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

[보리밥]·2006. 11. 12. PM 1:49:11·조회 205
요즘 계속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는 계속 웃어야 합니다.

자기 기분 때문에 다른사람들까지 인상을 쓰게 만드는 건

제대로 된 인성을 가진 인간이 아니니까요.

기분은 나쁜데

짜증은 나는데

기분좋은 척, 발랄한 척.



기숙사에 돌아오면 룸메이트가 있지요.

기숙사에서조차 마음대로 짜증내거나 화풀이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한번 어긋나면 다시는 얼굴 보지 않는

그런 사이가 될 지도 모른다는게

어릴때와는 다른점이랄까요..



그래서 지금은 다른사람들하고 말하기 싫어요

만나기도 싫어요

혹시라도 짜증을 낼까봐

혹시라도 화풀이 하게 될 까봐

신경쓰고 주의하고 긴장하고

피곤합니다...





가정 교과서에선 "가족" 이란걸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수 있는 따듯한 공간이라고

설명하죠...

하지만 진짜인가요?

가족들도 다 인간입니다.

화내면 저쪽도 화내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든, 여러 세대가 모인

집단이죠..





힘든일 있으면 그냥 힘든 모습을 보이라고

짜증을 내고 싶으면 내라고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짜증을 내면


나보고 어쩌라고, 니 잘못인데 왜 화풀이 하냐고

왜 우냐고, 내가 해줄수 있는게 뭐가 있냐고

거기서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고



말하고는 다르게

계속해서 기분좋은 모습을 보이길 요구합니다.

힘들어 미칠것 같은데.

그런 반응을 보이면 결국 다른사람들이나 마찬가지..

지금은 정말 핸드폰 정지시키고

연락 끊어버리고 혼자 산에 들어가고 싶은 기분인데

집에서마저 저렇게 반응하면

진짜 살기 싫습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하나도 알지 못하면서

나에 대한거라면 뭐든 아는 것 처럼 생각하고.

고작 19년동안 알고 지낸것 뿐인데.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대화의 마지막에선 언제나 다시 원점.



누가 뭘 해달라고 그랬나

누가 해결해달라고 그랬나

누가 조언이 필요하댔나

그냥 들어주기만 하면 그걸로 되는데

인간들은 그게 안되나 봅니다.



그래서 인간보다 개가 좋다고

세상은 혼자 사는 거라고..




다른 사람 기분은 생각해주지도 않고

자기 주장대로 남을 움직이면 만족하고



남이 웃으면 째 오늘 기분이 좋구나,

남이 짜증내면 저 새끼 오늘 왜저래.


그게 인간인거죠.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 말이에요.

자살하겠다거나 그런 말은 아닙니다.

죽는건 싫어요.

말 그대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없었던걸로.

아무것도 남지 않을 테니까 아쉽거나 슬플 틈도 없겠죠.


뭐 그럴수 없으니

이런 기분으로 계속 사는 거죠, 하하.

당분간...

글터에도

들어와서 글을 읽고 갈 지는 모르겠으나

쓰거나 코멘트 남기는 일은 줄어들것 같습니다..

이쪽도 어쨌든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는 공간이고...

지금은 누구와도 마주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럼 이만.



PS.

동생아.

혹시 이거 읽거든 엄마한테 절대로 이야기 하지 마라.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