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6장 남부대로 (7) 아티에넬 요세-2(수정)
푸른바람 BlueWind·2002. 4. 6. PM 8:15:06·조회 2156·추천 43
에피소드 40 아티에넬 요세 (2)
삼면이 절벽인데다 엄청난 높이의 성벽을 가진 요세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많은 마을들의 모습이 보였다. 산맥의 경사가 상당했지만 잘 닦여진 길과 말들의 노고로 우리는 북부산맥에서와 같은 추위에 떤다거나하는 어려움 없이 남부산맥을 오르고 있었다. 능선을 넘어 맞은편에 보이는 광경, 그 넓은 들판을 두고 왜 이런 산맥 가운데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지 의문이 들정도로 요세 주변의 마을들은 왠만한 도시와 비견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우리 마을도 크기가 보통이상인 것 같은데, 하긴 그러니까 자치령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흑빛의 요세, 저 요세에서 아버지가 머물렀었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움이 다시 감돌았다. 성벽이 검은빛이었지만 그다지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마차는 능선을 넘어 요세 아래의 마을쪽을 향한 길로 천천히 움직였다. 내리막길인 까닭에 말들은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마차가 앞으로 미끌어지거나 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해야 했다. 조금만 방심을 하다가는 절벽으로 돌진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뭐 아미 덕택에 죽지는 않겠지만, 이 좋은 마차가 박살나는 것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에 보니, 마을은 무슨 축제라도 하는 것인지 분주했다. 오늘이 무슨 국경일이거나 그런날도 아닌데, 무슨이유로 저렇게 붐비는 것일까? 그리고 군대가 출전할 정도이면 반란 소식도 이미 마을 사람들이 들었을 법한데 그런 분위기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누나, 마을에 무슨 축제날인가 보죠?"
난 일행에게 걱정을 주지 않기 위해 감정을 숨기고 되도록이면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황제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말에 답을 했다. 훔, 황제도 모르는 것인가?
"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보통 새해 축제를 마친 이후로는 한동안 축제를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역시, 난 다시 시선을 마을 쪽으로 향했다. 보통 몇날며칠을 여유롭게 준비를 한 뒤 열리는 다른 축제의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마을사람들의 움직임이 바빠보였다. 조금 궁금했지만 뭐 나중에 마을에 도착한 뒤에 알아보면 되니까하는 생각에 그냥 그렇나 보다 하기로 했다.
북부산맥과는 다르게 남부산맥은 산맥 위임에도 불구하고 기후가 따스했다. 마차안에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몰라도, 창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이 그리 춥지 않으니까, 그러고보니 남부지역에는 서서히 봄이 올무렵이 되어가고 있었다. 북부지역 같은 경우에는 겨울이 4개월정도 지속되는 것에 비해 남부산맥이남의 남부지역에서는 겨울은 한달이나 한달반 정도면 끝이나버렸다. 그렇다고 여름에도 그다지 덥지않으며 가뭄도 거의 없는 까닭에 파나단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남부산맥 이남의 리투니아 지역을 축복받은 땅이라고 불렀다.
내리막길을 따라 마차는 순식간에 요세쪽의 마을 근처의 경비병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보통 마을이라면 경비병이 통행증을 검사하거나하는 일은 없었겠지만 이 곳은 요세도시이다 보니 경비병을 세워서 조심을 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다. 반란군들이 최후의 보루로 이런 요세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난 마을에서 쉬고 싶은 생각에 소피에게 통행증을 도착하기도 전에 건네주었다. 빨리 통행증을 보여주고 여관에 들어가서 오랫만에 제대로된 침대에서 잠이나 푹자고 싶다는 열망. 그런데 소피가 경비병에게 통행증을 보여주는 순간, 갑자기 경비병이 환호성을 질렀다. 저 경비병이 갑자기 왜 저러지?
"크리센공께서 마을에 오셨다! 크리센 공께서 마을에 오셨다!"
크리센공이 온게 어때서? 잠깐, 생각을 해보니, 아까 전에 별로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기사, 그중에서도 엘리트의 분위기를 팍팍풍기는 기사가 그런 반응을 보였더라면, 보통사람일 경우에는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일 것이란 추측이 들기 시작하자. 난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잘못하다가는 사람들에게 또 끌려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감돌았다.
