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장 남파나단령 (1)마음을 읽는 아이(수정)

푸른바람·2002. 2. 20. PM 8:29:26·조회 7342·추천 49
제국력 25년


"그 놈이 용사라면 난 마왕이 될 것이고 그 놈이 악마라면 난 천사가 되리라!"

오늘도 내가 사는 오크 마을로 쳐들어오던 인간 무리를 습격해서 전멸 시켰다. 난 오크던, 사람이던, 드워프건... 겉모습은 믿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빛만 믿을 뿐.

"고...고..맙...네....이..인...간..."

내가 사는 오크 마을의 장로였다. 인간들처럼 확연히 표시가 나지는 않았지만 이 오크에게도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다. 언제나 피투성이가 되서 돌아온 나, 하지만 인간들과는 다르게 이 오크들은 나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았다.

큰 숲과 뒤에는 북부산맥이 가로막고 있는 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오크마을... 내가 이들을 도와주는 것은 그 때 쓰러진 나를 구해 주었기만은 아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그 들이 보여준 눈은 그들의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평화를 사랑하는 오크들...그들이 다른 오크들과 다른 것은 아마 이 마을에서 들어올 때무언가부터 느낀  신비스러운 힘 때문이리라.. 정체를 알 많은수 없는... 하지만 난 그 존재에 대한 약간의 의문도 가지지 않았다. 그러기엔 내 마음엔 너무 여유가 없었다.

평화를 주장했기에 그들은 다른 오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30년전  모든 이종족들이 난폭해져 인간에게 저항했을 때도... 그 사건 역시 결국 밝혀진 바로는 결국  인간의 도구로서 밖에 이용 된 것 밖에 안 되었지만.....그 때도 이 부족은 광폭해지지 않고 그대로 마을을 지켰었다.

오크들로부터 소외를 당한 이 부족은 약한 종족만 노려 사냥하는 허욕에 빠진 괴물사냥꾼들의 주된 공격 목표가 될 수 밖에 없었음은 말할 것도 없으리라. 괴물 사냥꾼, 엄마와 시드를 죽인 그 녀석이 괴물 사냥꾼이라는 것을 난 스승님께 들었다. 결코 용사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수없는 전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잊지 못할 사악한 눈빛들을 하나 둘 씩 없애고 나면 어느 순간에 들판에는 나 혼자 서있었다. 가슴 속 깊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희미한 고독과 함께. 이런 나에게 남은 건 인간들의 붙여준 피의 전사라는 호칭과 백만 골드의 현상금뿐...

어느날부터 마을에 생명들의 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종족들간 또 같은 종족끼리의 전쟁 때문에 갈 곳이 없어진 생명들이 소문에 약간의 희망을 걸고 이 나라에서 전쟁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이 구석진 곳으로 오는 것이리라. 물론 피의 전사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무시한체...인간들은 오크들의 마을로 걸어왔다.

마을에 처음오는 그들의 눈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픔, 슬픔, 그리고 마지막 남은 생명의 몸부림 뿐 다른 건 더 이상도 더 이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나는 그들에게 칼을 휘두를 수 없었다. 마을의 생명들이 늘어나는 만큼 쳐들어 오는 적들도 많았고 국민들을 착취할 줄 만 아는 왕실에서 보낸 반역자 정벌군까지도 심심찮게 왔다. 우리마을에 온 그 아무런 죄없는 사람들에게 까지 자기들이 무리하게 책정한 세금을 내지 않고 도망쳤다는 이유로 반역자란 칭호를 붙인 것이다. 어쩔수 없이 난 갈수록 더 피곤해지는 몸을 작은 방 한구석에 있는 나의 마지막 안식처인  침대에 몸을 누일 수 밖에 없었다.

오늘도 그렇게 잠이 들었다.


흰 빛인가....
반짝이는 빛과 함께 그리운 나의 동생 시드가 쓰러졌다.
그리고 또 한번 빛나는 살기어린 검광....
피를 흘리는 엄마...


