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5장 운명의 수레바퀴(5) 제국 마법 대회-3(수정)
푸른바람 BlueWind·2002. 3. 17. AM 11:57:06·조회 2680·추천 59
"다음 출전자는 검술대회 우승자 백합의 기사의 동생! 미카 크리센!"
흠, 누가 저런 것 까지 심판한테 가르쳐 준거야? 이 것 역시 황태자와 황제의 농간인가? 난 검술대회 때와는 다른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마법의 지팡이를 양손으로 잡은체 경기장 가운데를 향해 걸어갔다. 로브가 아무래도 여성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핀누나도 대충 알건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비참하다고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다.
내가 경기장을 향해 걸어나오자 관중석이 조금 소란스러워 졌다. 백합의 기사의 동생이란 소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백합의 기사의 동생이 아니라 진짜 백합의 기사인데. 흠, 그런데 진짜 백합의 기사라 하니까 뭔가 이상했다. 나 같은놈이 어딜봐서 기사라구? 휴, 그렇다고 대놓고 난 이러이러한 놈이니까 못하겠소하고 말할 성격도 못되는데다 뭐 응원을 해주니 기분이 그런대로 괜찮았으므로 이렇게 계속 기사님 행세를하고 있는 것이었다.
경기장 가운데에 서서 관중석을 돌아보니, 내 대기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는 귀빈석에 황태자와 황제, 아리 공주에 스승님까지 나와있었다. 리아인이 왔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런 이번 사건의 원흉들, 헛, 저쪽으로 불덩이 한 열개만 날려 버릴까? 하지만 그 생각도 베리어 때문에 안타깝게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황태자의 표정이 편치 않았다. 저 냉정한 녀석이 왜 저럴까? 어떻게 보면 날 보며 뭔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쩝, 녀석과 관련된 일은 그냥 신경쓰지 않는게 속편하다.
황제와 스승님은...그 음흉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미소를 얼굴 가득 띄운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스승님도 알고 있다는 말이군. 저 모습을 보면 확실히 부부는 비슷해진다는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다. 흐, 계속 보고 있다가는 정말 손해는 나만 보게 될 것 같다. 그냥 무시해야지.
난 심판석 쪽을 향해 돌아서서 5라는 숫자를 마법으로 공중에 올렸다. 뭐, 트롤이나 오크같은 것들하고 싸우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는 생각이었다. 어쩔 수 없이 출전을하긴 했지만 여자 옷차림으로 사람들 앞에 오래 서 있고 싶지 않았다.
잠시후, 경기장 한쪽에서 차원의 문이 천천히 열리며 오우거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휴, 아무리 오우거라지만 정말 못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이야 우리 마을에 있는 오우거들이 저런놈들보다 월등하지. 이런걸 지역감정이라고 부른다지 아마도?
정신을 차린 오우거가 날 보며 살기를 풍기는게 느껴졌다. 멀리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확실히 이놈들은 존중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눈빛도 그렇고, 우리 마을에 사는 순화된 맑은 눈빛의 오우거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느껴졌다. 오우거는 전에 나왔던 오우거들 처럼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쇠몽둥이로 경기장 바닥을 몇번 가격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 모습이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귀엽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난 오우거가 하는 행동을 그냥 한심하단 표정을 지으며 보았다. 오우거는 내가 자신의 모습에 신경을 쓰지 않자 기분이 나빴는지 쇠몽둥이를 든체 날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흠, 빨리 끝내려고 했는데 녀석이 스스로 도움을 주는 군. 하지만 고급 마법을 쓸수도 없잖아? 쩝, 그럴경우에 종종 사용하는 마법이 있지.
"매직 미사일!"
난 빨리 끝을 보기 위해서 매직미사일 마법 세 개를 동시에 캐스트 했다. 한개당 7발정도 날라가니까. 한 20발 정도는 나갈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 정도면 오우거라도 한방감. 내 의도대로 눈앞에 세개의 마법진이 뜬 후, 20발의 마나로 된 화살들이 달려오는 오우거를 향해 날아갔다. 보통 매직 미사일이야. 저 녀석이 쇠방망이로 튕겨버리고도 충분하겠지만 내가 쓴 매직 미사일이 보통 매직 미사일도 아니고, 그리고 20발이 넘는 숫자로 날라오는데 저 둔한 오우거가 어떻게 해볼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팅' '팅'
마나의 화살과 쇠몽둥이가 충돌하며 맑은 충격음을 내었다. 오우거는 자신의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몇개는 막아냈지만 그 숫자는 얼마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두 오우거의 몸에 정확히 직격했다. 트롤이었다면 회복력 때문에 지금 이 방법이 조금 무리가 있었겠지만, 오우거같은 경우에는 지금 방법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내 미사일로 인해 곳곳에 부상을 입은 오우거는 비틀비틀 거리더니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전 시합에 그 폭력마도사한테 두들겨 맞은 오우거 처럼, 이 녀석은 쓰러진체 움직이지 못했다. 전투불능 상태, 관중석에서 짧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차원이동"
핀누나가 그 쓰러진 오우거를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버리는 것을 보며, 난 경기장 가운데에 섰있었다. 그런데 관중석에서 흰색으로 된 익숙한 깃발들이 휘날리는 것이 곳곳에서 보였다. 저건 어떻게 준비를 했지? 내가 마법대회에, 아니 정확히는 백합의 기사의 동생인 미카가 출전한다는 것을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단 말인데. 잘못하다간 별명이 또 하나 더 늘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시 차원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6단계는 다크엘프라고 했지? 다크 엘프하고 싸워보는 건 처음인데,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크엘프에 대해서 책에서야 여러번 읽어 봤지만, 아무래도 실전에 적용을 하는 것은 실제로 싸워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었다.
