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프롤로그 & 서장 거짓용사(수정)
푸른바람 BlueWind·2002. 2. 20. PM 3:14:10·조회 10585·추천 95
"사랑하는 나의 아들, 어떤 축복을 받기를 원하나요?"
흰빛의 대리석으로 가득한 신전, 하지만 큰 기둥의 위압적인 신전의 분위기가 아닌,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많은 조각과 장식으로 꾸며져 있는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신전이었다.
"별과 마법사의 여신, 어머니 플라티니오시여, 제가 원하는 소원은 단 하나, 제가 위대한 통치자가 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신전의 제단 앞에 무릎을 꿇은 열댓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은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을 했다. 찬란히 빛나는 금빛 머리카락과 소년이 두르고 있는 너무나도 깨끗한 흰색 망토는 소년에게서 천사와 비슷하다는 이미지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통치자라... 그럼, 질문을 한가지 하겠어요. 위대한 통치자란 어떤 존재인가요?"
따사로운, 하지만 감히 범접하기가 어려운 여성의 목소리가 소년 혼자 앉아 있는, 신전의 구석구석에서 울렸다.
"백성들에게는 자애로써 대하며, 전쟁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를 안겨주며, 강력한 위엄과 권위로 다스리며, 다른 존재가 무시하지 못할 힘을 가진 자입니다."
잠시 고개를 숙인채 고민을 하던 소년은 굳은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제단을 보며 말을 했다. 순간 반짝이는, 소년의 맑은 녹색의 눈, 찬란한 금발의 아름다운 머릿결보다 그 눈이 오히려 소년을 더욱더 드러나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모두 옳은 말이군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위대한 통치자는 당신이 말한 것 말고도 두가지가 더 있어야 해요. 백성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신용, 그리고 언제나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현명함도 위대한 통치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하답니다."
사랑이 가득담긴 자애로운 목소리로, 여신은 소년에게 말을 했다. 그리고 소년을 감싸는 따사로운 빛, 여신의 말을 들은 소년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또다시, 약간의 생각을 마친 후, 소년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제단을 향해 조금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런 소년의 모습을 보던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 신전에 울렸다.
"자, 실망하지 마세요. 그럼 약속대로 제 축복이 담긴 선물을 드리죠,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여."
여신의 말이 끝나자, 신전안은 눈이 부셔서 쳐다 보지도 못할 정도의 흰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빛히 서서히 약해지며 제단 위에 놓여져 있는 세 가지의 물건이 소년의 시선에 들어왔다.신비로운, 무엇이라 딱히 표현하기 힘든 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목걸이는 자애와 평화의 상징, 관은 권위와 위엄의 상징, 검은 힘의 상징, 당신이 말했던, 그리고 원했던 위대한 통치자가 되기 위한 축복이 담긴 물건이에요.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지금 당신에게 주는 것 이외에도 두가지가 더 있어요. 제가 말했던 현명함의 상징과, 약속의 상징."
여신은 그 말을 끝으로 잠시 말을 멈추었다. 소년은 뭔가 아쉬운 듯한 눈빛으로 세개의 물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두가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나머지 두가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구하세요. 그 모든 것을 찾고 소유한다면, 또 다른 선물을 제가 당신에게 줄 수도 있겠죠. 자, 이제 당신 앞에 있는 물건은 당신의 것이니, 이제 이들을 가지고 당신의 길을, 당신의 운명을 개척하도록 하세요. 인연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날 수도 있겠지요.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사람들에게 신이라 불리는 저 역시 모르지만...."
1부 피의 광전사 그리고 백합의 기사
지금부터 전개해 나갈 이야기는 한 위대했던 군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웅이 되기를 거부했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 불렀던 한 인물, 그 인물의 성장과정을 그려보고자 한다.
되도록이면 사실에 가깝도록 당사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삼고, 모자란 부분은 주위의 인물들의 이야기로 보충하여 글을 써나가겠지만,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필자의 상상력이 전혀 가미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지금 부터 쓰여질 글은 역사책이 아니라, 한인물의 성장과정을 담은 이야기일 뿐이므로.
필자는 지금도 수많은 음유시인들의 입으로 불려지고 있는 그의 화려한 치적보다는 그의 내면적인 면에 치중에서 앞으로 글을 써나가고자 한다. 생동감 있는 전투, 그리고 화려한 마법이 난사되는 멋진 광경을 기대하시는 독자 분들은 글에 실망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화려한 장면들을 보고 듣고 싶으신 분은 지금이라도 당장 술집에가서 음유시인에게 은화 하나를 던지며 부탁하시길, 필자의 미숙한 글을 통하는 것 보다는 그 편이 더 많은 흥미와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귀한 혈통을 가졌고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그가 한낮 살인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과정, 그리고 그 살인마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국왕이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고난, 위기, 갈등, 그리고 사랑.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 하나이며, 그를 사랑했던 존재들 중 하나였고, 그리고 지금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버린 존재 중 하나로써 필자는 소망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께서 조금이라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써의 그의 모습을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를.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책을 덮은 뒤, 한적한 가을밤 수많은 별들을 보며, 그를 한번쯤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된다면 필자에게 있어서는 그 이상의 행복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백합 꽃이 만개한 어느 초봄, 아버지 란트 크리센을 그리워하며
밀크캐슬에서.
태자비 그레이스 반 리투안.
제국력 17년
"으앙~~! 형~~!"
"시드 다쳤니? 어디 봐!"
시드는 자기의 짧고 통통한 다리를 내 앞에 내밀었다. 넘어진 다리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이런 무릎에서 피가 많이 나네."
난 내 옷 윗도리를 쪼금 찢어 시드의 다리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었다. 시드의 그 두껍고 큰 눈에 눈물이 가득 맺혔다. 내 다리가 다친 것도 아닌데...왠지 내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일까?
'불쌍한 녀석.........'
