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4장 제국 검술대회-1(수정)
푸른바람 BlueWind·2002. 3. 9. PM 3:36:20·조회 3177·추천 102
에피소드 18 제국 검술 대회(1)
-제국 검술 대회는 대 전쟁에서 승리하고 리투안 제국을 다시 재건한 것을 기념하기위해 매년 겨울 치뤄지고 있다. 전 대회 우승자는 결승에 바로 직행할 권리를 가지며 그 외 상위 랭커 8명에게는 톱시드가 주어진다.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사람은 전국적인 예선을 치뤄 나머지 8명의 본선 진출 자격을 취득해야 된다. 대회 참가 자격은 전과자를 제외하고는 국적, 성별, 신분, 종교등 어떤 제약도 받지 않으며 오로지 실력만으로 인정을 받을 뿐이다. 초대 챔피언은 티베리우스 폰 힐튼 당시 성기사 제 3 군단장이며, 가장 오랫동안 연속으로 우승트로피를 차지한 기록은 24년으로 철혈여제 세레니안느 1세가 가지고 있다. 많은 대회가 치뤄졌지만 우승자의 경우는 철혈여제의 연속 우승의 예를 볼 때에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까닭에 대회 우승자는 엄청난 존경과 동경을 받게 된다. <제국 검술 대회 소개서>-
"어? 이상하네. 주인님 톱시드를 배정 받았어. 올해 처음 출전하는건데 어떻게 된거지?"
"나도 모르겠어. 아무래도 황제가 등록을 했다는 걸로 볼 때, 황제의 압력이 들어간 것 같은아."
난 검술대회 초청장과 간단한 소개서를 읽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올것이 왔구나. 그런데 솔직히 내가 톱시드를 받은 건 전혀 의외였다. 그 전해 톱시드 배당자가 나이가 들어 병으로 죽은 까닭에 내가 대신 받았다고 하지만 황제가 힘을 쓴 듯한 냄세가 슬슬 풍기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혹시 다른 출전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할 필요성이 하나 더 증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톱시드에는 대체로 올라 올 것이라 예상하던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티베리우스 단장, 메넬리오 수비대장, 리아인, 세인트, 가이우스, 클라우,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그런데 레니안 스파코프라...이사람은 누구지? 나중에 대회에 나가보면 알테니 그리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토너먼트 표를 보니 나와 대회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준결승까지 올라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아직 예선이 끝나지 않아서 그런지 톱시드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은 결정되지 않은 것 같았다. 모레가 대회인데, 그전까지 끝날 수 있으려나? 예선전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결과를 모우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출전표에 가이우스 녀석이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녀석도 수도로 온다는 말일텐데, 제국 검술대회가 그렇게 중요한 행사인 것인지. 해외에 파견된 대사가 외교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돌아올 정도라면, 휴 제국은 정말 내 관점에서 이해하지 못할 점이 한 둘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클라리 너 혹시 예전에 이 대회 구경한 적 있어?"
아무래도 검술대회가 매년 열리는 대회 인 것 같았고, 그런데로 역사가 오래 된 것으로 볼 때, 예전에 클라리가 티베리우스 단장의 검으로써 지낼 때 참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응, 예전에 옛날 주인님하고 참가한 적 있어. 제일 처음대회 때는 주인님이 우승을 했었는데 몇 년 지나서부터는 세리 언니가 계속 우승을 했었어. 주인님의 스승님이 우승한 적도 한 번 있었던 것 같아."
잠깐, 그 말은 황제나 티베리우스 단장이 스승님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 휴...스승님이야 대련할 때 몇 번 이겼었다. 하지만 그 건 대련일 뿐이고 스승님과 실제 상황에서 검검술을 겨뤘다면 조금 무리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난 한숨을 내쉰 뒤, 초청장을 뒤로 넘긴 다음, 대회관련 소개서를 읽기 시작했다.
금기사항
꼭 이런 것 부터 먼저 놓는다니까. 솔직히 금기사항이란 말은 그 내용에 관계 없이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다. 내가 기본 적인 성격자체이나 살아온 환경이 어떠한 것에 구속되어 있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내가 법같은데 구속되는 존제였다면 이미 난 형장의 이슬로 한두번 사라진 정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1. 대회시 암기(비수, 표창, 숏나이프등의 투척용 무기)사용 금지
2. 독, 저주 관련 마법무기 사용금지.
3. 직접 공격 마법 사용 금지
4. 원거리 공격무기(활, 석궁, 투창등)사용 금지
5. 살의가 담긴 살인을 목적으로 한 고의적인 공격 금지
위의 사항은 황실에서 임명한 심판관들에게 엄중이 심사되며 어길시에는 즉결처형까지 가능.
즉결 처형이라. 살벌하군. 하긴 황제까지 직접 출전하는 대회인데 이 정도 금기사항이면 금기라고 할 것도 없었다. 절대 그런 일은 없겠지만 황제가 만약 독이 묻은 비수같은 것에 다치면 온 나라가 뒤집혀 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살벌한 대회에 꼭 황제가 직접 출전을 해야 하는 것일까? 뭐 궁안에서도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게 한 황제니까. 그리 이상할 것도 없었지만.
허가사항
1. 마법무기 사용가능
2. 보조적인 마법 사용가능
3. 방어구에는 특별히 제한이 없음.