경비병의 소리를 들었는지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결국 쉬기는 다 틀린걸까?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말을 탄, 머리에 흰머리가 가득한 노기사가 우리 마차가 있는 쪽을 향해 말을 몰아오는 것이 창 밖으로 보였다. 기사는 마차 근처에 오자 말에서 내린 뒤 밖에서 마차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리센공, 전 남부수비대 산하 아티에넬 요세 대장 디엔 프란세츠 입니다. 하인리히로부터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곳에 오신 것에 대해 다른 이들을 대표해 인사를 올립니다."
디에넬 프란세츠, 아마 낮에 보았던, 하인리히 프란세츠경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 녀석 쓸 때 없는 짓을 해서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다니, 그렇다면 아까 마을이 갑자기 분주한 것이 보였던 것은 바로 나 때문이었던 것인가? 설마.
난 저 나이많은 기사가 저렇게 예의를 보였는데, 그냥 있으면 안되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의란 것이 이래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니까. 예전의 피의 마왕이었던 나라면 그런 것을 무시해도 괜찮았겠지만 지금은 내가 의도 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고결한 백합의 기사란 명칭을 달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아버지에 대한 열렬한 팬들일 가능성이 높았는데, 아버지의 낯을 깎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었다.
난 힘든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마차에서 내려왔다. 문을 열고 내가 나오는 순간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집중이 되었다. 소란스러움 가운데 벌어진 침묵. 난 땅에 발이 닿는 순간, 입을 열어 노기사를 향해 말을 했다.
"프란세츠 대장, 이렇게 직접 나와주시다니. 영광입니다. 그리고 절 환영해 주신 모든 분들께 아버지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난 힘이 없었지만 최대한 당당한 자세로 기사를 향해 말을 했다. 그리고 내말이 끝나자 마자 다시 울려펴지는 환호성, 엄청난 인기였다. 검술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때 관중들이 보여주던 반응 이상의 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한 분이셨나 하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크리센! 크리센!"
난 아들일 뿐인데도, 이 사람들이 이런 대우를 해주는데 만약 아버지께서 직접 살아서 오셨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엄마나 시드도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휴.
"마을 중앙에 마을 회관이 있는데 오늘 하루라도 머물러 주실 수는 없으시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 들리는 프란세츠 대장의 목소리, 솔직히 저녁무렵도 다 되어가고 오늘은 마차가 아닌,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고 싶다. 그리고 목욕도 해야할 무렵이 지나가도 한참 지나가 버렸고. 하지만 솔직히 걱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편히 쉴 수나 있을까 하는 왠지모를 불안함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내 모습은 서민적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황에 따라 책에서 읽은 대사를 그대로 읊고 있으니, 보통 이런 상황에서 영웅들은 자신의 말투와 모습을 그대로 사용하곤 하던데, 하지만 난 왠지 신경이 쓰여서 그렇게 행동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지조가 없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보면 연기의 천재는 클라리가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다. 내 본모습을 숨긴체, 아니 이제 어느 것이 본모습인지도 모를 정도로 그때, 그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말이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에게는 영광입니다."
프란세츠대장은 정색을 하고 나에게 말을 했다. 난 다시 몰려오기 시작하는 피로에, 이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급히 마차에 다시 올랐다. 날 감회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프란세츠 대장은 내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본 뒤에 말이 서있는 곳을 향해 다시 걸어갔다.
마차는 순식간에 몰려든 엄청난 숫자의 마을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마을 가운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검술대회때의 도로를 가득 매우던 수도 사람들의 모습, 그 이상이었다. 아버지, 삼십년 전에 어떤일을 이 곳에서 하셨기에 이들에게 나란 존재가 이렇게 대우를 받는 걸까 내가 기억하기에는 난 아버지를 그리 닮지도 않았는데도, 그의 아들이란 이유 단 하나에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이 곳 사람들은 내게 영웅의 작은 그림자만이라도 발견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 제국에서 백성들에게 인기투표를 하면 내가 2 위가 될 유일한 곳이 아마 이 마을일거야. 휴, 수십년동안 노력을 한 나보다 왜 일년정도만 지낸 너희 아버지가 이 곳에서 더 인기가 있는 건 너무 불공평해. 남녀차별이야 남녀차별.."
황제는 어느순간엔가 다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돌아와서 날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황제 자신의 인기가 꼭 1위를 해야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리고 여기서 왜 남녀차별이란 이야기가 나오는거야?