내 동생 시드는 나랑 많이 다르게 생겼다. 마을 사람들이 말하길 시드가 크면 사람들을 죽이는 무서운 오크가 될거라고 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맑은 눈을 가진 오크는 난 본적이 없으니까. 우리 마을에 쳐들어오는 오크들의 눈빛은 항상 무서움만 내게 안겨줬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마을사람들은 시드를 오크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 시드만 보면 아이들은 놀리기 바빴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나하고 시드는 인적이 드문 전에는 나무꾼이 살았던 집으로 이사를 했다.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놀리고 괴롭혀도 시드는 자기가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시드, 울지마, 집에가면 엄마가 아프지 않게 해주실꺼야."
난 시드를 엎고 천천히 집을 향해 걸어갔다. 나무꾼이 살았던 집 근처 답게 주위에는 높은 나무와 나무꾼의 도끼에 베여진 그루터기가 많이 있었다. 전에 살았던 나뭇꾼 아저씨도 아빠처럼 오크와 싸우다 죽었다고 했었는데...
"훌쩍, 으...응, 훌쩍"
시드의 울음에 내 등이 축축하게 젖어 왔다. 마을에 살았더라면 그렇게 뾰족한 돌에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시드를 그렇게 미워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원망이 드는 것도....
시드를 처음만난건 3년전 아빠가 오크들과 싸우다 돌아가시는 날 밤이었다.
난 숲풀 속에 조용히 숨어서 아빠가 오크를 잡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빠는 정말 칼 솜씨가 좋았다. 마을로 쳐들어온 오크들을 끝없이 없애고 있었으니까. 아빠도 예전에는 기사였다고 했었는데...기사는 아주 멋진 사람이라고 다른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그런데 왜 아빠는 지금은 기사를 하시지 않는 것일까?
"디켈 오른쪽 조심해!"
아빠의 목소리였다. 싸우고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별 변화 없는 목소리...아이들끼라 싸울 때는 씩씩 거리면서 화를내다 울기까지 하는데...아빠는 그 무서운 오크들과 싸우시면서도 그러지 않는 것 같다. 벌써 열손가락을 훨씬 넘는 수의 오크들을 아빠는 아빠의 그 멋진 칼로 베어버리고 있었다.
"고맙네. 크리센."
아빠는 디켈 아저씨의 대답을 들었는지 별 표정의 변화 없이 어디서 그 많은 수의 오크가 살았을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로 달려오는 오크들과 싸우고 있었다. 오크들은 이상하게 생긴 창과 녹슨 칼을 들고 있었다. 저 오크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없게 되었었는데.
'빠스락..'
오줌이 마려워 집에 돌아가려고 일어서는 순간 마른 나뭇가지를 잘 못 밟았다. 그 순간 무서운 오크 하나가 숲 속에 있는 날 쳐다봤다. 그리고 갑자기 그 녹슨 칼을 들고 나에게 달려오는 오크, 도망 쳐야하는데 순간적으로 몸이 움직여 지지 않는 것 같았다.
"아빠!"
난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크의 칼이 날 내려치려는 순간...무언가 내 앞을 가로 막으며 오크의 칼을 나 대신 맞았다. 아빠, 아빠였다. 내 얼굴에 튀는 붉은 색의 액체...그리고 아빠의 목소리...
"란....트..."
아빠의 무덤을 만들던 그날은 눈도 참 많이 내렸었었다.
아빠는 오크가 나에게 휘두르는 칼을 나대신 맞고 돌아가셨다.
그 때 날 보며 웃으셨던 아빠의 눈빛과 아빠를 죽이던 그 오크의 눈빛을 난 잊지 못할 것이다.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아빠를 네모난 상자에 넣어 차가운 땅속 깊숙히 홀로 두고 울면서 난 엄마 손을 잡고 집에 돌아왔다.
그 때 우리집 문 앞에 시드가 쓰러져 있었다. 아주 작은...하지만 왠지 나와는 조금 다르게 생긴... 며칠 동안 정신을 못차렸던 시드는 간신히 눈을 떴고 그 뒤로는 우리랑 함께 살게 되었다. 그 후로 우리는 언제나 함께 다녔고 언제나 같이 놀았었다.
통나무로 지어진 작은 집이 조금씩 보였다. 시드를 엎고 오느라 조금 피곤 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다. 새로 우리집이 된...원래 아주 낡아 있던 것을 엄마하고 나하고 수리를 해서 그래도 이제는 새집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을 살며시 열자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키가 아주 큰 우리엄마, 물론 나보다가 아니라 동네 아줌마나 아저씨들 보다도 컸다. 내 기억에 의하면 돌아가신 아빠랑 비슷했으니까.
"란트, 지금 돌아오니?"
엄마의 따스한 목소리...난 시드를 업은체 엄마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 그런데 시드가 다쳤어요."
"어디보자, 조심하지 그랬니? 시드. 피가 많이 나는 구나."
난 시드를 의자에 앉히고 엄마가 시드를 치료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엄마의 손에서 빛이 나와 시드의 다리를 감싸자 피가 멎고...그 위를 엄마가 흰 헝겁으로 둘렀다.
정말..우리 엄마는 못하는게 없다. 아플 때마다 엄마가 주는 약을 먹으면 언제나 금방 나았었다. 그리고 밤마다 자기 전에 는 엄마가 들려주는 먼나라 이야기를 들으며 꿈 속을 돌아 다니기도 했다.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 중 20년 전에 일어났던 전쟁이야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다. 엄마는 실제로 그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만나봤다고 했었다. 그 멋진 영웅 아인트 슈타이튼 경도.
엄마는 시드의 다리에 흰 헝겁을 묶고나서 날 쳐다보며 말을 했다.
"란트, 오늘은 네가 고생을 좀 더 해야겠구나. 밀가루가 떨어졌는데 그동안 한 나뭇짐을 팔아 마을에서 밀가루를 사오지 않으련? 착한 란트는 해줄 수 있지?"