차원의 문을 통해 다크 엘프 하나가 나왔다. 아렐리아 때는 남자 엘프 였는데, 이번에는 모습을 보니 여자엘프인 것 같았다. 확실히 여자하고는 상당한 악연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의 다크엘프는 남자엘프처럼 활대신에 레이피어를 들고 있었다. 나도 검술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중요한 사실은 지금 갑옷도 무기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수많은 관중들과 황태자 앞에서 클라리를 짜잔하고 꺼내서 내가 란트다하고 공표하는 바보같은 짓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들고 왔다고 한들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황태자 녀석 분명히 위험하지 않다고 했었잖아. 하긴 그 놈 말을 믿은 내 잘못이 컸다.
내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동안 다크엘프는 무서운 속도로 나를 향해 접근을 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도 스피드라면 왠만큼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저 다크엘프의 속도는 황제에 비하면 기어가는 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 피하는 것은 정말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난 다크엘프가 허리를 노리고 들어오는 공격을 피하며 뒤쪽으로 물러서서 마법을 캐스팅했다.
"홀리 쉴드!"
"인첸티브 완드 오브 홀리!"
동시에 다른 두 종류의 주문을 빠르게 완성했다. 핀누나의 언령마법에 비하면 아니지만 솔직히 아렐리아를 비롯, 마법대회에 출전을 한 사람들 보다야 월등하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마법사가 신성마법을 사용하면 안되잖아? 아, 나중에 백마법사라고 대충 때우면 되겠다.
지팡이가 밝은 흰색에 둘러싸이며, 내 주위에도 흰색 막이 생겼다. 다크 엘프는 신성마법에 약하니까란 생각에 신성마법을 사용했다. 난 다크엘프가 빠르게 휘두르는 레이피어를 신성 강화 마법이 걸린 마법의 지팡이로 막아내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가까이와서 보니 다크엘프치고는 생각외로 피부가 흰편이었다. 완전한 흰색은 아니었지만 동양인들과 비슷한 색깔 연한 갈색이었다. 아렐리아 때 나왔던 다크엘프 같이 짙은 갈색 피부는 확실히 아니었다. 그리고 대개 잿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다크 엘프들하고 다르게 이 엘프는 매우 맑은 청은발의 머릿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으, 혹시 핀 누나가 엘프를 잘못보낸 것 아니야? 하지만 느껴지는 살기가 장난이 아니었기에 난 계속 싸울 수 밖에 없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누구하고 많이 닮은 것 같은데, 누구지?
"아이스 블레스터!"
공격을 해오던 다크엘프가 갑자기 캐스팅을 하며 마법을 썼다. 잠깐, 지금 저 다크엘프가 감히 누구 앞에서 빙계마법을 쓰는 거야? 훗, 이런 식으로 말하는 나도 참 많이 건방져 진 것 같다. 이건 모두 주위에 이상한 사람들만 있기 때문이라구.
난 다크엘프가 보낸 얼음조각들을 가볍게 회수하여 반대쪽을 향해 다시 보냈다. 다크엘프는 자신에게 되돌아온 얼음조각들을 보며, 당황한듯 조금 주춤거리더니 어정쩡한 걸음으로 마법을 피하기 위해 뒤쪽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뒤쪽으로 물러서던 다크엘프는 얼마전에 오우거가 바닥을 두들겨서 만들어진 틈에 걸려 넘어져버렀다. 그래 바로 저 모습! 이제 알겠다. 넘어지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소피하고, 저 엘프하고 너무 많이 닮은 것 같았다. 피부색하고 머릿색때문에 첫눈에 몰랐는데, 분명히 소피하고 거의 똑같이 생겼다. 혹시 쌍둥이인가? 난 바닥에 쓰러진 다크엘프를 향해 난 마법의 지팡이를 겨누었다.