이 말은 그렇다면 클라리를 들고 싸울 수 있겠구나. 솔직히 워낙 클라리에 익숙해 져서 다른 검을 들기는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다른 검을 들어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왠지 편하지 않다고하나? 솔직히 황태자한테 클라리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준비사항
1. 자신의 가문이나 개인의 문장 준비.
2. 문장이 세겨진 갑옷이나 유니폼 준비.
3. 자신이나 가문을 나타내는 색 선택.(톱시드 배정자의 경우에만. 타가문과 중복불가)
헛...이건 또 뭐야?.도대체 검술대회에 유니폼이나 문장이나 색깔이 왜 필요한건지. 정말 이해불가능이었다. 제국 검술대회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클라리...이건 뭐야."
난 준비사항이 적힌 곳을 가르키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뭐 특별한 상위 귀족가문인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오래 사셔서 그런 것을 전해주신 것도 아닌데다 게다가 가까운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내가 우리 가문의 문장을 알리가 없었다..
"아..그거 관객들이 응원하기 좋게 하려고 그래. 뭐 옛날 주인님 가문을 예로 들면 파란색이 상징이니까 응원하는 사람들이 파란색 천을 단체로 들고 환호를 하고 그렇게 했었어."
쩝...이건 완전히 고귀하신 황족이나 귀족들이 백성들 앞에서 쑈하는 꼴인데. 이런 행사에 아무런 귀족들의 반발 없이 이렇게 지속되다니. 황제부터 그렇게 호전적이니.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난 무슨 색에 어떤 문장을 해야할지 정말 고민이 되었다.
"톱시드에 올라온 사람들이 어떤 문장에 어떤 색을 쓰는지는 어떻게 알지?"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어. 하긴 톱시드를 배정받는 가문이 몇가문이 안되니까. 먼저 힐튼 가문은 아까 말했듯이 푸른색에 독수리가 문장이야. 뭐 색이야 다른색을 쓸 가능성도 있지만 아마 독수리 문장은 그래도 사용할것 같아. 그리고 황실은 제국을 다시 일으키는데 큰 공을 한 엄마를 기리는 의미에서 노란색에 장미 문장을 쓰고. 비아니스가문은 아마 녹색에 사자문양을 썼던 것 같은데? 스타코프 이 가문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나중에 세리언니나 황태자한테 물어봐."
황제나 황태자라, 두사람 모두 만나기가 좀 거북했다. 황태자야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었지만 황제는 며칠 전의 그 사건 때문에 왠지 내가 부끄러웠다. 내 잘못은 하나도 없지만, 그게 잘못이 없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아무튼 왠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주인님아 그런데 진짜 어떤 문장을 쓸거야?"
클라리는 정 안되면 자기가 결정해 주겠다는 듯한 말투로 나를 보며 말을했다. 하지만 이번것은 왠지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클라리에게 맡겼다가는 정말 어떤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므로, 예측불허라고 할까?
오크나 오우거, 트롤 같은 몬스터들을 상징을하면, 쩝 아무래도 안되겠지. 그랬다간 진짜 말그대로 즉결 처형을 당할지도 모를 것 같다. 아직 대부분의 인간들 사회에서는 몬스터들은 제기 되어야 할 대상이었으니, 그냥 황실가문처럼 종류도 많고 무난한 꽃 종류로 해야 할 것 같았다. 음....꽃이라. 아! 백합, 백합으로 해야겠다.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그렇게 까다롭지도 않고, 예전에 백합으로 된 문장을 어디 선가 본것 같기도 하니 도안을 구하기도 쉬울 것 같다.
"백합."
"뭐? 백합? 그건 리투니아시를 상징하는 건데, 그러고 보니 백합을 문장으로 쓰는 가문은 없네. 괜찮겠다. 백합. 역시 우리 주인님은 생각보다 센스가 상당히 좋아요."
클라리는 이것저것 곰곰히 생각한 후 날 신기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누군, 생각도 없는 바보인줄 아나? 클라리의 말을 듣고 보니 백합문장을 리투니아시에 관련된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그걸 그대로 쓴다고 뭐라 하진 않겠지?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신디나 소피였으면 방문을 두드리지 않았을 것일테고. 황제 역시 방문을 두드리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누구지? 설마 황태자가 직접 찾아온다거나 하진 않았을 것일테고, 그렇다면 찾아올 사람이 없었는데. 난 문쪽으로 걸어가 문을 천천히 열었다.
"가이우스!"
문 앞에는 가이우스가 서 있었다. 물론 문을 여는 순간은 녀석의 가슴 부분 밖에 보이지 않아, 녀석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내가 고개를 들었지만, 그런데 무슨 일이지? 지금은 낮인데,설마 그 막가는 인격이...
"란트군, 아니 크리센 영주.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엇, 내 예상과는 다르게 가이우스는 밤인격의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난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한체 가이우스를 쳐다보았다. 황당한 이유를 말하자면, 가이우스가 수도에 올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내 방에 찾아올줄은 몰랐는데다, 분명이 낮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밤 인격이 겉에 들어나 있다는 점이었다.
"어..그래, 그런데 어떻게 낮인데도?"
난 다시 방 안쪽으로 돌아서 걸어 들어오며, 뒤따라 들어오는 가이우스 쪽을 향해 물었다. 녀석은 조금 얼굴에 미소를 띄운체 답을 했다.
"아, 란트군과 만난 뒤부터는 두 인격 다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낮의 인격이 더 좋으십니까? 바꿔드릴까요?"