"누나,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실 수 있으세요?"
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황제를 보며 말을 했다. 낮에 엄마가 공주였다는 사실 때문에 놀라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끊어졌었다. 황제는 나를 보더니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휴, 너 아버지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거니?"
황제의 물음에 난 잠시 고민을 했다. 내가 아버지에 대해서 아는것,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아버지의 모습과 수도에 오기 전의 북부산맥아래의 마을에 있었던 여관에서 들었던 이야기. 어떻게 보면 그게 다라고 할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어릴 때, 제 대신 돌아가셔서 아는게 거의 없어요. 아버지가 예전에 기사이셨다는 것, 그리고 데스나이트로 변해버린 제 2군단의 유일하게 생존한 소대의 소대장이었다는 사실 밖에는요."
난 어릴 때,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조금 안타까움이 담긴 목소리로 황제를 향해 말을 했다. 내 말을 들은 황제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 같다는 것은 내 착각일까?
"그래, 네 아버지 아티에넬 크리센은 아인트와 같이 귀족 제 9계급 출신의 하급 귀족이야. 당시 마법 기사단이었던 성기사 제 2군단의 기사 모집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신성마법에 아주 능숙한 마법기사였지. 능력은 대대장급 이상, 아니 군단장으로 임명해도 충분할 정도로 출중했지만 귀족 9계급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소대장이란 직위 밖에 받지 못했어. 그나마 능력을 중시하던 당시 성기사 단장 막시무스공에 의해 대대장과 동급인 제 1 소대장이란 직위를 받게 되었지만, 능력에 비해서는 그마저도 너무 부족한 자리였어."
황제는 옛 기억을 더듬으며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귀족 9계급, 황제는 그 불합리성을 느꼈는지 아니면 스승님과 결혼하고 싶은 욕구였었는지, 엄청나게 복잡하게 나눠졌던 계급제도를 전에 말했듯이 철폐했었다. 그 까닭인지 몰라도 귀족 9계급이란 말을 할 때의 황제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가 대전쟁이 터지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그 여마법사의 저주로 인해 데스나이트로 변해버린 제 2군단에서 너희 아버지가 이끄는 소대만 유일하게 탈출, 바로 이 요세로 오게 되었어. 그가 온지 며칠 뒤, 포세트립톤이 점령당하는 가운데, 지휘관급이 모두 목숨을 잃은 제 1군단 역시 이 요세로 후퇴를 해왔어. 하지만 이미 절반 이상의 제 1군단의 기사들이 목숨을 잃은 후였지. 그런데 몬스터 군단중 언데드 부대가 이 요세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당시 요세를 지키던 요세대장이 몰래 도망쳐 버리고 결국 남은 사람들 중 유일하게 지휘관급이었던 네 아버지가 요세를 총 지휘하게 되었어. 네 아버지, 아티에넬경의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된 것은 바로 그 때부터야."
황제가 다시 말을 멈추고, 마차는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마을 중앙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난 혹시 이 복잡한 상황에서 황제를 노리고 기습을 해오면 어떻게하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 이 상황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는 아미가 별 다른 말이 없는 것으로 볼 때, 괜찮겠거니하고 생각을 하기로 했다.
"역사에는 그리 길게 나와있지 않는 이야기지만, 정말 네 아버지는 대단한 분이셨어. 신관이라곤 열명정도, 어떻게 보면 없는 것과 마찮가지인 상황, 그리고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해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기사들, 그리고 끈임없이 요세로 몰려드는 난민들, 여름철 우기가 시작되어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흐릿한 날씨, 누구도 이런 상황에서 언데드 군단과 싸울 생각을 하지 않을거야. 수백, 수천도 아닌 수만의 언데드 군단과 말이야."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아마 내가 수도 전체에 블리자드를 사용했던 것 처럼 홀리스톰을 사용한다면 약간의 가망성이 있을지 몰라도. 그냥 기사들만을 데리고 황제가 말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싸우는 것은 다 죽겠다고 하는 것과 마찮가지였다.