넘어진체 나를 분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다크엘프에게서는 살기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아무리 다크 엘프라지만, 차원을 이동하자마자 저렇게 다짜고짜 공격을 하다니. 그래도 이성적인 다크엘프인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죽음을 확신한듯한 표정., 살기 때문에 확실히 몰랐는데 눈빛도 그렇게 어둡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내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다크엘프하고는 너무나 다른 느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참,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죽이던 내가 왜 하필 다크엘프 앞에서 이렇게 고민을 해야 하는지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휴, 아는 엘프와 닮았다는 이유 단 하나 때문에 말이다.
어쩔 수 없지, 종속 마법과 봉인 마법을 써서 차원의 틈에 숨겨 놨다가 나중에 풀어줘야겠다. 난 다른 사람들에게 안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마법을 써서 다크엘프를 사라지게 함과 동시에
"화이어볼!"
으악! 난 순간 내 눈앞에서 터져버리는 엄청난 불덩이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로브에 마법이 걸려 있지 않았다면 로브 까지 탈 뻔했다. 생각 외로 엄청난 크기의 불덩이가 만들어지는 바람에 조심해야지. 아무튼 큰 불덩이 덕분에 연기가 완벽하게 된 것 같다. 그래도 핀누나는 알고 있을 것 같지만 핀누나까지 속이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관중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뭐 별로 한일도 없는데, 뭐, 다크 엘프 정도 물리쳤으면 우승이야 거의 확실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로브를 벗어 기권을 하고 방으로 돌아가서의 휴식만 남았다. 어? 왜 로브가 안벗겨지지? 로브가 안에 차고 있던 허리띠하고 원피스 장식과 목걸이에 동시에 걸린것 같다. 안돼! 이런! 다음번은 드래곤이라구. 난 로브를 벗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꼬이는 것 같다.
"......"
이런! 할 수 없지. 더 심하게 벗으려 하다가는 안의 옷까지 찢어질 것 같은데, 차라리 죽는게 났지 내가 남자였고 란트였다는 사실을 다른사람들에게 공개할수는 없었다. 나타나는 드래곤의 상태를 보고 비상시에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베리어를 뚫고 도망을 쳐야 되겠다.
차원의 문이 열리며 난 전과는 다르게 긴장을 해서 차원의 문 쪽을 향해 집중을 했다. 절대 생명체 드래곤, 하급 드래곤 정도면 어떻게 해 볼 수도 있을 텐데. 그것도 클라리를 들고 싸울 경우였다. 마법, 그것도 6서클 이하 마법만 가지고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등장한 드래곤은 검은색의 블랙드래곤 이었다. 이런, 젠장. 하필 골드드래곤을 제외하곤 가장 강하다는 블랙드래곤이 걸릴께 뭐람. 녹색 드래곤 같은 순한 것이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그랬으면, 내가 불러낸게 아니라고 말하면 어떻게 해주지 않았을까했었는데 그 일말의 가능성 마져 사라져버렸다. 블랙드래곤은 워낙 호전적이라 설득이란 것이 통할 까닭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나를 불렀는가?"
누가 불렀긴 핀누나가 불렀지. 하지만 드레곤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더니, 그런데 그 순간 베리어에 의해 관중석과 경기장내의 공간이 갑자기 차단되었다. 아무래도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지만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게 한듯 했다. 관중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일 것 같은데 잠깐, 그럼 경기장 안에는 나 밖에 없게되잖아? 하지만 난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드래곤의 존재를 모른척 경기장 가운데에 그대로 석상같이 가만히 서있었다.
"그대에게서 마나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군. 그럼 그대가 날 이 곳으로 소환하였나? 건방진! 감히 인간주제에!"
할말 없음. 실낱같은 희망이 산산히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모두 황제와 핀누나와 황태자, 삼자가 연합한 농간이라구! 난 급히 머리 위로 로브를 뒤집어 쓴체 여러가지 보조마법을 외우고 있었다. 최소한 죽지는 말아야지. 그런데 아무리 블랙드래곤이라도 미치지 않는 이상은 드래곤이라면 함부로 다짜고짜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나? 하지만 차원의 문을 통해 이동해온 녀석들 중에 정상적인 녀석들이 없었으니.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했다.
"파워 홀리 쉴드!"
"더블 인첸티브 완드 오브 홀리!"
"아이스 쉴드!"
"인첸티브 완드 오브 아이스!"
"헤이스트"
정말 내가 이정도로 방어를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내 방어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하늘로 솟아오른 드래곤은 날 향해 브레스를 뿜기 시작했다. 역시 미친용이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 외로 드래곤의 크기가 별로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드래곤은 대체로 덩치가 큰 편이라고 했는데, 그 크기가 경기장의 십분의 일 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산성의 강한 브레스가 내 방어막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어막 밖에 노출된 경기장 바닥이 산성 브래스에의해 서서히 녹는 것이 눈에 보였다. 쩝 쉴드를 펼치지 않았으면 나 역시 저 바닥 꼴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 모두들 누가 죽는 모습을 볼 생각인 거야? 그렇게 몇 번의 브래스 공격이 끝이 나자 경기장 곳곳에는 구멍이 나있었다. 바닥 꼴이 이래서는 피해 다니기도 힘들 것 같다.