이녀석, 이중인격 컨트롤 가능하다는 것, 사실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때없는 농담도 할줄알고, 어찌됬건 가이우스한텐 잘되긴 잘된일인 것 같았다. 이제 황태자하고 붙어도 그렇게 밀릴 것은 없을 테니까. 한가지 희망이 더 생긴 것일까?
다시 가이우스를 보니 확실히 느끼는 점이, 녀석은 핀누나를 정말 많이 닮았다. 그에 반해 클라우는 성기사단장을 많이 닮았고, 아렐리아는 아무래도 핀누나를 많이 닮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렐리아는 잘 모르니 제외하고 나머지 이 두 형제는 성격적인 면에는 부모를 그다지 닮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베리우스 단장과 핀 누나의 감춰진 면을 보지 못해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런 것 같았다.
"이 방...저도 어릴 때 여기서 많이 지냈었는데,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가이우스는 방 이 곳 저 곳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을했다. 그래 클라리가 여기서 아이들을 돌봐 줬었다고 했었지. 가이우스 녀석에게도 추억이 담긴 곳일까?
"그래, 그러고 보니. 예전에 가이우스 네가 침대에 오줌을 싸서 내가 해결한다고 고생을 한 기억이 나네."
클라리는 가이우스를 보며 전혀 놀리는 것 같지 않는 어투로 가이우스의 약점을 건드렸다. 설마...사실일까? 그런데 가이우스 녀석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과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았다.
"클라리 누..님....그런 사실은 그렇게 기억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가이우스는 클라리를 쳐다보며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쉰 뒤, 우리가 있는 소파로 걸어왔다. 불쌍한 녀석, 하지만 내가 누구를 동정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난 매일 당하고 있으니. 난 가이우스 녀석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클라리 옆에 앉았다. 왠만하면 클라리 옆에 앉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 더 좋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다. 가이우스는 소파에 앉은 후에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란트군, 그런데 생각보다 대단하더군요. 황태자를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만드시다니. 란트군을 적으로 만들지 않기를 정말 잘했단 생각이듭니다."
이 녀석도 알고 있었나? 쩝, 이 녀석 아니었으면 그 얄미운 황태자 녀석에게 그렇게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이 녀석은 그다지 알고 지낸지 오래됬다거나 자주 만난 것도 아니었지만 비슷한 성격의 황태자와 다르게 왠지 친밀감이 느껴졌다.
"뭐. 그냥 어쩌다가 보니. 그렇게 됬지. 그런데 가이우스, 검술 대회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그러는데, 네 정보력이야 제국이 알아주니까. 이번에 출전하려고 하는 사람들 개인별로 어떤 색깔을 사용하지? 가문의 색이야 알지만 개인 색은, 내가 검술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야지."
어쩌다가 이렇게 긴 말을 내가 했을까? 내가 느끼기에도 나란 존제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말을 이렇게 많이 하게 되다니, 가이우스는 예전에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차가운 느낌이 많이 사라진 미소를 얼굴에 뛰우며 말을했다.
"란트군, 그 정도 부탁이야 저가 백번이라도 들어드리죠. 시드 배정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아버님 티베리우스 단장께서는 푸른색, 동부수비대 부대장 레니안 스파코프는 붉은 색을 씁니다."
레니안 스파코프...동부수비대 부대장이라 그럼 확실한 황태자 파이겠군.
"그리고 메넬리오 북부수비대장은 비아니스 가문의 색인 녹색을 쓰시고, 리아인 황자는 황실의 색인 노란색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황태자 역시 노란색을 쓰고 저도 아버님을 따라 가문의 색인 파란색을 쓰려고 합니다. 그 다음이 란트군이고, 다음시드 성기사 제 2군단장 클라우디우스 형님은 가문의 색을 쓰지 않고 보라색을 씁니다."
클라우디우스 녀석 확실히 집안에서 따돌림을 당하는게 틀림이 없었다. 아니라면 일부러 가족들을 피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러니 가문의 색을 쓰지 않고 독자적인 색을 사용하는 것 같다.
가이우스의 말을 듣고 보니 대체로 클라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일치했다. 클라리의 기억력은 알아줘야 하니까. 그런 이유로 어릴 때, 실수하나 안한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 까닭에 리아인이나 가이우스가 클라리에게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 모두 클라리가 돌봐준 까닭에 볼 것, 못 볼 것 클라리에게 다 보여준 상태일테니.
"그럼 난 흰색으로 해야겠다. 문장인 백합도 흰색이니까..그런데 유니폼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난 소파에 등을 기대며 가이우스를 보며 탄식하듯 말을했다. 클라리 역시 나를 따라 소파에 등을 기대더니. 내게 몸을 기대는 것이었다. 쩝, 검의 머리 무게때문에 묵직해 지는 내 어깨. 이래서 내가 클라리 옆에 앉지 않으려고 했다. 왠지 피곤해 지므로... 그런데 가이우스 녀석은 우리 모습을 보더니 헛기침을 몇 번했다. 녀석, 왜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하는 거야?