"네, 엄마, 물론이죠.!"
엄마는 내가 마을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되도록 마을에 보내지 않으려 하신다. 하지만 엄마의 부탁이라면 난 절대 거절할 생각이 없다. 엄마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이니까...
난 나뭇짐을 들고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로 갈려면 조금 많이 걸어야 했지만 길이 평평히 나있어서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다. 작은 마을이라도 우리 마을에는 가게가 많이 있었다. 무슨 큰 길가에 있는 마을이라서 그렇다고 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나무로 지어진 집들과 틈틈히 벽돌과 같은 돌로 지어진 집들이 쭉 늘어서 있는 마을이 내 눈앞에 들어났다. 마을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시드와는 다르게 나에게는 언제나 다정히 잘 대해준다. 하지만 시드를 괴롭히는 마을 사람들이 나에게 잘해주는 것은 하나도 반갑지 않으니....
난 대장간 쪽을 향해 걸어갔다. 보통 나뭇짐은 대장간에서 제일 많이 사주곤 했기 때문에...언제나 대장간에 가면 나뭇짐을 거의 대부분 팔 수 있었다. 게다가 대장간은 우리집에서 마을로가는 길과 가까운 곳에 있었서 가기도 쉬웠다. 우리집보다 훨씬 큰 대장간 건물. 그리고 엄청난 크기의 굴뚝으로 언제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대장간에 들어가니 덩치가 곰만큼 큰 디켈 아저씨가 나와서 날 반겼다.
"란트구나. 나뭇짐을 팔려왔니?"
"네"
디켈 아저씨는 오크들이 쳐들어 왔을 때 마을 사람들중 아빠 다음으로 오크들을 제일 많이 물리쳤다고 한다. 우리 아빠가 죽던 날, 나를 구해준 것도 디켈 아저씨 였다. 마을 사람들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저씨였다. 시드보고 오크라고 뭐라 하지도 않고...
"어디보자. 이번에는 5트립 정도 되겠다."
아저씨는 나뭇짐을 보더니 반트립짜리 동전 열개를 내손에 쥐어주었다. 예전에는 피툰이라는 동전을 사용했었다고 엄마가 그랬었다. 나도 그 동전을 한번 본적이 있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요즘에는 그 동전을 쓰지 않는단다.
"안녕히계세요."
난 디켈 아저씨 쪽을 향해 고개를 꾸벅 했다.
"그래, 잘가려무나 길 조심하고."
그 두꺼운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티켈 아저씨...
디켈 아저씨의 굵은 목소리 들으면 왠지 편안해 진다. 아빠 생각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네."
난 동전을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고 잡화점에 밀가루를 사러 걸어갔다. 잡화점은 대장간에서 다섯집 정도 더 지나가면 있었다. 난 마을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덜 만나려고 빠른 걸음으로 잡화점을 향해 걸어갔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귀찮아 질 뿐이니까.
잡화점 건물은 빨간색 벽돌로 깔끔하게 지어져 있었다. 잡화점에 올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 여러가지 물건이 많이 있었다. 음식재료부터 약초하고 그 밖에 많은 물건들...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다지 오고 싶지는 않았다. 잡화점 주인 아줌마는 시드만 보면 화난 표정으로 괴롭히기 때문에 난 아줌마가 싫었다.
"란트, 오랜만이네. 뭐사러 왔니?"
시드와는 다르게 내게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아줌마. 왜 아줌마는 시드에게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일까? 정말 시드는 오크가 아닌데.
"밀가루 5트립만큼 주세요."
난 싫다는 표시를 내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조심하며 대장간에서 받은 동전 열 개를 잡화점 아주머니 앞의 선반 위에 놓았다.
"엄마 심부름 왔구나. 기특한것."
잡화점 아줌마는 나를 보며 웃더니 곧 구석으로 가서 자루에 밀가루를 가득 담고 다른 손에는 맛있어 보이는 사탕을 하나 집어들고 나에게 왔다.
"이건 엄마 드리고, 이 사탕은 아줌마가 주는 거니까 집에가는 길에 먹으렴."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사탕과 밀가루 봉지를 건네주는 아줌마...
"네, 고맙습니다."
별로 이 아줌마한테는 인사를하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뭘 받았을 때는 인사를 꼭 해야 한다고 해서...어쩔 수 없이...고개를 숙였다.
사탕을 시드에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잡화점 문을 열고 나오는데 들어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마을 아이들이 잡화점 앞 골목에서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란트, 오랫만이야!"
놀고 있는 아이들 중 한명이 날 보며 반가운 표정으로 말을 했다.
"응.."
난 그다지 좋지 않은 목소리로 답을 해 주었다. 이 녀석들은 시드만 보면 놀려서 꼭 시드를 울린 뒤에나 보내주기 때문에 난 이 녀석들을 괭장히 싫어 했다. 그나마 마을 어른들은 볼 때만 화를 내지 쫓아와서까지 그러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들은 내 주위로 몰려들며 같이 놀자고 난리였다.
"란트, 너도 같이 놀자."
생각보다 나뭇짐도 빨리 팔렸고 마음에 별로 들지는 않는 녀석들이었지만 잠시 같이 놀기로 했다. 이 녀석들은 어디선지 모르게 흥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가끔식은 같이 있으며 이야기를 듣는 것도 괜찮았다. 혼자 심심해 하는 시드가 그런 이야기를 괭장히 좋아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한녀석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란트, 우리 마을에 용사님이 오신데, 그래서 저 숲 속 깊숙히 사는 오크 녀석들을 다 물리쳐 주실거라고 어른들이 그랬어."
"정말로 이야기에 나오는 슈타이튼경 같은 용사님이 우리 마을에 와?"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에 나오는 용사님인 슈타이튼 경은 정말 멋있었는데..정말 용사님이 온다면 꼭 한번 보고 싶다.