"으악!"

다시는 잊지 못할 그 일, 오늘도 그 꿈이었다. 이 꿈을 꾼 다음에는 언제나 적이 나타났었는데...

"인.. 간.. 또 그.. 꿈...인가?"

"그..래, 리아둠. 매일 잠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해"

"그..그런 .. 소..리.. 하.. 지..마.. 너.. 넌.. 우..리..의..친..구..이...다.."

리아둠은 장로의 첫째 아들이다. 오크, 그 중에서도 자손심이 높은 오크 전사로 인정받은 놈 답지 않게 너무나도 좋은 눈을 가진 나의 유일한 친구 였다. 아니, 친구는 딱 한명 더 있었다. 무생물도 친구에 포함이 된다면...

"리아둠, 나 또 나가 봐야겠어.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죽으면 이 마을을 부탁해."

"물..론! 오.. 크.. 는.... 약..속..한 것..을 어..기지.. 않..는다."

믿음직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믿으며 난 언제나 처럼 구석에 있는 칼집에 장미.. 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왠지 노란 장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친구라 할 수 있다면 친구라 부를 무생물 친구가 바로 이녀석이다. 조금 시끄럽다는게 문제지만. 난 내 칼을 들고 침입자를 찾아.. 그 눈 빛들을 지우러 달려 갔다.

맑게 불어오는 작은 바람이 내 볼을 스치고 날아갔다. 곡식들로 출렁이는 들판...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들판을 지나.. 마을의 경계이며 마을 지켜주는 숲을 향해 걸어갔다. 길가에 촘촘히 핀 코스모스들이 금빛 들판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오우거가 바위를 없애고 오크가 작은 돌을 고르고 인간이 씨를 뿌려 이룩한 그 들판... 왠지 모르게 난 그 들판에 끌렸다.. 그 눈빛들을 없애는 것 말고도 내 일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은 .. 그런 느낌.

"다른 때와 다르게 기분이 좋아 보이네~! 주인님아~!"

"그럴지도 모르지."

처음 이 검을 들었을 때 소리가 들리는걸 보고 난 환청인 줄만 알았다. 내 마음 속 갈등이 빚어내는 소리.. 그래서 난 검의 말을 일절 무시 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 들른 현자라는 늙은이로부터 이것이 마법검이라는 걸 들었다. 그날 내가 처음 검에게 말을 걸자. 이 녀석은 나의 무관심에 한동안 조용해 있었던 입을 끊임 없이 열어댔다. 나로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난 검을 구석에 던져버린 후 한동안 손도대지 않았다.

의식을 가진 것은 주인을 닮아 간다는 그 말처럼 다행히 검의 말수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난 그나마 부담 부담이 이 녀석을 들고 전투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나마 나같은 녀석 한테도 말을 붙여주기 때문에...친구라고 볼 수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조금 검의 말을 듣고 있으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또 한 구석에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소피! 어서 마을로 돌아가."

침입자가 처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제일 위험한 숲에 항상 있는 엘프 소피. 나무 위에서 소피는 날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마을로 달려갔다. 엘프들은 내가 말할 때 특별히 이유를 묻지 않았기 때문에 난 엘프들을 좋아했다. 소피는 노예 사냥을 위에 마을로 오던 녀석들을 죽이면서 구한 엘프였다. 그런데 엘프들은 숲이 편한지 같이 일할 때 말고는 숲 속에서 생활을 했다. 어릴 때 내가 살던 마을의 숲과 이 숲은 너무나도 닮았다. 많은 나무들로 우거진 숲.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무꾼에 베어진 나무가 거의 없다는 점뿐이다.