"백합, 리투니아 시의 문장이군요. 어쨌든 지금은 쓰는 사람이 없으니 잘 고르셨습니다. 그리고 흰색이라...아! 유니폼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나가는 길에 황실 제단사에게 부탁해서 만들어 올리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가이우스 이 녀석도 생각 외로 이 것 저 것 신경을 많이 써놓는 타입이었다. 남자치고는 왠지 꼼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 그런데 이중인격이 풀렸다니 정말 아쉬웠다. 이 녀석 낮의 인격은 의외로 단순해서 놀려먹거나 괴롭히기에는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뭐 스트레스야 황제와 도시 구경하면서 많이 풀었던 관계로 꼭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그런데 가이우스, 내가 너희 아버지하고 황제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거야? 난 예전에 스승님이 나를 봐주면서 할 때, 간신히 이길 정도 실력밖에 안된다고."
그래 그동안 꼭 묻고 싶었떤 점이었다. 뭐, 황궁에 계속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도에 온 뒤에 귀족들이 나에대해 특별히 위해를 가하거나 한 적은 없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끄다지 대회에 참가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를 믿으시고 한 번 해 보시길. 그리고 이번에 본선에 엘프 두명이 올라왔는데 대진표를 보니 란트군과는 대결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이우스는 짧게 말을했다. 하지만 별 필요없이 길게 말하는 것 보다. 간단하게 할 말만 하는게 훨씬 더 신용이 갔다. 엘프라, 제국의 경우 엘프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핀누나의 공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크엘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엘프의 경우 거의 귀족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제국에는 엘프들을 생각 외로 인간들 틈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마을만큼 인간들과 가까운 곳에 엘프가 그렇게 많이 사는 곳이 있을까? 그런 까닭인지 몰라도 제국에 온 뒤, 길에서 엘프들과 스치거나 해도 그렇게 신기하다거나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무튼, 고마워. 가이우스. 그런데 너는 검술대회에 어디까지 올라가는게 목표야?"
이 녀석도 참가를 한 것을 보면 녀석 나름대로는 목표가 있을 것 같았다.
"제 목표를 물으셨습니까? 음...이번에는 16강을 통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진표를 보니 8강에는 황태자. 그리고 황태자를 이긴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란트군과 만나게 되니. 게다가 검술 실력은 솔직히 황태자가 저보다 뛰어나므로 이기기는 조금 힘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럼 전 일이 있어서 이만, 부탁하신 일은 꼭 해결해 놓겠습니다."
가이우스는 내 질문에 답을 한 뒤, 예전 밤의 인격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 밝게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쩝...이제 저 녀석에게도 여자가 따라다닐 일이 많이 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생긴 외모에다, 솔직히 황태자, 클라우, 리아인 모두 잘생겼지만 그 중에서는 가이우스 저 녀석이 제일 잘생겼다. 그리고 이제 성격까지 적당히 조절이 가능하니, 정말 모를일이었다. 내 충고로 그렇게 간단하게 어떻게 보면 정신병이라 할 수 있는 이중인격을 해결하다니, 어떤 음유 시인은 자신의 정신이 분리되는 것을 느끼자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해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정말...이 기회에 상담소나 하나 차려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자, 내 주제에 무슨, 말을 엄청나게 많이 해야할 직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무튼, 고마워 가이우스."
밖으로 나가려는 가이우스의 뒤를 보며 말을 해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고개를 돌리더니 절대로 밤의 인격이면 할 수 없는 느끼한 표정으로 나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갔다. 쩝...저녀석도 다시 연구대상에 포함시켜야 되겠다.
"클라리, 그런데 넌 어떻게 할꺼니? 대회중에도 그냥 밖에 있을꺼야?"
솔직히 클라리가 검 속에 있는게 검을 사용하는데 왠지 더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꼭 클라리가 안에 없다고 그렇게 검의 상태가 나빠지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검의 성능으로만 따지자면 클라리가 안에 있든 없든 평범한 검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뛰어났다.
"응, 나 검술대회를 구경하고 싶어. 안에 들어가 있으면 느낌만 느껴지고, 어떻게 되는지 안보여서 그래. 그리고 나도 A클래스 마법사 정도의 실력은 돼니까 내 몸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 걱정하지마. 주인님아."
하긴 가이우스 녀석을 튕겨내버린 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 소문에 따르면 워낙 교묘한 황태자니, 그렇지만 내가 수도에 온 뒤에는 황태자의 그러한 모습을 특별히 본적은 없었다. 오히려 좀...어리숙한 모습만 봤을뿐, 그게 내 상태가 말이 아니었을 때니까, 녀석을 똑바로 느꼈다고 볼 수 없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황태자녀석이 꿈에 나타날까 무섭다.
검술 대회...정말, 귀찮아. 그냥 귀족 녀석들 싹 쓸어버리고 모른척하고 있을까? 회의 때 살펴보니 수도 얼마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내게 그다지 나쁜일을 한 것도 없으므로 그러기에는 조금 그렇고, 그렇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구경꺼리가 되는 것도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 난 왜그런지 몰라도 승부욕이라던지 그런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강자와의 대결이다라는데 대부분의 전사들은 피가 끓는다고 하는 것에 반해 난 무신경한 것이...나만 특별히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뭐 생각을 해보니, 검술대회에 참가해서 몸을 푸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요즘에는 특별히 검술을 쓸일이 없었으니까 실전에 맞게 검술을 단련할 기회가 없었다. 건달들과의 사건은 일방적으로 두들기는거지 절대로 검술을 쓴 건 아니었다. 수련할 기회도 특별히 없었고 너무 쓰지 않으면 무뎌지는게 검술이니까.
그런데 이런 내가 정말 우승할 수 있을까? 지금 고민해봤자 내 머리만 아프고, 에이 모르겠다. 일단 검술대회에 참가해 일단 참가해 봐야겠다. 그럼 모든 것이 해결되겠지.