거만한 표정의 드래곤, 브레스가 소용이 없자 드래곤은 직접 타격을 주기위해 하늘로 솟아오른 뒤, 날 향해 날라오기 시작했다. 이럴 땐 조용히 속으로 욕을 할 수 밖에 없다. 제길.
왠만하면 드래곤을 상대로 공격마법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아이스 블레스터 트리플!"
난 하늘에서 내려오는 드래곤을 향해 마법의 지팡이를 겨누고 주문을 완성했다. 그리고 동시에 네 개의 마법진을 눈앞에 만들며 마법진으로 부터 세개씩 총 12개의 얼음 덩어리로 부터 나눠진 수많은 얼음 조각들이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다. 평소에 아무리 죄가 많이 지었다고 이렇게 드래곤하고 싸워야 할 까닭은 없잖아.
휴, 6급이하 마법만 가지고 싸우려니까 죽을 맛이네. 드래곤한테는 운석 조각을 잘게 나눈 것을 여러게 떨어뜨리면 효과가 상당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상황에서 쓸 수 없다는게.안타까울 뿐이었다.
난 드래곤의 공격범위에서 벗어나며 아직도 계속 날아가고 있는 얼음조각에 막아 내느라 정신이 없는 드래곤의 모습을 보았다. 드래곤의 비늘이 아무리 두꺼워 방어력이 높다고 해도 저렇게 수많은 얼음조각을 맞으면, 상당히 신경이 쓰일 것이라 예상하고 마법을 썼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사람으로치면 수많은 가시들에게 동시에 찔리는 것과 마찮가지의 기분이랄까?
드래곤은 고통스러운 표효를 질렀다. 밖의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절대 생물인 드래곤을 가져다가 이런 곳에서 풀어놓아도 되는건지 아무 이유없이 인간이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이러다가 잘못하면 큰 코 다치는 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드래곤이 혼란해 있는 틈을 타서 다시 캐스트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종류별로 마법을 사용해서 타격을 입히는게 좋을 것 같다.
"스톤 어택!"
"화이어 볼! 트리플!"
"토네이도!"
난 눈앞에 동시에 세개의 마법진을 펼치며 주문을 완성했다. 공중에 떠있는 삼각형의 마법진으로 부터 생겨난 결과물들이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다. 불과 돌덩이가 섞인 회오리가 정확하게 드래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래곤은 고통을 참으며 마법으로 일으킨 토네이도를 자신의 거대한 날개로 만든 바람으로 진정시키며 공격을 무효화 시켰다. 확실히 드래곤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리고 불길하게도 드래곤은 내쪽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런 제길, 마법사는 근접전에 약하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보통 몬스터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날 공격하면 호되게 당하겠지만 저 녀석은 보통 몬스터가 아니라 블랙드래곤이라구. 그리고 8서클 마법을 사용하기에도 그렇고, 그러면 확실히 황태자가 내가 누군지 알게 될테니까. 5서클과 6서클 마법을 사용해서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내가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드래곤의 빠른 움직임은 내가 미쳐 피하기도 전에 내가 쳐뒀던 보호막을 가격했다.
'쾅'
드래곤의 공격과 함께 밖에 쳐져 있던 아이스 쉴드가 무효화 되었다. 마법의 지팡이의 지원을 받아 상당히 강해진 아이스 쉴드였는데 한방에 박살이 나다니. 역시 드래곤은 드래곤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 쉴드가 깨지며 그 충격에 난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져 버렸다. 하지만 드래곤도 아이스 쉴드의 냉기 때문인지 앞발에 충격을 받은듯 멈칫했다. 그 덕택에 난 째빨리 옆으로 구르며 잠시후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드래곤의 발톱을 피했지만 나머지 한쪽 발에 정확하게 공격을 당했다. 쉴드에 충돌하는 드래곤의 앞발, 하지만 파워 홀리 쉴드가 그렇게 쉽게 부서지지는 않겠지. 정말 다행히도 이번에는 쉴드가 무효화되거나 부서지지는 않았다.
난 지팡이를 들고 어쩔 수 없이 금단의 플라이 마법을 쓰기로 했다. 플라이 마법을 쓰지 않고는 도저히 피할 수도 어쩔 수도 없기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을 했다.
"플라이!"
다시한번도 공격해오는 드래곤의 앞발을 피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학실히 빠져나가는 마나의 양이 장난이아닌 듯 했다. 하지만 난 정신을 집중하고 캐스트를 하기 시작했다. 블랙 드래곤, 그렇다면 다크 엘프처럼 신성계열이 좋겠다. 하지만 신성계열의 주문을 캐스트할 시간을 벌기에는 드래곤의 움직임이 너무 빨랐다. 드래곤은 곧 하늘에 떠있는 날 향해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날라오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종족간의 불균형이라구. 누군 날 때부터 저런 무식한 몸집에 파워까지 가지고 태어나고 인간은 제대로된 힘조차 처음에는 없고.