"그래, 얼굴도 무지 잘생기고 갑옷도 검도 엄청나게 멋있데."
멋진 검...아빠가 들고 계셨던 그 검도 멋졌지만...아빠가 돌아가실 때 아빠의 곁에 같이 묻었다. 한번도 아빠가 입고 계시는 것을 본적은 없지만, 언제나 벽에 걸려 있었던, 반짝이는 그 갑옷도...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에는...엄마가 어딘가 보이지 넣어두셨다. 한번 더 보고 싶은데...
"용사님은 괴물들도 많이 물리쳐봤겠다."
"그래, 국왕님한테 기사작위도 받았다고 아빠가 그랬어."
우리 아빠도 예전에 기사이셨다고 했는데...왠지 기대가 된다. 정말 꼭 만나보고 싶은데..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듣으며 점점 시드의 생각이 더 크게 났다. 시드에게 이 이야기를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에 안드는 이녀석들과 더 이상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지?"
"그래."
난 녀석들을 내버려둔체 집쪽을 향해 뛰었다. 물론 밀가루 봉지와 사탕을 손에 꼭 쥐는 것을 잊어 먹지는 않았다. 숲길을 쉬지도 않고 달렸다. 왜 이렇게 집으로 가는 길이 길게 느껴지는 걸까?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헉헉거리며 달려가서야 통나무 집이 눈앞에 들어오고...난 급하게 문을 밀치고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엄마, 다녀왔어요."
"와! 형아가 왔다!"
시드의 목소리. 다행히 이제는 다친 다리가 아프지 않는 것 같았다.
"란트, 금방 다녀왔네. 밀가루는 사왔니?"
엄마는 여전히 다정하게 웃으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을 해주셨다.
"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난 정말 기분이 좋다. 하지만 가끔씩 잠을 자다 깰때면...혼자 울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을 볼 때는...정말 마음이 아프다. 내가 깨어있을 때는 언제나 웃고 계셨지만...
"그럼, 엄마가 선물로 오늘은 특별히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줄께."
엄마는 다정히 웃음을 계속 띄우고 있으신체 부엌쪽으로 걸어갔다. 부엌쪽으로 가는 길에 꽃혀 있는 수많은 화사한 들꽃들 집안에는 엄마가 꺾어와서 꾸민 들꽃들로 향긋한 냄세가 가득했다.
"시드, 이거 먹어. 마을에서 받아왔어."
나는 다리에 흰 헝겁을 둘러매고 앉아 있는 시드에게 마을에서 받은 사탕을 주었다.
"와 사탕이네. 형 고마워"
시드는 다리가 아픈 것도 잊었는지 사탕을 입에 물고는 거실을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난 내가 사탕을 먹는 것 보다. 시드가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게 더 좋았다.
"시드, 마을에서 들었는데, 우리마을에 용사님이 오신데."
"용상님잉 눙군뎅"
시드는 사탕을 입에 넣고는 잘 안되는 발음으로 궁금한듯 말을 하는 시드...
"엄마가 이야기 해주던 슈타이튼경 같이 악당들이랑 나쁜 괴물들을 물리쳐주시는 분이 용사님이야. 갑옷도 검도 엄청 멋있데."
시드는 사탕을 입에 물어 한쪽 볼이 볼록해진 체로 신기한듯 나를 보며 물었다.
"우리마을에 오는 용사님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사탕이 작아져서 그런지 이번에는 정상적인 발음으로 말을했다. 솔직히 시드가 오크라면 이렇게 말을 잘하지도 못했을 텐데. 오크는 사람들말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것은 신경을 쓰지도 않았으니까.
"그래, 지금까지 나쁜 괴물이나 악당을 수도 없이 물리쳤데."
"우앙~~!, 대단하다."
시드는 언제 울었냐는 듯 내 이야기를 웃으며 듣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용사님이 우리마을에 온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녀석은 엄청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용사님이 오셨다!"
"용사님이 우리 마을에 오셨다!"
"오크를 물리치자! 오크를 물리치자!"
마을로부터 들리는 소리가 점점 우리집과 가까워졌다. 우리도 엄마손을 잡고 오크 숲으로 가는 길가로 흥분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런데...꼭 오크들을 다 죽일 필요가 있을까? 이제 남자오크들은 거의 다 죽었을 텐데...."
엄마는...왠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런데 나쁜 오크들은 다 죽여야 하는게 아니었나? 난 엄마의 말에 의문을 느끼며 용사님이 오실 길을 계속 주의깊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백마에 탄 용사님의 모습이 보였다. 햇빛에 반짝이는 그의 갑옷과 잘생긴 그의 외모는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아빠도 예전에 기사이셨을 때 저런 모습이셨을까? 용사님이 가까이 오자 시드가 갑자기 엄마손을 뿌리치고 용사님에게로 달려갔다. 좀더 용사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 일 것이다.
시드가 용사님 가까이 다가 갔을 때 큰 반원형의 흰 빛과 함께 시드의 배에 붉은 빛 줄이 생겼다. 붉은 색이었다. 나와 우리 엄마와, 마을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붉은 색....
시드가 쓰러지는 걸 본 엄마는 놀라며 시드에게 달려가 손에서 연분홍빛을 시드에게 뿜어냈다. 그 순간 또다시 반원형의 검 빛이 생기며 엄마도 쓰러졌다. 용사의 칼에는 엄마의 피인지 시드의 피인지 모를 붉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용사만세! 용사만세!"
흥분해서 각자 무기를 들고 용사의 뒤를 따라 우리엄마와 시드를 밟고 마을사람들은 오크 숲으로 걸어갔다. 용사가 멍하니 서있는 내 앞을 지나갈 때 난 보았다. 우리 아버지를 죽인 그 오크의 절대 잊지 못할 눈빛 그 눈빛과 용사의 눈빛은...너무나 비슷했다......