"네 아버지는 일단 난민들을 요세 뒤쪽으로 이동시킨뒤, 요세와 난민들로부터 은이란 은은 다 모우도록 했어. 그리고 난민들 중 적당히 무기를 들 체력이 보이는 남자들을 모아 짧은 기간이나마 군사훈련을 시키며, 대장장이들의 도움을 받아 여자들을 동원 모은 은으로 얇게나마 무기에 은박을 씌우도록 했고, 어린아이들을 모아서 노래 형식으로된 기도문을 가르쳐서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리고 생존한 기사들 중 지휘관을 새로 임명하여 지휘체계를 확립했고, 직접 전 군단을 돌아다녀 기사들의 사기가 회복되도록 했지. 이 모든 것을 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일주일이었어.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완료되는 순간, 꼭 알고 있었던 것 처럼 언데드 군단이 요세로 쳐들어온거야."
그 많은 일을 해낸 것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결을 하려고 생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웠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특히 무기에 은을 씌우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무기가 한둘도 아니고 수천개의 무기를.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평화과 지속되었던 까닭에 요새 창고에는 식량이 넘쳐나고 있었고 근처 산맥에 은광이 있어서 요세에도 은이 역시 풍부했던 것이야. 언데드 군단이 쳐들어오며 기사들과 요세 수비병들, 그리고 난민들은 언데드 군단과 전투를 벌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꼬마들은 언데드가 보이지 않는 성벽 뒤에서 노래로된 기도문을 끈임없이 불렀지. 보통 무질서한 돌격만 하는 언데드들과 다르게 철저한 지휘아래 행동을 하는데다 엄청난 수의 데스나이트까지 포함된 언데드 군단의 공격, 솔직히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무서움을 모를거야. 난 수많은 신관과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았는데도 그 언데드 군단을 간신히 물리쳤었는데 말이야. 물론 란트 네가 그 때 있었으면 어떻게 됬을지는 모르지만."
언데드군단, 어떻게 보면 몬스터 군단들중 가장 두려운 존재들이다. 사람들로부터 끝없는 공포를 일으키며 체력이 고갈되는 일도 없는데다가 전쟁이 장기화 되면 될수록 희생자들을 통해 병력을 보충받는 까닭에 낮에 이동을 할 수 없다는 핸디캡만 무시가 된다면 거의 무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의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이교대로 전투를 벌렸지. 무한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언데드 병사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병력이 부족해도 어쩔 수 없었어. 그렇게 몇날 며칠을 전투를 벌렸지. 특히 아무런 사심이 없이 어린 아이들이 부르는 기도문이 담긴 노래의 위력은 예상외의 효과를 보였어. 불사를 자랑하는 언데드들이 병사들의 은제 칼에 상처를 입고 영력이 약해지는 순간 사라져버렸으니까. 보통 은제 칼에 공격당하더라도 한동안 약해지지만 공격을 할 능력정도는 언데드에게 남아있는게 보통이니. 골치가 아파. 게다가 그 무적을 자랑하는 데스나이트들도 어린아이들의 노래 때문에 함부로 성안으로 돌파를 하지 못하고는 성벽주위를 맴돌기만 하는게 일 수였어. 데스나이트의 경우 아직 약간의 인간성과 지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휘자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언데드들과는 다르게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가지고있으니까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이겠지. 그렇게 일주일간을 전투를 벌렸고. 열 네번의 작은 전투가 끝이나는 순간 비가 그치며 날씨가 맑아졌던 거야. 그제서야 언데드 군단을 지휘하던 네크로멘서는 요세를 점령하는 것을 포기하고 남부산맥 동쪽으로 우회해서 리투니아로 진군을 했어. 네 아버지가 이루어낸 승리였지."
황제는 꼭 자신이 경험한 것 처럼 세세히 말을 했다. 황제에게도 그 만큼 인상이 깊었던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혹시 인기가 2위로 밀린 것에 대한 관심때문에 그런것은, 설마.
"그리고 그 때 모여들었던 난민들이 만든 마을들이 바로 이 마을들이고.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그 일주일동안 아티에넬경은 잠도제대로 자지 않고 항상 성벽위 어둠속에서 흰빛을 뿜어내며 등대처럼 그렇게 언데드들과 싸웠다고 해. 꼭 클라리를 든 란트 너처럼 말이야."