일단 간단한 마법으로 주위를 흐트려 놓은 뒤에야. 제대로된 마법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까닭에 난 드래곤의 공격을 피하며 드래곤을 향해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플라이 마법 때문인지 마나가 빨려 나가는 느낌 때문에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라이트닝 트리플!"
이번에는 특별히 마법진 다섯개를 그려서 드래곤을 겨냥했다. 마법진으로 부터 뻗어나온 엄청난 양의 번개가 드래곤을 맞췄다. 하긴 이정도는 되어야 아 조금 아프네 할 정도의 충격밖에 안되겠지만 주위를 애워싸는 번개들에 의해 드래곤의 움직임이 많이 둔화됬다. 전격마법의 장점은 다른 장소로 흘러내지 않는 한 공중에 떠있으면 있을 수록 그 대상자에게 머물며 조금이라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난 라이트닝을 쓴 직 후부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단 10초면 충분하다 단10초!
내가 주문을 읊고 있는 것을 눈치를 챈 드래곤은 이번에도 고통스러운 포효를 한번 지른 뒤 날 향해 아직도 계속 자신을 감싸고 있는 번개들을 물리치고 날아올랐다. 엄청 난 속도로 활공하며 브레스를 날향해 내뿜는 드래곤, 이미 많은 충격을 받아 약해진 홀리 쉴드가 조금씩 무너지는 것이 보였다. 이제 거의 종이 한장 정도의 막이 남았을때, 주문을 완성했다.
"홀리 스톰! 인탠션!"
아렐리아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 하지만 화이어 스톰과 홀리스톰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홀리스톰은 자신이 완벽하게 선한 존재가 아닌 이상 맞는 즉시 즉효를 보였다. 그리고 왠만한 쉴드로는 막을 수 조차 없을 것이다. 통하지 않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 신에게는 통하지 않겠지.
쉴드가 부서지는 순간 홀리스톰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포효를 지으며, 드래곤은 브레스를 멈추고 서서히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산성브레스가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플라이 마법을 쓰면서, 마법을 난사한 까닭에 마나와 체력을 엄청나게 소진한 까닭인지 추락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조금 빠른 속도로 땅에 떨어지며 간신히 일어섰다. 그런데 쓰러진 블랙 드래곤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작은 어린애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다. 뭐야? 폴리모프인가? 그런데 갑자기 왠 어린애? 드래곤은 성룡이 되기 전까지는 브레스를 쓸 수 없다고 했었는데. 난 의심반 호기심반에 조금 긴장을 한체 드래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으아앙~~!!"
컥, 드래곤이 울다니. 난 황당함에 잠시 멈칫했다. 암튼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꼬마애는 상처투성이인 얼굴로 온통 지저분해 져 있어서 잘모르겠는데 여자애인 것 같았다. 아무튼 안어울려
"나 때리지 마. 인간"
꼬마로 변한 드래곤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 투정을 부리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흠, 드래곤은 원래 근엄하고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휴, 어쩌다가 이런 드래곤이 하긴, 이런 드래곤이었으니까, 내가 이길 수 있었겠지. 그런데 이 녀석 누군 죽이려까지 해놓고 지금 때리지 말라고? 차라리 죽이지 마 하면 이해를 하지.
"너 이름이 뭐지?"
난 이 황당한 드래곤에 대해 궁금하헤에 살기를 잔뜩 담아 말을 했다. 흠, 정말 드래곤을 상대로 이런짓을 해서 소용이 있을까 하는 추측이 든다. 하지만 내 살기를 느낀듯, 잠깐 그런데 왜 저렇게 반가운 표정을.? 녀석은 눈물이 그렁그렁한체, 갑자기 왠.
"아무르타트!"
악마의 이름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하긴 블랙드래곤이 이름이라도 이런 식으로 지어야지.폼이나 서지, 하지만 이렇게 허약해서야 대악마의 이름을 쓴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헤츨링이니?"
아무래도 누가 도청마법을, 하긴 그런것에 마법을 쓰는 사람이 많겠냐마는, 아무튼 조심하는게 손해볼건 많지, 휴,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자목소리에 여자 말투 그대로를 사용했다.
"나 101살 성룡 이다."
어린애 모습으로 그런 딱딱한 말투를 쓰면 이상하단 말이야. 쩝, 하긴 101살인게 어린애겠냐마는. 어쨌든 소피보다는 나이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훗, 그러고 보니 핀누나하고도 50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잖아. 그런 녀석이 어린애 흉내나, 아 그러고 보니 드래곤은 100살까지 헤츨링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어쩐지 약하다 했더니, 성룡이라도 거의 막 헤츨링을 벗어난 수준이잖아? 훔, 예 엄마 드래곤이 이 광경을 목격했으면 난리날뻔 했군. 아, 그래서 폴리모프를 할 때 어린애로 변하는 것도 그 모습에 적응이 되서 그런 것 같다. 어른 모습으로 누가 변해라고 다른 드래곤이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지.