-제국 검술 대회는 대 전쟁에서 승리하고 리투안 제국을 다시 재건한 것을 기념하기위해 매년 겨울 치뤄지고 있다. 전 대회 우승자는 결승에 바로 직행할 권리를 가지며 그 외 상위 랭커 8명에게는 톱시드가 주어진다.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사람은 전국적인 예선을 치뤄 나머지 8명의 본선 진출 자격을 취득해야 된다. 대회 참가 자격은 전과자를 제외하고는 국적, 성별, 신분, 종교등 어떤 제약도 받지 않으며 오로지 실력만으로 인정을 받을 뿐이다. 초대 챔피언은 티베리우스 폰 힐튼 당시 성기사 제 3 군단장이며, 가장 오랫동안 연속으로 우승트로피를 차지한 기록은 24년으로 철혈여제 세레니안느 1세가 가지고 있다. 많은 대회가 치뤄졌지만 우승자의 경우는 철혈여제의 연속 우승의 예를 볼 때에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까닭에 대회 우승자는 엄청난 존경과 동경을 받게 된다. <제국 검술 대회 소개서>-
"어? 이상하네. 주인님 톱시드를 배정 받았어. 올해 처음 출전하는건데 어떻게 된거지?"
"나도 모르겠어. 아무래도 황제가 등록을 했다는 걸로 볼 때, 황제의 압력이 들어간 것 같은아."
난 검술대회 초청장과 간단한 소개서를 읽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올것이 왔구나. 그런데 솔직히 내가 톱시드를 받은 건 전혀 의외였다. 그 전해 톱시드 배당자가 나이가 들어 병으로 죽은 까닭에 내가 대신 받았다고 하지만 황제가 힘을 쓴 듯한 냄세가 슬슬 풍기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혹시 다른 출전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할 필요성이 하나 더 증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톱시드에는 대체로 올라 올 것이라 예상하던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티베리우스 단장, 메넬리오 수비대장, 리아인, 세인트, 가이우스, 클라우,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그런데 레니안 스파코프라...이사람은 누구지? 나중에 대회에 나가보면 알테니 그리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토너먼트 표를 보니 나와 대회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준결승까지 올라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아직 예선이 끝나지 않아서 그런지 톱시드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은 결정되지 않은 것 같았다. 모레가 대회인데, 그전까지 끝날 수 있으려나? 예선전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결과를 모우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출전표에 가이우스 녀석이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녀석도 수도로 온다는 말일텐데, 제국 검술대회가 그렇게 중요한 행사인 것인지. 해외에 파견된 대사가 외교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돌아올 정도라면, 휴 제국은 정말 내 관점에서 이해하지 못할 점이 한 둘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클라리 너 혹시 예전에 이 대회 구경한 적 있어?"
아무래도 검술대회가 매년 열리는 대회 인 것 같았고, 그런데로 역사가 오래 된 것으로 볼 때, 예전에 클라리가 티베리우스 단장의 검으로써 지낼 때 참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응, 예전에 옛날 주인님하고 참가한 적 있어. 제일 처음대회 때는 주인님이 우승을 했었는데 몇 년 지나서부터는 세리 언니가 계속 우승을 했었어. 주인님의 스승님이 우승한 적도 한 번 있었던 것 같아."
잠깐, 그 말은 황제나 티베리우스 단장이 스승님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 휴...스승님이야 대련할 때 몇 번 이겼었다. 하지만 그 건 대련일 뿐이고 스승님과 실제 상황에서 검검술을 겨뤘다면 조금 무리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난 한숨을 내쉰 뒤, 초청장을 뒤로 넘긴 다음, 대회관련 소개서를 읽기 시작했다.
금기사항
꼭 이런 것 부터 먼저 놓는다니까. 솔직히 금기사항이란 말은 그 내용에 관계 없이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다. 내가 기본 적인 성격자체이나 살아온 환경이 어떠한 것에 구속되어 있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내가 법같은데 구속되는 존제였다면 이미 난 형장의 이슬로 한두번 사라진 정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1. 대회시 암기(비수, 표창, 숏나이프등의 투척용 무기)사용 금지
2. 독, 저주 관련 마법무기 사용금지.
3. 직접 공격 마법 사용 금지
4. 원거리 공격무기(활, 석궁, 투창등)사용 금지
5. 살의가 담긴 살인을 목적으로 한 고의적인 공격 금지
위의 사항은 황실에서 임명한 심판관들에게 엄중이 심사되며 어길시에는 즉결처형까지 가능.
즉결 처형이라. 살벌하군. 하긴 황제까지 직접 출전하는 대회인데 이 정도 금기사항이면 금기라고 할 것도 없었다. 절대 그런 일은 없겠지만 황제가 만약 독이 묻은 비수같은 것에 다치면 온 나라가 뒤집혀 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살벌한 대회에 꼭 황제가 직접 출전을 해야 하는 것일까? 뭐 궁안에서도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게 한 황제니까. 그리 이상할 것도 없었지만.
허가사항
1. 마법무기 사용가능
2. 보조적인 마법 사용가능
3. 방어구에는 특별히 제한이 없음.
이 말은 그렇다면 클라리를 들고 싸울 수 있겠구나. 솔직히 워낙 클라리에 익숙해 져서 다른 검을 들기는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다른 검을 들어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왠지 편하지 않다고하나? 솔직히 황태자한테 클라리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준비사항
1. 자신의 가문이나 개인의 문장 준비.
