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아듀 하얀거탑....

SIN·2007. 3. 12. AM 12:38:35·조회 319
전 정말 드라마를 증오합니다.

맨날 나오는 사랑이야기... 삼각관계... 불륜....

뻔하디 뻔한 스토리와 전개는 TV에서 저를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소재가 많고 다양한 일본 드라마나 외국의 메디컬 드라마를 본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랑 밥은 먹고 나오는 데 하얀거탑 얘기가 나온겁니다.

전 다음에서 나온다는 소리만 듣고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대조영을 보고 잠시 돌렸는데 하얀거탑이 나오고 있었죠.


천재 외과의사. 하지만 정치의 세계에서 그는 인간성의 문제로 자신의 위치를 뺏기고 있는 불행한 자.

수술 장면에서는 감탄을 금치못했고, 자신의 야욕을 위해서 어떠한 짓이든 하는 모습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제가 생겨 법정까지 가서도 잘못을 부인하던 김명민(장준혁 역)의 행동에는 분노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도 됐습니다.
실력으로 보면 최상인데, 세상은 그를 정치적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담관암으로 눈을 감을 때까지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일본판 하얀거탑도 봤지만, 이렇게 눈물이 나진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원판이 낫다, 우리나라꺼는 쓰레기다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역이라도 혼신을 다한 연기. 젊은 배우들과 중견배우들이 극중 연기자에 일치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그래서 더 눈물이 나는가 봅니다..

흔한 사랑이야기였더라면 코방귀를 뀌며 끝을 봤을 텐데..

메디컬 드라마라는 범위에서 인간 사회, 인간상, 정치, 부패, 우정 등을 담아내어 드라마를 만들어서....

장준혁이 죽었을 때, 정말 내 주위사람이 죽는 것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며칠 전 디시인사이드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Varix 라는 분이 만드는 짤방이라고 있었는데, 그걸 보며 한참 웃었죠.

극중 여러 사진을 캡쳐해서 전혀 다른 스토리를 진행하는 거였는데.

봉달희와도 결합시켜보고, 카카오 이야기, 상상플러스 이야기 등등 여러 재미난 대사와 표정을 만들어 올리셨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올라왔는데... 그간 올라왔던 사진들의 일부와 하얀거탑에서 장준혁이 죽어갈 때의 사진이 겹쳐있어 회상 분위기를 연출하셨습니다.

그저 대사만 보면 웃긴 장면인데...

ost를 들으면서 보니... 그간 장준혁과 그 주변분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지고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혼자 노트북을 켜놓고 보니 눈물이 더 심하게 나나봐요. TV의 마지막편에서는 어머니도 계시고 해서 억지로 참았는데,

노래를 들으며 그 사진을 보니 참았던 울음이 터졌습니다.





아듀 하얀거탑...

제 생애 이렇게 감동적인 드라마는 처음이었습니다.

죄송한 얘기지만, 말도 되지 않는 주몽이나 사랑으로 감싸진 외과의사 봉달희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내일 아침은 눈이 퉁퉁 부어 있겠군요...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