결국 오크들은.. 한명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수컷, 암컷, 어린애 가릴 것 없이......
흰빛의 대리석으로 가득한 신전, 하지만 큰 기둥의 위압적인 신전의 분위기가 아닌,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많은 조각과 장식으로 꾸며져 있는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신전이었다.
"별과 마법사의 여신, 어머니 플라티니오시여, 제가 원하는 소원은 단 하나, 제가 위대한 통치자가 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신전의 제단 앞에 무릎을 꿇은 열댓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은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을 했다. 찬란히 빛나는 금빛 머리카락과 소년이 두르고 있는 너무나도 깨끗한 흰색 망토는 소년에게서 천사와 비슷하다는 이미지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통치자라... 그럼, 질문을 한가지 하겠어요. 위대한 통치자란 어떤 존재인가요?"
따사로운, 하지만 감히 범접하기가 어려운 여성의 목소리가 소년 혼자 앉아 있는, 신전의 구석구석에서 울렸다.
"백성들에게는 자애로써 대하며, 전쟁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를 안겨주며, 강력한 위엄과 권위로 다스리며, 다른 존재가 무시하지 못할 힘을 가진 자입니다."
잠시 고개를 숙인채 고민을 하던 소년은 굳은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제단을 보며 말을 했다. 순간 반짝이는, 소년의 맑은 녹색의 눈, 찬란한 금발의 아름다운 머릿결보다 그 눈이 오히려 소년을 더욱더 드러나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모두 옳은 말이군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위대한 통치자는 당신이 말한 것 말고도 두가지가 더 있어야 해요. 백성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신용, 그리고 언제나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현명함도 위대한 통치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하답니다."
사랑이 가득담긴 자애로운 목소리로, 여신은 소년에게 말을 했다. 그리고 소년을 감싸는 따사로운 빛, 여신의 말을 들은 소년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또다시, 약간의 생각을 마친 후, 소년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제단을 향해 조금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런 소년의 모습을 보던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 신전에 울렸다.
"자, 실망하지 마세요. 그럼 약속대로 제 축복이 담긴 선물을 드리죠,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여."
여신의 말이 끝나자, 신전안은 눈이 부셔서 쳐다 보지도 못할 정도의 흰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빛히 서서히 약해지며 제단 위에 놓여져 있는 세 가지의 물건이 소년의 시선에 들어왔다.신비로운, 무엇이라 딱히 표현하기 힘든 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목걸이는 자애와 평화의 상징, 관은 권위와 위엄의 상징, 검은 힘의 상징, 당신이 말했던, 그리고 원했던 위대한 통치자가 되기 위한 축복이 담긴 물건이에요.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지금 당신에게 주는 것 이외에도 두가지가 더 있어요. 제가 말했던 현명함의 상징과, 약속의 상징."
여신은 그 말을 끝으로 잠시 말을 멈추었다. 소년은 뭔가 아쉬운 듯한 눈빛으로 세개의 물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두가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나머지 두가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구하세요. 그 모든 것을 찾고 소유한다면, 또 다른 선물을 제가 당신에게 줄 수도 있겠죠. 자, 이제 당신 앞에 있는 물건은 당신의 것이니, 이제 이들을 가지고 당신의 길을, 당신의 운명을 개척하도록 하세요. 인연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날 수도 있겠지요.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사람들에게 신이라 불리는 저 역시 모르지만...."
1부 피의 광전사 그리고 백합의 기사
지금부터 전개해 나갈 이야기는 한 위대했던 군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웅이 되기를 거부했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 불렀던 한 인물, 그 인물의 성장과정을 그려보고자 한다.
되도록이면 사실에 가깝도록 당사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삼고, 모자란 부분은 주위의 인물들의 이야기로 보충하여 글을 써나가겠지만,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필자의 상상력이 전혀 가미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지금 부터 쓰여질 글은 역사책이 아니라, 한인물의 성장과정을 담은 이야기일 뿐이므로.
필자는 지금도 수많은 음유시인들의 입으로 불려지고 있는 그의 화려한 치적보다는 그의 내면적인 면에 치중에서 앞으로 글을 써나가고자 한다. 생동감 있는 전투, 그리고 화려한 마법이 난사되는 멋진 광경을 기대하시는 독자 분들은 글에 실망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화려한 장면들을 보고 듣고 싶으신 분은 지금이라도 당장 술집에가서 음유시인에게 은화 하나를 던지며 부탁하시길, 필자의 미숙한 글을 통하는 것 보다는 그 편이 더 많은 흥미와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귀한 혈통을 가졌고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그가 한낮 살인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과정, 그리고 그 살인마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국왕이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고난, 위기, 갈등, 그리고 사랑.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 하나이며, 그를 사랑했던 존재들 중 하나였고, 그리고 지금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버린 존재 중 하나로써 필자는 소망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께서 조금이라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써의 그의 모습을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를.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책을 덮은 뒤, 한적한 가을밤 수많은 별들을 보며, 그를 한번쯤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된다면 필자에게 있어서는 그 이상의 행복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백합 꽃이 만개한 어느 초봄, 아버지 란트 크리센을 그리워하며
밀크캐슬에서.
태자비 그레이스 반 리투안.
제국력 17년
"으앙~~! 형~~!"
"시드 다쳤니? 어디 봐!"
시드는 자기의 짧고 통통한 다리를 내 앞에 내밀었다. 넘어진 다리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이런 무릎에서 피가 많이 나네."
난 내 옷 윗도리를 쪼금 찢어 시드의 다리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었다. 시드의 그 두껍고 큰 눈에 눈물이 가득 맺혔다. 내 다리가 다친 것도 아닌데...왠지 내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일까?
'불쌍한 녀석.........'