2. 문장이 세겨진 갑옷이나 유니폼 준비.
3. 자신이나 가문을 나타내는 색 선택.(톱시드 배정자의 경우에만. 타가문과 중복불가)
헛...이건 또 뭐야?.도대체 검술대회에 유니폼이나 문장이나 색깔이 왜 필요한건지. 정말 이해불가능이었다. 제국 검술대회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클라리...이건 뭐야."
난 준비사항이 적힌 곳을 가르키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뭐 특별한 상위 귀족가문인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오래 사셔서 그런 것을 전해주신 것도 아닌데다 게다가 가까운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내가 우리 가문의 문장을 알리가 없었다..
"아..그거 관객들이 응원하기 좋게 하려고 그래. 뭐 옛날 주인님 가문을 예로 들면 파란색이 상징이니까 응원하는 사람들이 파란색 천을 단체로 들고 환호를 하고 그렇게 했었어."
쩝...이건 완전히 고귀하신 황족이나 귀족들이 백성들 앞에서 쑈하는 꼴인데. 이런 행사에 아무런 귀족들의 반발 없이 이렇게 지속되다니. 황제부터 그렇게 호전적이니.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난 무슨 색에 어떤 문장을 해야할지 정말 고민이 되었다.
"톱시드에 올라온 사람들이 어떤 문장에 어떤 색을 쓰는지는 어떻게 알지?"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어. 하긴 톱시드를 배정받는 가문이 몇가문이 안되니까. 먼저 힐튼 가문은 아까 말했듯이 푸른색에 독수리가 문장이야. 뭐 색이야 다른색을 쓸 가능성도 있지만 아마 독수리 문장은 그래도 사용할것 같아. 그리고 황실은 제국을 다시 일으키는데 큰 공을 한 엄마를 기리는 의미에서 노란색에 장미 문장을 쓰고. 비아니스가문은 아마 녹색에 사자문양을 썼던 것 같은데? 스타코프 이 가문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나중에 세리언니나 황태자한테 물어봐."
황제나 황태자라, 두사람 모두 만나기가 좀 거북했다. 황태자야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었지만 황제는 며칠 전의 그 사건 때문에 왠지 내가 부끄러웠다. 내 잘못은 하나도 없지만, 그게 잘못이 없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아무튼 왠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주인님아 그런데 진짜 어떤 문장을 쓸거야?"
클라리는 정 안되면 자기가 결정해 주겠다는 듯한 말투로 나를 보며 말을했다. 하지만 이번것은 왠지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클라리에게 맡겼다가는 정말 어떤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므로, 예측불허라고 할까?
오크나 오우거, 트롤 같은 몬스터들을 상징을하면, 쩝 아무래도 안되겠지. 그랬다간 진짜 말그대로 즉결 처형을 당할지도 모를 것 같다. 아직 대부분의 인간들 사회에서는 몬스터들은 제기 되어야 할 대상이었으니, 그냥 황실가문처럼 종류도 많고 무난한 꽃 종류로 해야 할 것 같았다. 음....꽃이라. 아! 백합, 백합으로 해야겠다.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그렇게 까다롭지도 않고, 예전에 백합으로 된 문장을 어디 선가 본것 같기도 하니 도안을 구하기도 쉬울 것 같다.
"백합."
"뭐? 백합? 그건 리투니아시를 상징하는 건데, 그러고 보니 백합을 문장으로 쓰는 가문은 없네. 괜찮겠다. 백합. 역시 우리 주인님은 생각보다 센스가 상당히 좋아요."
클라리는 이것저것 곰곰히 생각한 후 날 신기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누군, 생각도 없는 바보인줄 아나? 클라리의 말을 듣고 보니 백합문장을 리투니아시에 관련된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그걸 그대로 쓴다고 뭐라 하진 않겠지?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신디나 소피였으면 방문을 두드리지 않았을 것일테고. 황제 역시 방문을 두드리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누구지? 설마 황태자가 직접 찾아온다거나 하진 않았을 것일테고, 그렇다면 찾아올 사람이 없었는데. 난 문쪽으로 걸어가 문을 천천히 열었다.
"가이우스!"
문 앞에는 가이우스가 서 있었다. 물론 문을 여는 순간은 녀석의 가슴 부분 밖에 보이지 않아, 녀석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내가 고개를 들었지만, 그런데 무슨 일이지? 지금은 낮인데,설마 그 막가는 인격이...
"란트군, 아니 크리센 영주.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엇, 내 예상과는 다르게 가이우스는 밤인격의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난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한체 가이우스를 쳐다보았다. 황당한 이유를 말하자면, 가이우스가 수도에 올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내 방에 찾아올줄은 몰랐는데다, 분명이 낮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밤 인격이 겉에 들어나 있다는 점이었다.
"어..그래, 그런데 어떻게 낮인데도?"
난 다시 방 안쪽으로 돌아서 걸어 들어오며, 뒤따라 들어오는 가이우스 쪽을 향해 물었다. 녀석은 조금 얼굴에 미소를 띄운체 답을 했다.
"아, 란트군과 만난 뒤부터는 두 인격 다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낮의 인격이 더 좋으십니까? 바꿔드릴까요?"