동물들의 길을 따라 빠르게 걸어갔다.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엄마와 시드가 죽던날. 그리고 아빠가 죽던날. 빠짐없이 찾아오던 이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리 중 하나이다. 거의 매일처럼 전투가 벌어지는 이 곳에서 까마귀들이 사는 것은 어찌하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가지 않아서 난 숲의 가장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만약 사람들이 아는 길로 마을로 오려면 한참 돌아 와야 했다. 하지만 동물들의 길로 움직이면 사람의 길로 오는 시간의 절반도 들이지 않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으니까. 역시 예상이 맞았다. 숲의 앞 평원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천막들과 말들..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탐욕에 가득한 눈 빛.. 이번에도 역시 그런 놈들이었다.  

난 수풀 속에서 나와 그들에게 서서히 걸어갔다. 이 자리에서 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릴 때 그 기억이 한 장면 한 장면 되살아났다. 그리고..스승님께서 쓰러지셨던 그 사건...그 기억도..저주 받을 괴물사냥꾼들...탐욕스러운 인간들.

"누구냐!"

보초를 서고 있는 듯한 녀석의 말에 난 말없이 검을 휘둘렀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순식간에 경보가 울리고 약간의 소란이 있었는 후, 난 어느 순간에 수많은 눈빛들 가운데 서 있었다.

"저..저녀석이 바로 그 피의 전사인가.."

녀석들의 수근거림이 들려온다. 이미 난 피를 온몸에 잔뜩 뒤집어 쓴체 그들이 충분히 두려워할 만한 모양세가 되어 있었다. 나보다 훨씬 큰 몸집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인 그들이었지만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나를 두려워한다는 것이 온몸 전체로 느껴졌다.

"백마법사들 뭐하는 거야 어서 공격해!"

어디서 백마법사들은 고용해 왔나 보군... 우두머리로 보이는 듯한 녀석, 역시 갑옷과 검은 화려했다. 생긴거 역시.. 뺀질 뺀질한... 전형적인 용사라 사칭하는 놈의 모습.. 그 녀석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진정한 용사는 화려한 복장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스승님만 해도.. 전설같은 이야기의 주연격이었지만 절대로 화려한 복장이나 무장을 한적이 없었다.

"홀리 볼트"

주위에서 수없이 들리는 캐스트 소리 후, 주위 사방에서 엄청난 숫자의 빛의 구가 나에게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그 불꽃놀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 한참이 지나서야 백마법사들은 마나가 고갈되어 가는 듯 그 빛의 양은 서서히 줄어 들었다.

머저리들..... 백마법은 공격마법으로 사용할 경우 자기보다 악한 사람에게만 적용 되었다. 저희들이 살인마다, 피의 전사다 부르는 나보다 선한 사람이 없다니.... 그것도 백마법사란 녀석들이...하긴 돈에 넘어가 여기에 따라오는 백맙법사 놈들이니 알만했다.

"주인님아! 내 검신으로 마법을 막으면 어떻게 해!"

"조용히 해, 백마법을 받으면 네 힘이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훙~~.. 알고 있었어? 주인님아? 하지만 흑마법 올 때는 그렇게 하지마."

이 검은 옛날 보다 좋아졌지만 가끔씩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신경 쓰이게 했다. 마을을 지나던 현자라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이 이 검은 지극히 선한 계열이라 들었다. 만든존재가 엄청나게 착한 존재이라는 말과 함께...핀누나. 아마도 내 예상이 맞다면 핀누나가 만들었을 것이다. 핀누나라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마법 공격이 끝났음에도 아무 표정 없이 서있는 내 모습을 본 녀석들은 당황한 듯 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홀리 스톰."

나에게 쏟어졌던 빛덩이와 비슷한 수의 구체를 그들에게 난 다시 돌려주기 시작했다.

"살인마가.. 어떻게 저렇게 신성 고위 마법을..."

화려한 갑옷을 입은 우두머리 녀석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황한 듯한 녀석, 나름대로 용사라 사칭하는 녀석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요건은 다 가지고 있는 듯한 녀석이었는데.. 왠지 녀석을 죽이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백마법사라고 주장하는 녀석들도 내가 돌려 보낸 빛덩어리들에 의해 하나 둘 쓰러졌다.