휴, 아버지의 존재가 세삼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항상 아픔으로만 기억되던 아버지, 하지만 그렇게 큰 인물일지는 몰랐다. 마음을 닫아버린체 오로지 눈빛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던 나와는 다르게, 스승님도 아버지도, 황제나 티베리우스 단장, 그리고 핀누나. 모두들 한 시대를 풍미할만한 영웅의 대접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위대한 영웅의 아들, 그리고 제자는 살인마가 되어버렸다니. 왠지 마차 밖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볼 낯이 없어졌다. 그런데 환호성이 갑자기 멈추며 마차밖의 사람들이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일급 경보! 일급 경보다! 일급 경보가 울렸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잠잠해지자 내 귀에도 어디선가로부터 울리는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가 일급경보라는 걸까? 갑자기 무슨일이? 이곳에서도 반란이 일어난 것일까? 마차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 건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에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약간의 혼란만 보일 뿐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프란세츠 대장이 우리쪽을 향해 말을 몰아 왔다.
"크리센공! 위험합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십년 넘는 기간 동안 한번도 일급경보가 울린적이 없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지. 큰일이 아니어야 하는데..."
프란세츠 경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하지만 프란세츠경의 걱정도 아랑곳 없이 그 정체는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몰려오는 엄청난 숫자의 와이번들, 한 두마리 정도는 나도 예쩐에 잡아서 오우거들한테 고기공급을 해줬던 적은 있지만, 저렇게 많은 숫자의 와이번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와이번들은 아직 건물안으로 피하지 못한 마을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의 움직임도 빨랐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와있었기에 움직임이 느려진 것이다. 모두다. 내가 이 마을에 왔기 때문에 일어난 일, 난 왠지 모를 분노가 조금씩 치솟는 것이 느껴졌다.
갑자기 와이번들이 단체로 몰려오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와이번은 단체 생활을 하지만 사냥을 할때는 그다지 단체로 움직이는 적이 없었다. 서로 서로를노리고 사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체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는 거의 천마리가 넘는 와이번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요새 경비대로 보이는 병사들이 와이번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보냈지만 와이번들은 화살이 날라오면 일사분란하게 활의 사정거리 밖으로 피했다. 꼭 지휘관이 있는것 처럼.
"어떻게 이런일이...."
프란세츠경은 얼굴이 하얗게 되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와이번들이 미쳤나? 꼭 메뚜기 때처럼 단체로 움직이다니.
"프란세츠경, 경도 어서 피하십시오."
난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프란세츠경을 향해 말을 했다. 우리야 마차안에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하지만 그 순간 와이번 하나가 프란세츠경을 향해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난 급히 주문을 캐스트했다.
"아이스 블레스터!"
프란세츠경을 향해 추락하는 와이번은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날라오는 얼음조각들을 피하지 못하고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을 했다.
"세상에! 저런 숫자의 와이번들을 보는건 거의 30년만에 처음이야. 와이번들은 거의 멸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 나하고 핀언니, 티베가 거의다 멸종시켜버렸는데 저 많은 수의 와이번들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지?"
창밖으로 몰여오는 와이번들을 본 황제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와이번들을 보고 있었다. 난 급히 마차밖으로 뛰어나갔고 내 뒤를 따라 아미와 클라리 역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건물안으로 뛰어가던 한 꼬마가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위엄한데, 그리고 그 꼬마를 향해 몰려드는 수많은 와이번, 캐스팅을 하기에도 너무 늦었다. 난 급하게 캐스팅이 필요없는 몇개의 마법들을 쏘아 보냈지만 몇마리의 와이번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불과했다. 와이번이 날카로운 발톱이 꼬마를 덥치려는 순간, 그 사이를 가로 막는 한 여인, 아마 그 꼬마의 어머니일 것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와이번의 발톱에 갈기갈기 조각이 났다.
난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며 조금씩 솟아오르던 분노가 터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천천히 읊는 캐스팅.
"디스트럭션! 플라이어."
내 주문이 완료됨과 동시에 꼬마를 향해 다시 내려오던 와이번들 몇이 피를 뿜으며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예전에도 딱 한번 이 마법을 쓴적이 있었지. 스승님이 쓰러지시던 때. 흑마법은 아니지만 왠지 흑마법과 비슷한 기운이 나와서 잘 쓰지 않았던 마법.
난 천천히 클라리를 뽑아들었다. 클라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 이전과는 다르게 왠지 조금 빛의 색깔이 어두워진 것 같은 것은 내 기분 때문일까?
"아미, 부탁한다."