"당신에겐 엄마하고 비슷한 기운이 있다."
엄마하고 비슷한 기운? 방금전에 살기를 띄운 것 때문에? 쩝, 드래곤이 다른 생명체를 위압하기 위해 뿜는 기운이 있다던데 그것하고 살기하고? 그런대 난 아무리 봐도 저 녀석으로 부터 위압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난 무슨 소린지..드래곤을 멀뚱이 쳐다보았다. 훔 그런데 핀누나는 이녀석 다시 돌려보내지 않고 뭐하고 있는거야?
내가 심판석 쪽을 보자, 베리어가 다시 투명해져 있었다. 그리고 보이는 많은 관중들이 얼이빠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게다가 경기장 앞좌석에는 베리어가 쳐저 있는대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관중들 모두 모두 뒤쪽으로 도망쳐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쩝, 누군 베리어 안에서 죽을각오를 하고 싸우고 있었는데 말이다.
"인간, 날 그곳으로 돌려보내지 마."
그 곳? 녀석이 온 차원을 말하는 건가? 그런대 왜? 난 처음으로 접해보는 이 신기한 생명체에 대해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겨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훔, 이 녀석이 한 짓만 생각하면 몇대 두들겨 주고 싶지만 겉모습이 여자 어린애니, 그것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다. 드래곤은 그말을 하며 내 로브를 꼭 잡았다. 이 모습은, 상황은 전혀 틀렸지만 신전의 성화 같은 곳에 성자에게 어린 아이가 매달리는 그런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말도 안되는 생각을!
"왜 헤츨링, 그곳이 어떤 곳인데 그러니?"
이 상황에서도 이제 적응이 됬는지 무의식 적인 여자말투, 아, 나중에 평소에도 이런 말투가 나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하지만 내가 놀려도 아무르타트, 블랙 드래곤에게서 별다른 감정의 변화가 없는 걸 보니 역시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절망밖에 없는곳, 가기 싫다. 엄마와 비슷한 인간, 엄마를 찾아줬으면 한다. 여기 이 곳 차원에 있는."
휴, 거참. 그런데 이런 위험한 녀석 대리고 다니다가 무슨 봉변이 생길지 어떻게 알아서?
"휴, 그건 내가 결정하는게 아닌데."
난 한숨을 쉬며 심판석 쪽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메세지가?
'란트, 한번 대려가 보는 것도 어떠니? 드래곤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단다. 하긴 배신한다는 것은 인간 밖에 하지 않는 행동이니까. 힘들 때 많은 도움을 줄지도 몰라. 사람들에게는 지금 그 모습이 안보이니까 다른 걱정하지 말구. 사람들 눈에는 지금 경기장에 드래곤의 시체만 보이게 해 놨어.'
핀누나가 보낸 메세지였다. 훔,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뭐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쩝, 이녀석 정도야 안되면 내가 또 제압하면 되고, 잠깐, 그럼 핀 누나도 도청마법을 해놨단 말인가? 헛...다듣고 있었단 말이군. 으악!
어떤 주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도는 알아둬야 그 마법사의 수준을 알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게다가 아무래도 핀 누나가 이 드래곤을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드는데, 그럼 내가 저 녀석을 물리칠 때까지 구경만 하고 있었단 말이야? 조금 섭섭하다.
"알았어. 아무르타트, 엄마를 찾을지 못찾을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우리 여행에 대려가도록 할께 하지만 몇가지 약속해야해. 첫째, 성룡이 어린애 모습으로 폴리모프하면 어떻게 해? 일단 어른 모습으로 폴리모프하고, 둘째, 함부로 사람들 앞에서 본래 모습을 나타내지마. 셋째, 엄마를 찾기 전까지는 내가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해. 약속할 수 있지? 그리고 아무르타트란 이름은사람들이 듣기에는 좀 그러니까. 앞으론 아미라고 불러도 괜찮지?"
아무르타트란 이름을 쓰고 다니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적인 인간 부모가 어떻게 자식 이름을 악마 이름을 따서 짓겠는가?
휴, 완전히 동네 여자애가 어린 동생을 교육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말투로 말을 하는 란트 크리센, 내가 이 사실에 점점 무신경해 진다는 사실을 느끼며 그 사실에 더욱더 분통이 터졌다. 이제 수도를 벗어나면 이 짓을 할 일도 없겠지? 나도 왜그렇게 여자모습을 한 존재에 대해서는 이렇게 약한지, 휴. 여전히 내 로브를 꼭 잡은체 날 올려다보고 있던 블랙드래곤, 아미의 키가 서서히 커지면서 대답을 하였다.
"알겠다. 인간. 날 이겼으니 당신이 죽는 순간까지 당신을 주인으로 모시겠다."