그리고 자기 동료들 중 절반이 의식을 잃어 가는 것을 본 그 우두머리 녀석은 이성을 점점 잃어 가는 듯 보였다. 동료를 잃은 슬픔은 알면서도 자신이 죽이는 무수한 생명들의 슬픔은 알지 못하는 녀석들.. 난 미친 듯이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해서라도..

나에게 크고 작은 상처가 하나, 둘 생길 대 마다.. 그 눈빛들도 하나, 둘 꺼져갔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건 그 '용사'일 듯한 녀석과 나...

죽음을 각오한 듯 달려드는 그 녀석을 아무생각 없이 한칼에 베어 버렸다. 그나마 고통을 줄여 주는 것이 조금이라도 슬픔을 아는 자에 대한 예의 였기에...

쓰러진 우두머리 녀석의 갑옷을 보니.. 머리가 두개인 독수리 문장... 내가 살던 나라... 피투안 왕국의 문장이었다.

왕족인가 보군...

왕족을 죽였으니..이제 며칠 후면 내 몸값이 또 오를 것이란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 잘 들지 않았던 씁슬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쯤 이 지겨운 일이 끝나게 되려는지..

훌.. 왕족의 군대쯤 되면 노예 역시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생명을 잃어버린 몸뚱이들이 널려있는 곳을 벗어나 그들의 본진이 있었던 곳으로 걸어갔다. 왕족의 군대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넘쳐 나왔다. 리투안이라 했던가.. 그 곳의 여자 황제는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검소한 생활로 지내며 국민들을 위해서 일한다던데... 그런지 내가 사는 마을과 리투안은 아주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리투안에서 오는 사람은 없었다. 전 대륙에서 몇안되는 평화로운 나라.. 언제까지 그런 평화가 지속될 까 하는 생각이 든다.. 훗. 우스운 일이다. 현상금 백만 골드.. 아니 이제 더 오르겠지.. 그런 살인마가 인간들을 걱정하다니...

노예들은 항상 제일 큰 천막의 뒤쪽의 천막에 있었었다. 전투 시에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묶어 놓는 게 대부분이었다. 절대로 노예들을 묶지 않는 다는 사람도 있다던데.. 난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하긴 그정도의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 곳에 쳐들어 오지도 않았겠지만...당연히 지키고 있는 경비병은 아무도 없었다. 용기가 있는 자라면 내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왔을 것이고 아니라면,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벌써 도망을가고 없을 테니까.

"주인님아~~!, 이번에도 자물쇠를 내몸으로 자를 꺼야?"

"그러면."

"잉, 아프단 말이야... 숙녀의 몸으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내 손으로 네검신을 박살내기 전에. 조용히 해."

도데체 누가 이검을 만들었는지.. 과연 극선의 검이 맞는 건지.. 핀누나에게 갑자기 원망이 들었다.  화려하게 꾸며진 천막 뒤에 역시 예상했던 데로 노예들의 천막이 보였다. 별꾸밈 없이 크기만 큰 그 천막은 그 자신의 용도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천막을 살짝 들치자 빛이 그 어두컴컴한 천막안으로 조금 들어갔다. 역시 예상했던데로 희미하게 들어난 천막안은 꽤 넓었다.

"라이트!"

희미하게만 보이던 어둠속 노예들의 모습이 확실히 드러났다. 갑자기 밝아져서 그런지 노예들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번 노예들은 이종족 일색이었던 다른 때와 달리 인간 노예들도 많이 보였다. 같은 종족을 노예로 부리는 유일한 종족이 인간 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별표정 없던 그 노예들도 피로 덮여 있는 나를 보자 흠칫하는 듯 했다. 노예들의 눈은 언제나 처럼 대체로 선했다. 하긴 그 것도 우리마을에 처음 들어오는 생명들에게서 느껴지는 피곤함과 배고픔, 슬픔 등의 눈빛에 묻혀 드러나지 않았지만..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기 주인들의 눈빛과 똑같은 눈빛을 내는 자들이 있었다. 그런 녀석에겐 자물쇠를 향하는 칼날이 그 녀석의 목으로 향했다. 주위 노예들의 비명소리는 무시한 체로.