아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로 솟아오르며 드래곤으로 변했다. 갑작스러운 드래곤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이 소란해 하는 것이 보였지만 난 그 사실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난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서 아미의 등에 올라탔다. 드래곤의 등장에 놀라는 것은 인간들만이 아니었다. 겁없이 날뛰던 멀리서 보면 꼭 까마귀 때같이 보이는 와이번들의 대형이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난 칼을 뽑아 와이번들을 향해 아미를 탄체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까 너무 무리를 했나? 8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던 까닭인지 별로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마나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느껴졌다. 어쩔 수 없지, 검으로 해결을 하는 수 밖에, 싸우는 곳이 마을이 아니었다면 아미보고 브레스를 뿜어버리라고 하면 그만 이었지만, 산성 브레스가 마을로 떨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겁없는 와이번 몇마리가 나와 아미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난 한치의 머뭇거림없이 정확하게 와이번들을 두동강 내버렸다. 와이번을 밸 때마다 칼을통해 느껴지는 충격.아마 지금 체력 상태로 아미가 없었다면 상당히 고생을 했을 것 같다. 그렇게 수십마리의 와이번들을 베어버리는데 갑자기 와이번들이 우리쪽에서 물러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이번들의 가운데에서 보통 와이번들보다 조금 더 커보이는 와이번이 우리쪽을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저 녀석이 대장인가?
하지만 그 와이번 위에는 내가 아미에게 타고 있는 것처럼 사람으로 보이는 한 녀석이 올라타고 있었다. 와이번 라이더? 난 칼을 든체 녀석을 향해 정신을 집중했다. 마법으로 한방에 박살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마나도 없었고 최소한 무슨 의도로 이곳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했기에 참았다. 그 큰 와이번은 위에 타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일정도로 가까이까지 다가 왔다.
붉은색머리, 이 녀석의 머리색도 붉은 색이었다. 붉은색 머리들에게 뭐가 씌었는지 요즘엔 왜 일터지는 것 마다 붉은색 머리색이 등장하는 것일까? 뭐 스승님은 괜찮으시니까.
"무슨 이유로 이 곳을 습격하였나? 와이번 라이더!"
난 살기가 가득 담긴 어투로 강하게 녀석을 향해 말을 했다. 저 녀석도 인간인데, 와이번들의 식사감으로 같은 인간들을 사냥해? 나 역시 그다지 착한놈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죄없는 사람들을 무차별 살상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와이번 라이더라뇨? 이왕이면 천공의 기사 레이트경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래곤 나이트, 백합의 기사 크리센공. 당신의 능력이 아무리 띄어나다고 해도 그 지친몸으로 혼자서 와이번 천마리를 상대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만 그냥 물러나시면 목숨만은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저 눈빛, 같은 붉은 머리라도 시장과는 다르게 엄청난 야욕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주제에 천공의 기사라.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군, 와이번 라이더. 지금 네 앞에 있는 난 백합의 기사가 아닌, Madness Warrior of Blood, 피의 광전사 란트 크리센이다. 피의 광전사가 전투에서 목숨이 아까워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정말 왠만하면 이 감정 다시는 느끼기 싫었는데, 내 몸전체를 엄청난 양의 살의가 감싸고 있었다. 예전에 마을에서 괴물사냥꾼들을 몰살시키기 전 그들 앞에 섰을 때의 느낌, 그 느낌과 비슷했다. 그런데 뒤쪽에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녀석이 또 있었나? 난 고개를 갸웃하며 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틀린점이 있죠, 와이번 라이더 레이트, 백합의 기사님 혼자만 당신을 상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황제의 목소리, 뒤 쪽을 보니 황제와 소피, 클라리가 하늘에 떠 있었다. 플라이 마법일리는 만무하고 약간씩 느껴지는 정령의 기운으로 볼 때, 정령마법이었다. 황제의 솜씨인가? 황제의 정령술도 장난이 아니었었군. 황제는 이번에도 전처럼 검은빛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훗, 도와주러 온 것인가? 혼자서도 충분한데.
"아, 미모의 동료분들이 계셨군요. 와이번들도 먹잇감으로는 여성분들을 더 좋아한답니다. 살이 남자보다 훨씬 더 연하다고 하더군요."