내 동생 시드는 나랑 많이 다르게 생겼다. 마을 사람들이 말하길 시드가 크면 사람들을 죽이는 무서운 오크가 될거라고 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맑은 눈을 가진 오크는 난 본적이 없으니까. 우리 마을에 쳐들어오는 오크들의 눈빛은 항상 무서움만 내게 안겨줬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마을사람들은 시드를 오크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 시드만 보면 아이들은 놀리기 바빴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나하고 시드는 인적이 드문 전에는 나무꾼이 살았던 집으로 이사를 했다.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놀리고 괴롭혀도 시드는 자기가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시드, 울지마, 집에가면 엄마가 아프지 않게 해주실꺼야."
난 시드를 엎고 천천히 집을 향해 걸어갔다. 나무꾼이 살았던 집 근처 답게 주위에는 높은 나무와 나무꾼의 도끼에 베여진 그루터기가 많이 있었다. 전에 살았던 나뭇꾼 아저씨도 아빠처럼 오크와 싸우다 죽었다고 했었는데...
"훌쩍, 으...응, 훌쩍"
시드의 울음에 내 등이 축축하게 젖어 왔다. 마을에 살았더라면 그렇게 뾰족한 돌에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시드를 그렇게 미워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원망이 드는 것도....
시드를 처음만난건 3년전 아빠가 오크들과 싸우다 돌아가시는 날 밤이었다.
난 숲풀 속에 조용히 숨어서 아빠가 오크를 잡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빠는 정말 칼 솜씨가 좋았다. 마을로 쳐들어온 오크들을 끝없이 없애고 있었으니까. 아빠도 예전에는 기사였다고 했었는데...기사는 아주 멋진 사람이라고 다른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그런데 왜 아빠는 지금은 기사를 하시지 않는 것일까?
"디켈 오른쪽 조심해!"
아빠의 목소리였다. 싸우고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별 변화 없는 목소리...아이들끼라 싸울 때는 씩씩 거리면서 화를내다 울기까지 하는데...아빠는 그 무서운 오크들과 싸우시면서도 그러지 않는 것 같다. 벌써 열손가락을 훨씬 넘는 수의 오크들을 아빠는 아빠의 그 멋진 칼로 베어버리고 있었다.
"고맙네. 크리센."
아빠는 디켈 아저씨의 대답을 들었는지 별 표정의 변화 없이 어디서 그 많은 수의 오크가 살았을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로 달려오는 오크들과 싸우고 있었다. 오크들은 이상하게 생긴 창과 녹슨 칼을 들고 있었다. 저 오크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없게 되었었는데.
'빠스락..'
오줌이 마려워 집에 돌아가려고 일어서는 순간 마른 나뭇가지를 잘 못 밟았다. 그 순간 무서운 오크 하나가 숲 속에 있는 날 쳐다봤다. 그리고 갑자기 그 녹슨 칼을 들고 나에게 달려오는 오크, 도망 쳐야하는데 순간적으로 몸이 움직여 지지 않는 것 같았다.
"아빠!"
난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크의 칼이 날 내려치려는 순간...무언가 내 앞을 가로 막으며 오크의 칼을 나 대신 맞았다. 아빠, 아빠였다. 내 얼굴에 튀는 붉은 색의 액체...그리고 아빠의 목소리...
"란....트..."
아빠의 무덤을 만들던 그날은 눈도 참 많이 내렸었었다.
아빠는 오크가 나에게 휘두르는 칼을 나대신 맞고 돌아가셨다.
그 때 날 보며 웃으셨던 아빠의 눈빛과 아빠를 죽이던 그 오크의 눈빛을 난 잊지 못할 것이다.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아빠를 네모난 상자에 넣어 차가운 땅속 깊숙히 홀로 두고 울면서 난 엄마 손을 잡고 집에 돌아왔다.
그 때 우리집 문 앞에 시드가 쓰러져 있었다. 아주 작은...하지만 왠지 나와는 조금 다르게 생긴... 며칠 동안 정신을 못차렸던 시드는 간신히 눈을 떴고 그 뒤로는 우리랑 함께 살게 되었다. 그 후로 우리는 언제나 함께 다녔고 언제나 같이 놀았었다.
통나무로 지어진 작은 집이 조금씩 보였다. 시드를 엎고 오느라 조금 피곤 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다. 새로 우리집이 된...원래 아주 낡아 있던 것을 엄마하고 나하고 수리를 해서 그래도 이제는 새집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을 살며시 열자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키가 아주 큰 우리엄마, 물론 나보다가 아니라 동네 아줌마나 아저씨들 보다도 컸다. 내 기억에 의하면 돌아가신 아빠랑 비슷했으니까.
"란트, 지금 돌아오니?"
엄마의 따스한 목소리...난 시드를 업은체 엄마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 그런데 시드가 다쳤어요."
"어디보자, 조심하지 그랬니? 시드. 피가 많이 나는 구나."
난 시드를 의자에 앉히고 엄마가 시드를 치료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엄마의 손에서 빛이 나와 시드의 다리를 감싸자 피가 멎고...그 위를 엄마가 흰 헝겁으로 둘렀다.
정말..우리 엄마는 못하는게 없다. 아플 때마다 엄마가 주는 약을 먹으면 언제나 금방 나았었다. 그리고 밤마다 자기 전에 는 엄마가 들려주는 먼나라 이야기를 들으며 꿈 속을 돌아 다니기도 했다.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 중 20년 전에 일어났던 전쟁이야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다. 엄마는 실제로 그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만나봤다고 했었다. 그 멋진 영웅 아인트 슈타이튼 경도.
엄마는 시드의 다리에 흰 헝겁을 묶고나서 날 쳐다보며 말을 했다.
"란트, 오늘은 네가 고생을 좀 더 해야겠구나. 밀가루가 떨어졌는데 그동안 한 나뭇짐을 팔아 마을에서 밀가루를 사오지 않으련? 착한 란트는 해줄 수 있지?"
"네, 엄마, 물론이죠.!"