이녀석, 이중인격 컨트롤 가능하다는 것, 사실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때없는 농담도 할줄알고, 어찌됬건 가이우스한텐 잘되긴 잘된일인 것 같았다. 이제 황태자하고 붙어도 그렇게 밀릴 것은 없을 테니까. 한가지 희망이 더 생긴 것일까?
다시 가이우스를 보니 확실히 느끼는 점이, 녀석은 핀누나를 정말 많이 닮았다. 그에 반해 클라우는 성기사단장을 많이 닮았고, 아렐리아는 아무래도 핀누나를 많이 닮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렐리아는 잘 모르니 제외하고 나머지 이 두 형제는 성격적인 면에는 부모를 그다지 닮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베리우스 단장과 핀 누나의 감춰진 면을 보지 못해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런 것 같았다.
"이 방...저도 어릴 때 여기서 많이 지냈었는데,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가이우스는 방 이 곳 저 곳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을했다. 그래 클라리가 여기서 아이들을 돌봐 줬었다고 했었지. 가이우스 녀석에게도 추억이 담긴 곳일까?
"그래, 그러고 보니. 예전에 가이우스 네가 침대에 오줌을 싸서 내가 해결한다고 고생을 한 기억이 나네."
클라리는 가이우스를 보며 전혀 놀리는 것 같지 않는 어투로 가이우스의 약점을 건드렸다. 설마...사실일까? 그런데 가이우스 녀석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과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았다.
"클라리 누..님....그런 사실은 그렇게 기억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가이우스는 클라리를 쳐다보며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쉰 뒤, 우리가 있는 소파로 걸어왔다. 불쌍한 녀석, 하지만 내가 누구를 동정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난 매일 당하고 있으니. 난 가이우스 녀석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클라리 옆에 앉았다. 왠만하면 클라리 옆에 앉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 더 좋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다. 가이우스는 소파에 앉은 후에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란트군, 그런데 생각보다 대단하더군요. 황태자를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만드시다니. 란트군을 적으로 만들지 않기를 정말 잘했단 생각이듭니다."
이 녀석도 알고 있었나? 쩝, 이 녀석 아니었으면 그 얄미운 황태자 녀석에게 그렇게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이 녀석은 그다지 알고 지낸지 오래됬다거나 자주 만난 것도 아니었지만 비슷한 성격의 황태자와 다르게 왠지 친밀감이 느껴졌다.
"뭐. 그냥 어쩌다가 보니. 그렇게 됬지. 그런데 가이우스, 검술 대회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그러는데, 네 정보력이야 제국이 알아주니까. 이번에 출전하려고 하는 사람들 개인별로 어떤 색깔을 사용하지? 가문의 색이야 알지만 개인 색은, 내가 검술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야지."
어쩌다가 이렇게 긴 말을 내가 했을까? 내가 느끼기에도 나란 존제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말을 이렇게 많이 하게 되다니, 가이우스는 예전에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차가운 느낌이 많이 사라진 미소를 얼굴에 뛰우며 말을했다.
"란트군, 그 정도 부탁이야 저가 백번이라도 들어드리죠. 시드 배정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아버님 티베리우스 단장께서는 푸른색, 동부수비대 부대장 레니안 스파코프는 붉은 색을 씁니다."
레니안 스파코프...동부수비대 부대장이라 그럼 확실한 황태자 파이겠군.
"그리고 메넬리오 북부수비대장은 비아니스 가문의 색인 녹색을 쓰시고, 리아인 황자는 황실의 색인 노란색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황태자 역시 노란색을 쓰고 저도 아버님을 따라 가문의 색인 파란색을 쓰려고 합니다. 그 다음이 란트군이고, 다음시드 성기사 제 2군단장 클라우디우스 형님은 가문의 색을 쓰지 않고 보라색을 씁니다."
클라우디우스 녀석 확실히 집안에서 따돌림을 당하는게 틀림이 없었다. 아니라면 일부러 가족들을 피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러니 가문의 색을 쓰지 않고 독자적인 색을 사용하는 것 같다.
가이우스의 말을 듣고 보니 대체로 클라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일치했다. 클라리의 기억력은 알아줘야 하니까. 그런 이유로 어릴 때, 실수하나 안한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 까닭에 리아인이나 가이우스가 클라리에게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 모두 클라리가 돌봐준 까닭에 볼 것, 못 볼 것 클라리에게 다 보여준 상태일테니.
"그럼 난 흰색으로 해야겠다. 문장인 백합도 흰색이니까..그런데 유니폼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난 소파에 등을 기대며 가이우스를 보며 탄식하듯 말을했다. 클라리 역시 나를 따라 소파에 등을 기대더니. 내게 몸을 기대는 것이었다. 쩝, 검의 머리 무게때문에 묵직해 지는 내 어깨. 이래서 내가 클라리 옆에 앉지 않으려고 했다. 왠지 피곤해 지므로... 그런데 가이우스 녀석은 우리 모습을 보더니 헛기침을 몇 번했다. 녀석, 왜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하는 거야?
"백합, 리투니아 시의 문장이군요. 어쨌든 지금은 쓰는 사람이 없으니 잘 고르셨습니다. 그리고 흰색이라...아! 유니폼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나가는 길에 황실 제단사에게 부탁해서 만들어 올리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가이우스 이 녀석도 생각 외로 이 것 저 것 신경을 많이 써놓는 타입이었다. 남자치고는 왠지 꼼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 그런데 이중인격이 풀렸다니 정말 아쉬웠다. 이 녀석 낮의 인격은 의외로 단순해서 놀려먹거나 괴롭히기에는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뭐 스트레스야 황제와 도시 구경하면서 많이 풀었던 관계로 꼭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그런데 가이우스, 내가 너희 아버지하고 황제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거야? 난 예전에 스승님이 나를 봐주면서 할 때, 간신히 이길 정도 실력밖에 안된다고."