녀석은 느끼한 자신의 목소리로 나를 향해 이야기를 했다. 한다는 소리하고는.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군, 난 녀석이 헛소리 이외에는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느끼고 녀석을 향해 날아갔다. 아미를 타고 있으면 마음이 통한다라는 것 때문에 어떻게 보면 플라이 마법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녀석은 내가 날아가자 곧바로 와이번들 뒤쪽으로 숨어버렸다. 난 녀석을 추격하며 끝없이 몰려오는 와이번들을 다시 베기 시작했다.
아미의 밑에 있던 녀석들은 아미의 발에 순식간에 두동강이 나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미의 입에 물어뜯겨 바닥으로 추락을 한 와이번의 숫자도 엄청난 숫자였다. 절대 생명체 드래곤, 역시 나이가 어려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하지만 이놈의 와이번들은 죽이고 죽여도 끝도 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분노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피로가 다시 몰려오며 몸이 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피로 때문일까 중심을 잃은 나를 향해 와이번 몇 마리가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난 급히 쉴드를 펼칠 준비를 했지만 캐스팅이 잘 되지 않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에게 오는 와이번 다섯마리 그 중 두마리 정도는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 난 칼을 들어 급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와이번의 목을 베어 버렸다. 그렇게 두마리, 하지만 남은 세마리의 날카로운 이빨이 나를 공격하려는 순간,
"인첸드 에로우 오브 화이어!"
"홀리 볼!"
"포인트 스트라이크!"
그리고 세 마리가 동시에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한놈은 불이 붙은 화살이 목에 꽂힌체 불타며 떨어졌고, 한마리는 한쪽 날개가 녹아버렸다. 그리고 남은 한마리는, 정확히 심장을 공격당한체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며 추락하고 있었다. 난 마음을 진정시키며 옆을 쳐다보니 예상했던 대로 세명의 동료의 모습이 보였다. 소피, 클라리, 황제.
"백합의 기사님, 돌격하는 것도 좋지만 몸상태를 생각하고 싸우세요. 백합의 기사님이 부상을 입으면 기사님을 사모하는 이 연약한 소녀의 가슴이 너무나도 아프답니다."
"그래, 주인님아. 혼자 그렇게 무식하게 돌진하면 어떻게 해, 아무리 주인님하고 아무르타트님이 강하다고해도."
황제와 클라리의 목소리. 마음을 가득 매우고 있던 분노가 조금 사그라 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떤 와이번들이 뒤쪽으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저 녀석들이 도망칠 생각인가?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그런데 아까보였던 그 붉은색 머리의 와이번 라이더가 다시 앞으로 나왔다.
"크리센공, 역시 듣던대로 대단하신 분이군요. 더 이상 싸우다가는 애써 키워뒀던 와이번들의 목숨만 잃게 될것 같이서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이번처럼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다시 뵙죠, 고결한 백합의 기사님!"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녀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클라리와 소피가 녀석을 향해 흰색 구체와 불에 휩싸인 화살을 연속적으로 쏘아보냈다.
"윈드 쉴드!"
녀석은 주위에 전에 그 마법사가 썼던 것과 비슷한 풍계계열의 마법을 이용해 방어막을 만들며 클라리와 소피의 공격을 막아 내었다. 클라리와 소피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와이번 라이더에 마법사라? 젠장 마나가 조금만 더 남아있었어도 죽여버리는 건데. 도데체 저런 녀석들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난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텔레포테이션!"
녀석은 쉴드가 사라지려는 순간 왠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체 사라져버렸다. 안티매직셀을 캐스팅할 시간도 없이 빠른 순간이동, 난 허탈한 표정으로 사라지는 녀석과 엄청난 속도로 산맥너머로 도망치는 와이번들을 보며 아미의 위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삼면이 절벽인데다 엄청난 높이의 성벽을 가진 요세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많은 마을들의 모습이 보였다. 산맥의 경사가 상당했지만 잘 닦여진 길과 말들의 노고로 우리는 북부산맥에서와 같은 추위에 떤다거나하는 어려움 없이 남부산맥을 오르고 있었다. 능선을 넘어 맞은편에 보이는 광경, 그 넓은 들판을 두고 왜 이런 산맥 가운데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지 의문이 들정도로 요세 주변의 마을들은 왠만한 도시와 비견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우리 마을도 크기가 보통이상인 것 같은데, 하긴 그러니까 자치령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흑빛의 요세, 저 요세에서 아버지가 머물렀었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움이 다시 감돌았다. 성벽이 검은빛이었지만 그다지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마차는 능선을 넘어 요세 아래의 마을쪽을 향한 길로 천천히 움직였다. 내리막길인 까닭에 말들은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마차가 앞으로 미끌어지거나 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해야 했다. 조금만 방심을 하다가는 절벽으로 돌진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뭐 아미 덕택에 죽지는 않겠지만, 이 좋은 마차가 박살나는 것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에 보니, 마을은 무슨 축제라도 하는 것인지 분주했다. 오늘이 무슨 국경일이거나 그런날도 아닌데, 무슨이유로 저렇게 붐비는 것일까? 그리고 군대가 출전할 정도이면 반란 소식도 이미 마을 사람들이 들었을 법한데 그런 분위기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누나, 마을에 무슨 축제날인가 보죠?"