엄마는 내가 마을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되도록 마을에 보내지 않으려 하신다. 하지만 엄마의 부탁이라면 난 절대 거절할 생각이 없다. 엄마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이니까...
난 나뭇짐을 들고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로 갈려면 조금 많이 걸어야 했지만 길이 평평히 나있어서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다. 작은 마을이라도 우리 마을에는 가게가 많이 있었다. 무슨 큰 길가에 있는 마을이라서 그렇다고 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나무로 지어진 집들과 틈틈히 벽돌과 같은 돌로 지어진 집들이 쭉 늘어서 있는 마을이 내 눈앞에 들어났다. 마을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시드와는 다르게 나에게는 언제나 다정히 잘 대해준다. 하지만 시드를 괴롭히는 마을 사람들이 나에게 잘해주는 것은 하나도 반갑지 않으니....
난 대장간 쪽을 향해 걸어갔다. 보통 나뭇짐은 대장간에서 제일 많이 사주곤 했기 때문에...언제나 대장간에 가면 나뭇짐을 거의 대부분 팔 수 있었다. 게다가 대장간은 우리집에서 마을로가는 길과 가까운 곳에 있었서 가기도 쉬웠다. 우리집보다 훨씬 큰 대장간 건물. 그리고 엄청난 크기의 굴뚝으로 언제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대장간에 들어가니 덩치가 곰만큼 큰 디켈 아저씨가 나와서 날 반겼다.
"란트구나. 나뭇짐을 팔려왔니?"
"네"
디켈 아저씨는 오크들이 쳐들어 왔을 때 마을 사람들중 아빠 다음으로 오크들을 제일 많이 물리쳤다고 한다. 우리 아빠가 죽던 날, 나를 구해준 것도 디켈 아저씨 였다. 마을 사람들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저씨였다. 시드보고 오크라고 뭐라 하지도 않고...
"어디보자. 이번에는 5트립 정도 되겠다."
아저씨는 나뭇짐을 보더니 반트립짜리 동전 열개를 내손에 쥐어주었다. 예전에는 피툰이라는 동전을 사용했었다고 엄마가 그랬었다. 나도 그 동전을 한번 본적이 있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요즘에는 그 동전을 쓰지 않는단다.
"안녕히계세요."
난 디켈 아저씨 쪽을 향해 고개를 꾸벅 했다.
"그래, 잘가려무나 길 조심하고."
그 두꺼운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티켈 아저씨...
디켈 아저씨의 굵은 목소리 들으면 왠지 편안해 진다. 아빠 생각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네."
난 동전을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고 잡화점에 밀가루를 사러 걸어갔다. 잡화점은 대장간에서 다섯집 정도 더 지나가면 있었다. 난 마을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덜 만나려고 빠른 걸음으로 잡화점을 향해 걸어갔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귀찮아 질 뿐이니까.
잡화점 건물은 빨간색 벽돌로 깔끔하게 지어져 있었다. 잡화점에 올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 여러가지 물건이 많이 있었다. 음식재료부터 약초하고 그 밖에 많은 물건들...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다지 오고 싶지는 않았다. 잡화점 주인 아줌마는 시드만 보면 화난 표정으로 괴롭히기 때문에 난 아줌마가 싫었다.
"란트, 오랜만이네. 뭐사러 왔니?"
시드와는 다르게 내게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아줌마. 왜 아줌마는 시드에게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일까? 정말 시드는 오크가 아닌데.
"밀가루 5트립만큼 주세요."
난 싫다는 표시를 내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조심하며 대장간에서 받은 동전 열 개를 잡화점 아주머니 앞의 선반 위에 놓았다.
"엄마 심부름 왔구나. 기특한것."
잡화점 아줌마는 나를 보며 웃더니 곧 구석으로 가서 자루에 밀가루를 가득 담고 다른 손에는 맛있어 보이는 사탕을 하나 집어들고 나에게 왔다.
"이건 엄마 드리고, 이 사탕은 아줌마가 주는 거니까 집에가는 길에 먹으렴."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사탕과 밀가루 봉지를 건네주는 아줌마...
"네, 고맙습니다."
별로 이 아줌마한테는 인사를하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뭘 받았을 때는 인사를 꼭 해야 한다고 해서...어쩔 수 없이...고개를 숙였다.
사탕을 시드에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잡화점 문을 열고 나오는데 들어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마을 아이들이 잡화점 앞 골목에서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란트, 오랫만이야!"
놀고 있는 아이들 중 한명이 날 보며 반가운 표정으로 말을 했다.
"응.."
난 그다지 좋지 않은 목소리로 답을 해 주었다. 이 녀석들은 시드만 보면 놀려서 꼭 시드를 울린 뒤에나 보내주기 때문에 난 이 녀석들을 괭장히 싫어 했다. 그나마 마을 어른들은 볼 때만 화를 내지 쫓아와서까지 그러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들은 내 주위로 몰려들며 같이 놀자고 난리였다.
"란트, 너도 같이 놀자."
생각보다 나뭇짐도 빨리 팔렸고 마음에 별로 들지는 않는 녀석들이었지만 잠시 같이 놀기로 했다. 이 녀석들은 어디선지 모르게 흥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가끔식은 같이 있으며 이야기를 듣는 것도 괜찮았다. 혼자 심심해 하는 시드가 그런 이야기를 괭장히 좋아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한녀석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란트, 우리 마을에 용사님이 오신데, 그래서 저 숲 속 깊숙히 사는 오크 녀석들을 다 물리쳐 주실거라고 어른들이 그랬어."
"정말로 이야기에 나오는 슈타이튼경 같은 용사님이 우리 마을에 와?"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에 나오는 용사님인 슈타이튼 경은 정말 멋있었는데..정말 용사님이 온다면 꼭 한번 보고 싶다.
"그래, 얼굴도 무지 잘생기고 갑옷도 검도 엄청나게 멋있데."
