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아르바이트 그만 뒀어요

현이·2008. 7. 1. AM 12:26:54·조회 409


아. 술 마시고 왔는데 좀 과음했나봐요; 손이 따로 노네.. ㅋ

사유는..

정이 너무 들어버렸달까..


일주일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들어갔지만..

12명중에 너무 동화가 되어버렸어요.

캐빈선생님이라고 하죠. 스탭요원으로 갔는데, 11명이었습니다. 제가 12번째.

처음 간 날. 엄청난 환영을 받았죠. 여자는 8명, 남자는 3명. 힘 쓸 일은 많은데, 남자가 부족하니.. 또한 뉴 페이스라고.

첫날은 어리둥절 보냈는데, 둘째날부터 전 아무런 휸련 없이 아이들을 받고 본격적인 캠프를 시작했습니다. 전 배운것도 없고, 다른 캐빈들은 율동이다 다른 프로그램 교육이다 해서 교육이 되어 있었지만, 전 아무것도 안 되어 있으니..

첫날 600명, 둘째날 600명. 이렇게 받았습니다. 600명. 11명으로 하기 힘들죠... 것도 유치원아이들을. 결국 저도 투입. 그런데 제가 뭘 아나요. 보조 역할을 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이것저것 눈치 보면서 따라하기도 하고, 나름 나서서 해겨랳보기도 하면서... 참 여러가지 일이 발생했습니다. 너무 많으니 적기 힘들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이들 캠프가 없었기에 밤새 술마시면서 놀았습니다. 이때 그쪽 누나와 1:1로 새벽 4시 30분까지 독대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친분을 쌓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친분을 쌓고, 너무 짧은 시간에 정이 들어버렸나봐요.

대장과도 많은 정이 들어버렸고, 팀장과도 정이 듬뿍 들어버렸고... 팀원들과도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렸고.. 어느새 서로를 기다리면서 서로를 의지하는 사이? 라고 하면 오버겠지만,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나이가.. 제가 세번째로 많았지요. 그래서 동생들도 저한테 의지를 많이 했나봐요. 그랬던 것 같아요.

오늘, 일이 터졌습니다. 아니, 어제인가요? 대장이 일을 못하겠다고 저희한테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말하더군요.

"너희들은 동요하지 말고 계속 해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더군요.

"이 중에 2명이 이유 없이 잘릴 것이다. 그 것때문에 우리가 그만 두는 것이다."

전 모르겠지만, 팀이 처음 구성됐을 때 약속했나봐요. 이 중에 한명이라도 잘린 다면 책임지고 자신이 팀을 떠나겠다고. 전 모르겠지만..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그 사람의 휴머니스트에 반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 전 에..

사장과 여러가지 일이 많았죠.

캐빈하겠다고 온 사람을 얼굴이 반반하다는 이유로 경리로 만들어서 자기 비서일 시키고.. 나중에 그 사람 도망갔어요. 힘들다고. 유아교육과다니다가 아이들을 직접 데리고 가리키고 싶어서 온 건데 원치않게 경리일이나 맞고..

대장님이 물어봤나봐요. 나이 26. 누나인데...

"조대리. 밤에 심심하지 않아? 우리 여자캐빈 8명인데, 밤에 놀러와."

이렇게 물어보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흘리면서 ... 서럽게 울었다더군요.
그러고 싶은데 사장이 캐빈과 같이 이야기 하지도 말랬고, 어울리지도 말랬고, 그래서 못 가겠다고... 원래 자기는 이런 일 하기 싫은데 밤이 너무 싫다고. 성희롱도 당하고 있다고. 참.. 오늘 파하고 팀원들끼리 한 이야기 중에 나온 이야기더라구요. 이야기 듣는데.. 절 데리러 온 누나였거든요. 그때는 그냥 직원이구나, 싶었는데.. 가슴이 아려오는게. 하하하하.

그 누나도 도망가기 전 날에 이것저것 알아봤데요. 팀원중에 형이 있는데 그 형한테 물아봤데요.
"콜택 어떻게 불러?"
"어디에 터미널이 있어?"
"어디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하하하하하하.

그 누나한테 화장품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반지도 사주고... 이유는 답사 오는 원장들한테 예쁘게 보여야 한다, 였다는데.. 뻔하죠. 남자들이란. 제길. 제가 갑자기 남자라는 사실이 엄청 부끄러워지네요. 하하하하.

이건 부수적인 일입니다. 그 누나일은 누나일이고, 내 일은 내 일이고.. 이 일뿐이었다면 그만두지 않았을 겁니다.

들어가기 전에 약정서라는 걸 쓰고 갔지요.

강제 퇴사의 경우 일한일수만큼의 돈을 받지만 자진퇴사의 경우 돈을 못 받는걸로.

그런데 말이죠.

사장과 일하면서 마찰도 많았고, 사생활적인 부분에 터치도 많고(군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사장은 남자인데 여자 캐빈들의 사생활? 제길. 제가 열받네요. 방에 불쑥불쑥 들어가서 하는 말이

"내가 여자방에 들어온 줄 알아? 아냐. 직원방에 들어온거야."

명언이죠. 어쭈. 그러다가 여자 캐빈들이 옷 갈아입고 있으면 어쩌려고? 다 20살 이상 먹은 처자들인데. 하하하하하하.

그쪽 시설팀이랑 마찰도 많았고, 어린애들 받는데, 말도 많이 안 맞고,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고

결정적으로 팀원을 자른다는 이야기.

사장님과 독대한 결과 그 이유가 자신과 말싸움을 해서랍니다.... 반항은 허용하지 않겠다? 불만은 허용하지 않겠다? 됐습니다. 나오렵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12명 전원 사표냈지요. 돈? 안 받아도 됩니다. 나가렵니다. 목요일날 어린이들 받아야 하는데, 어쩌실 생각이실까? 하하하하.

어린이들에겐 미안하지요. 하지만 그 사장이 그러더군요.

"결정할거면 빨리 결정해. 너희들 나가먄 대기자 10명 있어."

아, 그러세요. 그럼 나가겠습니다.

나와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팀원들에게 참 고마워요. 일주일도 같이 안 있었는데.. 너무 정 들게 해버려서. 내일도 또 만나요. 오늘 못 다한 뒷풀이하러...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