던 돈을 몽땅 빼았겨 전화는 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도 경찰서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지라 약 20분 만에 경찰들과 함께 자신의 친구와 깡패들이 싸웠던 장소로 갔습니다.
  깡패들은 모두 경찰들에게 잡혔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피투성이가 됀 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심장은 이미 멈춰 있었습니다. 구급차를 불렀지만,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병원측에서 말하길, 급소를 둔기로 심하게 얻어맞았다는 것입니다.
  그 약한 친구는 집에서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니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급소를 심하게 맞아 고통속에서 죽어가는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깡패 놈들을 모조리 잡아 죽이고 싶었지만 그에겐 아무런 힘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 약한 친구는 너무나도 못난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모두들 자고 있는 틈을 타 친구가 있을 저 세상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올가미는 매달려 있습니다. 이제 그는 올가미에 자신의 목을 걸쳐 의자에서 뛰어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일단 이 친구가 죽으려고 하는 이유를 정리해 봅시다. 이 친구는, 자신을 위해서 친구가 얻어 맞고 있을 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던 자기 자신이 너무 못나서 용서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번 더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왜 이 친구가 왜 싸움을 못했을까요? 당연히 태어나서 싸움이라곤 한번도 해 본적이 없고 남들이 운동하고 있을 때 혼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너무나도 게으르고 자기 편한대로만 살려고 한 그 약한 친구에게 하늘이 그 벌로 그 약한 친구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갔다고요.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삼아 그 약한 친구를 그 죽은 친구보다 더욱 강하게 만들려고 했다고요.
  이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그 약한 친구가 이대로 자살 한다면, 그 친구는 절대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좆도 아닌 천하의 악인입니다.

  자, 다시한번 더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그 약한 친구는 어릴 때 부터 운동하기 힘들다고 운동은 안하고 앉아서 컴퓨터 게임만 하고, 싸우기 무서워서 태어나서 한번도 싸움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지금까지도 싸움을 존나게 못했고 결국은 자신의 가장 친한친구가 자기 때문에 자신의 눈 앞에서 죽는 장면까지 보게 된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다면, 그 약한 친구에게는 한가지 숙제가 남게 됩니다. 힘을 기르고 싸움을 잘 해야 한다는 숙제가 말입니다. 힘을 기르고 싸움을 잘 해서 다시는 그의 눈 앞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막아야 하는 숙제 말입니다. 물론 그 숙제는 그 비극을 당한 본인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야겠죠. 원래 제대로 된 숙제는 남이 해주는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하는 것이니까요. 혹자는 이렇게 말하겠죠. '난 남이 대신 해주는데....' 아, 물론 해결할 때는 남의 손을 빌어서 해결할 수도 있죠. 그 약한 친구가 경찰을 부르러 갔던 것 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그에게 돌아간 것은 무엇이죠?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이죠? 친구의 죽음? 새겨들으십쇼. 자기 숙제를 남에게 부탁해서 제대로 되는 결과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 결과가 그 때 바로, 혹은 1년 후, 10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고, 이 결과가 그 결과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자신이 그 때 당했던 비극 보다도 훨씬 재미 없는 일 하나 이상은 생긴다는거 명심 하십쇼.

  서론은 길었고 결론은 짧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죽고 싶으신 분들. 당신은 왜 죽고 싶으십니까? 당신에게 내려진 비극을 감당 하시기 어려우십니까? 그렇다고 죽으면 해결 될 것 같습니까?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 처럼, 자신에게 내려진 일생의 숙제를 마치지도 않은 채, 시도도 해보지 않은 채 죽어서 저세상으로 간다면 염라대왕에게 죄의 심판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죽기 전에, 죽고 싶단 마음을 품기 전에 세번만 생각 해보십쇼.
  첫째, 어째서 이런 결과가 일어났을까.
  두번째, 이 일로 인해 나에게 맡겨진 나만의 숙제는 무엇인가.
  셋째, 그 숙제를 끝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것들을 깨달으시고 당신들에게 남겨진 숙제를 하나하나씩 해결해 보세요. 그러고 나서도 죽고 싶으시다면 죽으세요. 하늘의 뜻이니까요.
  하지만 그 때에도 죽고싶단 마음이 생길까요?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