당신이 죽는 순간까지란 말이 상당히 걸리적 거렸지만, 잠깐 주인이라니? 어휴, 이제 주인님이라면 신물이 나는데, 그놈의 클라리 때문에. 그런대 이 자존심쌘 드래곤이 무슨 소리를.?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읽은 책에서 이 비슷한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드래곤은 자신보다 강한 존재 중 자신이 인정하는 존재에게 복속하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 같은데, 그 경우가 대체로 신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경우를 보는 것은 무척 드물다고 했었다.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난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며, 여전히 키가 커지고 있는 드래곤을 보았다.
"아니, 아직 성룡이 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드래곤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트리지 않기를 바란다. 주인."
어느덧 내키보다 훌쩍 커진, 클라리 보다도 더 크겠다, 황제와 비슷한 검은빛 생머리에 검은빛 여행복 차림의 여자가 내 앞에 서있었다. 등에는 어디에서 구했는지 여자하고는 안어울리게 투핸드소드를 매고 있었다. 훌, 회복력이 빨라인지 어린애의 모습일 때 보다 상처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얼굴 곳곳에 작은 상처들이 남아있었다.
"힐"
난 아미라 이름 붙인 아무르타트 블랙드래곤에 회복 마법을 써주었다. 신성계열과 상반되는 존재라도 블랙드래곤은 언데드가 아니었기에 그렇게 회복 마법이 잘 먹히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효과는 있었다. 내 마법의 효과였는지 회복력 도움이었는지 얼굴에 자잔하게 나있던 상처가 말끔히 사라졌다. 드래곤과 엘프는 원래 예쁘다고 하던데, 상처를 없애고 나니 확실히 예쁜티가 났다. 하지만 괜히 건드리다 봉변을 입을 바보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리 가녀린 몸매를 가지고 있더라도 등에 투핸드를 매고 다니는 여자를 건드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쩝. 이 드래곤도 내가 위로 쳐다봐야 한다는 사실이 상당히 불만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놈의 드래곤이 커진 뒤에도 내 로브를 꽉 잡은체 놓아주지 않았다. 휴, 어쩔 수 없군. 난 드래곤 한마리를 뒤에 끌고 내 방으로 돌아서 걸어왔다. 어느새 경기장을 가득 매운 관중들이 흰색깃발을 흔들며 "백합 마도사! 드레곤 슬레이어!" 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귀빈석 쪽의 황태자를 보니 얼굴빛이 거의 사색이 된체 날 보고 있었다.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왠지 괭장히 미안함이 느껴지는 듯한 표정을 할 뿐이었다. 저녀석이, 저런 표정을 지을줄도 알았나? 난 황당함이 피식 웃었다. 난 미카에게 쏟아지는 환호를 들으며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주인님아 정말 괭장....?! 이 여자는 누구야?"
아,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에게는 드래곤 시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었지. 훌, 졸지에 핀 누나 덕에 미카 크리센이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 버렸다. 훔, 그럼 이 방에서도 그렇게 보였나?
"저기 시체로 있는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상태, 참고로 저기 있는 시체는 핀누나가 만든 가짜야. 아, 그리고 이름은 아무르타트, 줄여서 아미 니까 앞으로 알아서 대접해."
흠, 이 방에서는 일부러 여자 말투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 좋긴 좋은데, 하지만 목소리에서 별로 힘이 나지 않았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서 거의 쓰러질 것 같았다. 난 로브를 입은체로 구석에 있는 침대에 엎어져 버렸다.
"그럼 당신이 정말 드래곤이에요?"
클라리는 신기하다는 듯, 드래곤을 쳐다보았다. 훔, 예전에 엄마가 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핀 누나의 일행 중에도 드래곤이 있었다고 했었는데 클라리는 본적이 없나?
"그렇다. 정신체."
역시 드래곤, 클라리의 존재를 보는 것 만으로 알아차렸다. 방금 전에 어떤 행동을 했던간에 본질적으로 절대적인 생명채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으니. 소피는 특별히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신디는 드래곤이란 말에 소피 뒤에서 숨어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멀뚱히 쳐다볼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올사람이 없을텐데, 또 아리하고 리아인 커플이 사랑의 도피를 하러 왔을까? 귀찮은데, 방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클라리가 아미와의 대화를 멈추고 문쪽으로 걸어갔다.
"누구세요?"
문을 열며, 도대체 문을 이미 열어 놓고 누구냐고 말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방에는 블랙 드래곤이란 괭장한 빽이 있으니 습격자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테니까..
"세인트 입니다. 미카양을 뵈러 왔습니다. 레이디 클라리."