그래 그동안 꼭 묻고 싶었떤 점이었다. 뭐, 황궁에 계속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도에 온 뒤에 귀족들이 나에대해 특별히 위해를 가하거나 한 적은 없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끄다지 대회에 참가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를 믿으시고 한 번 해 보시길. 그리고 이번에 본선에 엘프 두명이 올라왔는데 대진표를 보니 란트군과는 대결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이우스는 짧게 말을했다. 하지만 별 필요없이 길게 말하는 것 보다. 간단하게 할 말만 하는게 훨씬 더 신용이 갔다. 엘프라, 제국의 경우 엘프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핀누나의 공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크엘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엘프의 경우 거의 귀족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제국에는 엘프들을 생각 외로 인간들 틈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마을만큼 인간들과 가까운 곳에 엘프가 그렇게 많이 사는 곳이 있을까? 그런 까닭인지 몰라도 제국에 온 뒤, 길에서 엘프들과 스치거나 해도 그렇게 신기하다거나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무튼, 고마워. 가이우스. 그런데 너는 검술대회에 어디까지 올라가는게 목표야?"
이 녀석도 참가를 한 것을 보면 녀석 나름대로는 목표가 있을 것 같았다.
"제 목표를 물으셨습니까? 음...이번에는 16강을 통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진표를 보니 8강에는 황태자. 그리고 황태자를 이긴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란트군과 만나게 되니. 게다가 검술 실력은 솔직히 황태자가 저보다 뛰어나므로 이기기는 조금 힘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럼 전 일이 있어서 이만, 부탁하신 일은 꼭 해결해 놓겠습니다."
가이우스는 내 질문에 답을 한 뒤, 예전 밤의 인격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 밝게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쩝...이제 저 녀석에게도 여자가 따라다닐 일이 많이 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생긴 외모에다, 솔직히 황태자, 클라우, 리아인 모두 잘생겼지만 그 중에서는 가이우스 저 녀석이 제일 잘생겼다. 그리고 이제 성격까지 적당히 조절이 가능하니, 정말 모를일이었다. 내 충고로 그렇게 간단하게 어떻게 보면 정신병이라 할 수 있는 이중인격을 해결하다니, 어떤 음유 시인은 자신의 정신이 분리되는 것을 느끼자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해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정말...이 기회에 상담소나 하나 차려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자, 내 주제에 무슨, 말을 엄청나게 많이 해야할 직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무튼, 고마워 가이우스."
밖으로 나가려는 가이우스의 뒤를 보며 말을 해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고개를 돌리더니 절대로 밤의 인격이면 할 수 없는 느끼한 표정으로 나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갔다. 쩝...저녀석도 다시 연구대상에 포함시켜야 되겠다.
"클라리, 그런데 넌 어떻게 할꺼니? 대회중에도 그냥 밖에 있을꺼야?"
솔직히 클라리가 검 속에 있는게 검을 사용하는데 왠지 더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꼭 클라리가 안에 없다고 그렇게 검의 상태가 나빠지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검의 성능으로만 따지자면 클라리가 안에 있든 없든 평범한 검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뛰어났다.
"응, 나 검술대회를 구경하고 싶어. 안에 들어가 있으면 느낌만 느껴지고, 어떻게 되는지 안보여서 그래. 그리고 나도 A클래스 마법사 정도의 실력은 돼니까 내 몸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 걱정하지마. 주인님아."
하긴 가이우스 녀석을 튕겨내버린 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 소문에 따르면 워낙 교묘한 황태자니, 그렇지만 내가 수도에 온 뒤에는 황태자의 그러한 모습을 특별히 본적은 없었다. 오히려 좀...어리숙한 모습만 봤을뿐, 그게 내 상태가 말이 아니었을 때니까, 녀석을 똑바로 느꼈다고 볼 수 없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황태자녀석이 꿈에 나타날까 무섭다.
검술 대회...정말, 귀찮아. 그냥 귀족 녀석들 싹 쓸어버리고 모른척하고 있을까? 회의 때 살펴보니 수도 얼마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내게 그다지 나쁜일을 한 것도 없으므로 그러기에는 조금 그렇고, 그렇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구경꺼리가 되는 것도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 난 왜그런지 몰라도 승부욕이라던지 그런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강자와의 대결이다라는데 대부분의 전사들은 피가 끓는다고 하는 것에 반해 난 무신경한 것이...나만 특별히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뭐 생각을 해보니, 검술대회에 참가해서 몸을 푸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요즘에는 특별히 검술을 쓸일이 없었으니까 실전에 맞게 검술을 단련할 기회가 없었다. 건달들과의 사건은 일방적으로 두들기는거지 절대로 검술을 쓴 건 아니었다. 수련할 기회도 특별히 없었고 너무 쓰지 않으면 무뎌지는게 검술이니까.
그런데 이런 내가 정말 우승할 수 있을까? 지금 고민해봤자 내 머리만 아프고, 에이 모르겠다. 일단 검술대회에 참가해 일단 참가해 봐야겠다. 그럼 모든 것이 해결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