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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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6. AM 11:49:22·조회 205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스며들었고, 펄럭이는 커튼 사이로 드러난 하얀 달은 광기에 젖은 예술가처럼 요요로운 빛을 뿜어 나를 홀렸다.

멍한 눈으로 달을 보던 나는 둔탁한 발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사건이군."

담담한 말투. 정신을 차린 나는 고개를 돌렸다.

"넌 누군가."

나는 대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당황에 젖어 손을 들어 목을 만진 순간, 다시 그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여기서 근무하나?"

"......"

다시 입을 연 나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당황해 고개만 끄덕였다.

목소리의 주인, 파마머리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경을 만졌다.

"재미있군."

그의 시선이 닿은 곳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누워있는 한 명의 사내.

그 아래로 흘러나온 붉은 액체는, 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어, 어어..."

너무 놀란 내 입에선 당황 섞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나는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온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쓰러진 사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살인이야."

파마머리 사내의 목소리가 다시 귀를 울렸다. 정신을 차린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은 파마머리 사내가 가진 여유가 얼마나 큰지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경외를 느꼈다.

"당신..."

"응?"

"당신은, 누굽니까."

파마머리 사내는 안경을 고쳐쓰며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김정일."

"....."

"탐정이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