황태자는 클라리를 보며 딱딱하고 차가운 말투로 말을 했지만 목소리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다급함이 느껴졌다. 클라리는 그런 황태자를 보며 아무말 없이 문에서 비켜섰다. 리아인이었다면 장난스러운 말을 몇번 했겠지만 왠지 클라리는 황태자에게 편하게 대하지 않았다. 어릴 때 리아인도 키웠다면 황태자도 키워 봤을텐데. 훗, 그나저나 황태자 저 녀석이 귀찮게 왜 나타난거야? 난 쉬고 싶지 스트레스를 느끼고 싶지는 않단말이야! 난 속으로 탄식하며 황태자가 내가 있는 침대 쪽으로 걸어왔다.
"미카양 괜찮으십니까? 대회가 이런 방식으로 바꼈는줄 알았으면 절대 참가를 하시지 못하도록 하는 건데."
황태자는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역시 안어울린다,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말을 했다. 그 냉정하던 얼굴에 식은땀으로 추정되는 땀이 가득한체로 말이다. 저 녀석,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고 대회가 이런 식인 줄은 확실히 몰랐던 것 같다. 휴..
"아저씨, 조금 지금은 조금 쉬고 싶어요. 오늘은 그냥 가주시면 안되요?"
난 힘없는 목소리로 황태자를 보며 말을했다. 이건 연기가 아니라 진짜 힘이 없어서 말하는 목소리 였다. 물론, 내 마음 같았으면 그대로 칼로 쑤셔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지금 이 몸상태로는 황태자 저 녀석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냥 참자.
"알겠습니다. 미카양, 그런데 미카양 오라버니는?"
훔, 역시 란트가 방안에 보이지 않는게 궁금한가 보군. 그럼 약간 긴장하게 만들어 볼까?
"아까, 제가 들어온 직 후에 아저씨를 찾으러 간다고 했었어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던 황태자의 눈썹이 조금 움찔하는 것이 보인다. 찔리는게 있기는 있는가 보군. 훗, 그나저나 황태자 녀석에게 조금 치졸하긴 해도 공격을 하니까. 기분이 그런대로 괜찮다.
"네, 미카양. 그럼 편히 쉬십시오. 정말 오늘일은 죄송합니다."
황태자는 진심이라고 느껴지는 미안하다는 듯한 말투로 나에게 말을 하고는 방에서 나갔다. 휴, 이제는 좀 자도 되겠지.
"나중에 마칠 때 되면 깨워줘. 클라리."
"마법 대회 우승자! 드래곤 슬레이어! 백합의 마도사! 미카 크리센!"
심판의 화려한 소개를 들으며 난 조금 회복된 몸상태로 경기장 가운데를 향해 다시 걸어나갔다. 경기장 가득 찬 관중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훗, 그럼 남매가 마법대회와 검술대회를 석권하는 것인가? 정확히는 한사람이지만, 역사에 재미있는 기록으로 남겠군.
심판의 옆에는 핀누나가 웃으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직접 배운 적은 별로 없었지만 책을 통해서 핀누나로부터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으니까. 제목은 마법 교습서지만 그 안에는 더 소중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소설책 같은 느낌으로 마법 교습서를 읽었던 것이고, 보통 마법사들은 제자가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던데, 핀누나에게서는 전혀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경기장 가운데에 서자 다시 한번 흰색깃발이 경기장 가득 매우며, 이번에는 꼬마와 어른들이 아니라, 소년 소녀팬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남자고 여자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응원을 해주는 연령층이 너무 다른 것 같다..
"우승을 축하해요. 미카 크리센양."
심판도 있고 공식적인 자리라서 그런지 핀누나는 날 향해 말을 낮추지 않았다. 나를 보는 핀누나의 눈에서 뭔가 그리움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이 스쳐 지나갔는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이건 우승 상품 이에요. 안에 보존마법이 걸린 다른 차원을 하나 만들어 뒀으니까. 무제한으로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가방 이라 여행을 할 때 많은 쓰임이 있을거에요."
핀누나는 예쁘장한, 여성용 취양의 여행가방하나를 나에게 주었다. 훗, 이래선 내가 진짜 남자 옷차림을 하고는 매고 다닐 수는 없잖아. 클라리에게 시켜야지. 아니면 힘으로써는 드래곤이 무적이니 아미한테 주던지. 솔직히 나도 저런 가방을 만들려면 만들 수는 있지만,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었다. 내 같은 경우에는 일년꼬박 노력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고마워요."
난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호칭을 생략하고 웃으며 핀누나를 쳐다보았다. 핀누나 앞에서 내가 웃은적이 한번도 없었지.마음을 닫고 있었으니까. 핀누나는 무척 부드러운 표정을 한체 내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 순간 얼굴이 조금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훔훔.
아, 그러고 보니 다크엘프를 잊어먹고 있었네. 훔, 봉인마법을 걸어서 차원의 틈새에 놓아뒀으니 굶어죽거나 하진 않겠지. 나중에 적당히 몸상태가 좋아지면 해결해야지.
저녁 무렵, 석양이 다가오는 봄을 알리는 듯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또 한살이 더 늘게 되겠지. 제국력 26년, 마지막날의 마지막 해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