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마지막 휴일

현이·2006. 4. 25. PM 10:49:28·조회 284




오늘은 오전 내내 게임만 하다가 (서든어택, 대항해시대,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오후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쇼핑하러 갔습니다. 2시쯤이었나? msn에 쇼핑중- 이라고 적어놓고 나간 것 같은데..


여기서 잠깐!

위에서 언급한 약속이라 함은, 제가 군대 가기 전에 선생님을 찾아뵙고 장난삼아 말한 내용이지요. 여자 선생님이신데 작년 스승의 날을 전후로 해서 결혼 하셨거든요. 20대 후반의 여자 선생님이신지라 만나면 신혼 생활 어떠냐고 자주 물어보고, 선생님도 스스럼 없이 깨가 쏟아진다고 장난삼아 대답해 주곤 하십니다.
어쨋든 군대 가기 전에 장난삼아 제가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했드랬죠.
"선생님. 전 남자라 나라에 충성하러 가는데 선생님도 어서 임신하셔서 아들 딸 낳아 나라에 충성하셔야죠. 다음에 휴가 나오면 아기 물건들 사 올테니까 임신하셔야 해요, 알았죠?"


- 뭐, 대충 이런 식으로 맺어진 약속인데, 쇼핑하러 나갔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서 (솔직히 뭘 사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 그냥 빈손으로 갔습니다.

선생님도 장난삼아 한 말로 알고 계셨고, 선물도 바라지 않으신 것 같았고.. 어쨋든 만나서 대화하고 있는데, 문득 제 시선에 들어온 것은 뭔가 예전과는 선생님의 몸. 그리고 이상하게 느껴진 부분은 바로 선생님의 불룩 튀어나오신 배. 순간 전 선생님이 이상하게 살이 찌셨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쳐지는 생각에 소리쳐버렸죠.

"선생님! 임신 하셨습니까!"

"*-_-*응"

우와. 신기하고, 재미있고. 제가 선생님 배를 계속 쳐다보니까 선생님이 신기하냐고 묻더군요. 당연히 신기하다고 했죠. 와아. 저 안에 생명이 있데. 텔레비전으로야 몇 번 임신 모습 봤고, 길가다가 임산부들 몇 봤지만 아는 사람이, 그것도 친하다고 생각했던 분이 임신하셨다니까 뭔가 신기하다라고 느껴지는 거 있죠? 6개월이라고 하더군요. 6개월이라...

"자, 잠깐만요, 선생님. 저번에 만났을때는 그럼 뭐예요?"
"언제 만났더라?"
"군대 가기 바로 직전이니까..12월즈음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임신했는데 내가 몰랐던 거겠지, 뭐."


ㅇ0ㅇ 그렇구나! 당사자가 몰랐던 사실을 내가 용케 끄집어낸 거였구나(돗자리 깔래?)!

어쨋든 그렇게 선생님과 대화하고 먹을 거 얻어먹고 선생님은 야자 감독이라면서 나가셨습니다. 그 후에 전 좀더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선생님들 만나면서 인사했고.. 그리고 학교를 나왔죠.



여기서 한가지.

제가 학교를 갈 때 해군 정복을 입고 갔습니다. 입고 나간 그 순간부터 시선이 좌아아악-_-; 모이더군요. 무지 쪽팔렸습니다. 허허;

의정부는 육지라, 또 함대랑 거리가 먼지라 얼룩무늬 군복은 많이 보여도 해군 정복은 정말 귀하거든요, 그 순간에 제가 정복을 입고 돌아다니니.. 신기하게 보였으려나요;
군대에 있을때 군종병님이 자신이 휴가 나갔을때는 어떤 중딩이 자신을 핸드폰으로 찍었다고 하던데.. 순간적으로 이해가 가더군요;

또, 학교에서 후배들이 저를 보고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와... 해사인가봐."




*-_-*;해상병인데.



낄낄.



어쨋든 휴가 마지막 날이 이렇게 저무네요. 흑흑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