내 눈길이 한 여자애에게로 갔다. 내가 앞에 갔는데도 그 아이는 울지 않았다. 보통 이맘 때 여자애들은 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울음을 멈추지 않을 건데.. 난 노예들의 천막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꼬마야, 넌 이 오빠가 무섭지 않니?"

"응, 오빤 착한 사람인걸.."

착한 사람이라.. 들어본지 10년도 넘은 것 같은 말...

"왜?"

"웅.. 엄마가 이건 말하는게 아니랬지만.. 오빠 마음은 하늘색과 하얀색인걸.. 색깔이 두 개인 사람은 잘 없지만.."

하늘색, 하얀색이라.. 난 꼬마의 자물쇠를 풀어주었다. 나 답지 않게 매우 조심스럽게.. 자유롭게 되자 꼬마난 내 피가 묻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내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우리 엄마가 하얀색이었고, 우리 아빠가 하늘색이었어. 그러니까 오빠도 좋은 사람이야."

이 아이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었구나.. 아마 그 때문에 붙잡혀 있었으리라.. 그리고 부모도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

노예들을 다 풀어 줄 때 까지 허벅지에 곡 붙어 있었던 여자애, 다행히도 그 후로는 내가 노예들의 목을 향해서 칼을 휘두를 필요가 없어서 꼬마애에게 피를 입히지 않아도 되 다행이었다.

"따라올 사람은 따라오고, 고향으로 갈 사람은 떠나도록"

언제나 처럼 절반 정도는 나를 따라오리라. 나같은 살인마의 뭐를 믿는 건지. 내가 해방시켜준 노예들은 나를 따라 마을로 천천히 걸어갔다. 물론 그 꼬마는 한손에 앉고..

"꼬마, 너 이름이 뭐니?"

"응, 난 신디야 오빠는?"

"...........란트"

내 이름을 생각해 내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다니... 하긴 몇 년동안 들어 본 적이 없으니... 나를 따라온 노예들 중 엘프들은 깊은 숲에... 드워프는 마을 뒷 산맥에 보이는 광산과 대장간에.. 오크와 인간들은 넓은 들판의 곡식들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들 노력해서 얻은 결실...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존재들에게 마을에 원래살던 존재들은 기꺼히 환영을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 모두와 공존을 선택한 오크들도.

마을에 들어가자 마을에서는 여러 종족들이 나와 새로온 존재들에게 서로의 집을 안내해 주었다. 농사 짖는 것 말고 집을 짖는 것 역시 마을 사람들의 하루 일과였다. 그런 까닭에 새로 사람들이 와도 집이 부족하거나 하는 일을 일어 나지 않았다.  나도 피곤한 몸을 집으로 끌고 갔다. 언제나 처럼. 하지만 다른게 있었다면 한팔에 작은 꼬마가 달려 있다는 것 뿐...

집문을 열자 리아둠이 걸어왔다.

"오..늘..도..무..사..한.. 것..같군.."

"그래. 다행히도."

집에 들어온지 한참 있다가 자신을 쳐다 보고 있던 신디를 발견한 리아둠이 입을 열었다.

"저..저...꼬마...는?"

오크 아니랄 까봐 반응이 역시 느리다...

"아저씨 마음은 연두색이네.."

"연..언..두..색..?"

이 불쌍한 오크는 갑작스러운 신디의 말 공격에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아이는 내가 키우겠다."

나의 한마디가 리아둠을 더욱더 절망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매..일..피.칠하고...들..어..오는.. 인...간...과..오...크...가...아..이.들..을...키..울 수 ..있을..꺼라 ..생각..하는..가?"

"라아둠, 내 검이 자기가 있어서 괜찮다는군."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은지 오래 되었던 행복이란 감정도...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