멋진 검...아빠가 들고 계셨던 그 검도 멋졌지만...아빠가 돌아가실 때 아빠의 곁에 같이 묻었다. 한번도 아빠가 입고 계시는 것을 본적은 없지만, 언제나 벽에 걸려 있었던, 반짝이는 그 갑옷도...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에는...엄마가 어딘가 보이지 넣어두셨다. 한번 더 보고 싶은데...
"용사님은 괴물들도 많이 물리쳐봤겠다."
"그래, 국왕님한테 기사작위도 받았다고 아빠가 그랬어."
우리 아빠도 예전에 기사이셨다고 했는데...왠지 기대가 된다. 정말 꼭 만나보고 싶은데..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듣으며 점점 시드의 생각이 더 크게 났다. 시드에게 이 이야기를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에 안드는 이녀석들과 더 이상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지?"
"그래."
난 녀석들을 내버려둔체 집쪽을 향해 뛰었다. 물론 밀가루 봉지와 사탕을 손에 꼭 쥐는 것을 잊어 먹지는 않았다. 숲길을 쉬지도 않고 달렸다. 왜 이렇게 집으로 가는 길이 길게 느껴지는 걸까?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헉헉거리며 달려가서야 통나무 집이 눈앞에 들어오고...난 급하게 문을 밀치고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엄마, 다녀왔어요."
"와! 형아가 왔다!"
시드의 목소리. 다행히 이제는 다친 다리가 아프지 않는 것 같았다.
"란트, 금방 다녀왔네. 밀가루는 사왔니?"
엄마는 여전히 다정하게 웃으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을 해주셨다.
"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난 정말 기분이 좋다. 하지만 가끔씩 잠을 자다 깰때면...혼자 울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을 볼 때는...정말 마음이 아프다. 내가 깨어있을 때는 언제나 웃고 계셨지만...
"그럼, 엄마가 선물로 오늘은 특별히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줄께."
엄마는 다정히 웃음을 계속 띄우고 있으신체 부엌쪽으로 걸어갔다. 부엌쪽으로 가는 길에 꽃혀 있는 수많은 화사한 들꽃들 집안에는 엄마가 꺾어와서 꾸민 들꽃들로 향긋한 냄세가 가득했다.
"시드, 이거 먹어. 마을에서 받아왔어."
나는 다리에 흰 헝겁을 둘러매고 앉아 있는 시드에게 마을에서 받은 사탕을 주었다.
"와 사탕이네. 형 고마워"
시드는 다리가 아픈 것도 잊었는지 사탕을 입에 물고는 거실을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난 내가 사탕을 먹는 것 보다. 시드가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게 더 좋았다.
"시드, 마을에서 들었는데, 우리마을에 용사님이 오신데."
"용상님잉 눙군뎅"
시드는 사탕을 입에 넣고는 잘 안되는 발음으로 궁금한듯 말을 하는 시드...
"엄마가 이야기 해주던 슈타이튼경 같이 악당들이랑 나쁜 괴물들을 물리쳐주시는 분이 용사님이야. 갑옷도 검도 엄청 멋있데."
시드는 사탕을 입에 물어 한쪽 볼이 볼록해진 체로 신기한듯 나를 보며 물었다.
"우리마을에 오는 용사님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사탕이 작아져서 그런지 이번에는 정상적인 발음으로 말을했다. 솔직히 시드가 오크라면 이렇게 말을 잘하지도 못했을 텐데. 오크는 사람들말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것은 신경을 쓰지도 않았으니까.
"그래, 지금까지 나쁜 괴물이나 악당을 수도 없이 물리쳤데."
"우앙~~!, 대단하다."
시드는 언제 울었냐는 듯 내 이야기를 웃으며 듣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용사님이 우리마을에 온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녀석은 엄청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용사님이 오셨다!"
"용사님이 우리 마을에 오셨다!"
"오크를 물리치자! 오크를 물리치자!"
마을로부터 들리는 소리가 점점 우리집과 가까워졌다. 우리도 엄마손을 잡고 오크 숲으로 가는 길가로 흥분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런데...꼭 오크들을 다 죽일 필요가 있을까? 이제 남자오크들은 거의 다 죽었을 텐데...."
엄마는...왠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런데 나쁜 오크들은 다 죽여야 하는게 아니었나? 난 엄마의 말에 의문을 느끼며 용사님이 오실 길을 계속 주의깊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백마에 탄 용사님의 모습이 보였다. 햇빛에 반짝이는 그의 갑옷과 잘생긴 그의 외모는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아빠도 예전에 기사이셨을 때 저런 모습이셨을까? 용사님이 가까이 오자 시드가 갑자기 엄마손을 뿌리치고 용사님에게로 달려갔다. 좀더 용사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 일 것이다.
시드가 용사님 가까이 다가 갔을 때 큰 반원형의 흰 빛과 함께 시드의 배에 붉은 빛 줄이 생겼다. 붉은 색이었다. 나와 우리 엄마와, 마을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붉은 색....
시드가 쓰러지는 걸 본 엄마는 놀라며 시드에게 달려가 손에서 연분홍빛을 시드에게 뿜어냈다. 그 순간 또다시 반원형의 검 빛이 생기며 엄마도 쓰러졌다. 용사의 칼에는 엄마의 피인지 시드의 피인지 모를 붉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용사만세! 용사만세!"
흥분해서 각자 무기를 들고 용사의 뒤를 따라 우리엄마와 시드를 밟고 마을사람들은 오크 숲으로 걸어갔다. 용사가 멍하니 서있는 내 앞을 지나갈 때 난 보았다. 우리 아버지를 죽인 그 오크의 절대 잊지 못할 눈빛 그 눈빛과 용사의 눈빛은...너무나 비슷했다......
결국 오크들은.. 한명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수컷, 암컷, 어린애 가릴 것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