난 일행에게 걱정을 주지 않기 위해 감정을 숨기고 되도록이면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황제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말에 답을 했다. 훔, 황제도 모르는 것인가?
"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보통 새해 축제를 마친 이후로는 한동안 축제를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역시, 난 다시 시선을 마을 쪽으로 향했다. 보통 몇날며칠을 여유롭게 준비를 한 뒤 열리는 다른 축제의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마을사람들의 움직임이 바빠보였다. 조금 궁금했지만 뭐 나중에 마을에 도착한 뒤에 알아보면 되니까하는 생각에 그냥 그렇나 보다 하기로 했다.
북부산맥과는 다르게 남부산맥은 산맥 위임에도 불구하고 기후가 따스했다. 마차안에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몰라도, 창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이 그리 춥지 않으니까, 그러고보니 남부지역에는 서서히 봄이 올무렵이 되어가고 있었다. 북부지역 같은 경우에는 겨울이 4개월정도 지속되는 것에 비해 남부산맥이남의 남부지역에서는 겨울은 한달이나 한달반 정도면 끝이나버렸다. 그렇다고 여름에도 그다지 덥지않으며 가뭄도 거의 없는 까닭에 파나단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남부산맥 이남의 리투니아 지역을 축복받은 땅이라고 불렀다.
내리막길을 따라 마차는 순식간에 요세쪽의 마을 근처의 경비병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보통 마을이라면 경비병이 통행증을 검사하거나하는 일은 없었겠지만 이 곳은 요세도시이다 보니 경비병을 세워서 조심을 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다. 반란군들이 최후의 보루로 이런 요세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난 마을에서 쉬고 싶은 생각에 소피에게 통행증을 도착하기도 전에 건네주었다. 빨리 통행증을 보여주고 여관에 들어가서 오랫만에 제대로된 침대에서 잠이나 푹자고 싶다는 열망. 그런데 소피가 경비병에게 통행증을 보여주는 순간, 갑자기 경비병이 환호성을 질렀다. 저 경비병이 갑자기 왜 저러지?
"크리센공께서 마을에 오셨다! 크리센 공께서 마을에 오셨다!"
크리센공이 온게 어때서? 잠깐, 생각을 해보니, 아까 전에 별로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기사, 그중에서도 엘리트의 분위기를 팍팍풍기는 기사가 그런 반응을 보였더라면, 보통사람일 경우에는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일 것이란 추측이 들기 시작하자. 난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잘못하다가는 사람들에게 또 끌려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감돌았다.
경비병의 소리를 들었는지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결국 쉬기는 다 틀린걸까?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말을 탄, 머리에 흰머리가 가득한 노기사가 우리 마차가 있는 쪽을 향해 말을 몰아오는 것이 창 밖으로 보였다. 기사는 마차 근처에 오자 말에서 내린 뒤 밖에서 마차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리센공, 전 남부수비대 산하 아티에넬 요세 대장 디엔 프란세츠 입니다. 하인리히로부터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곳에 오신 것에 대해 다른 이들을 대표해 인사를 올립니다."
디에넬 프란세츠, 아마 낮에 보았던, 하인리히 프란세츠경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 녀석 쓸 때 없는 짓을 해서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다니, 그렇다면 아까 마을이 갑자기 분주한 것이 보였던 것은 바로 나 때문이었던 것인가? 설마.
난 저 나이많은 기사가 저렇게 예의를 보였는데, 그냥 있으면 안되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의란 것이 이래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니까. 예전의 피의 마왕이었던 나라면 그런 것을 무시해도 괜찮았겠지만 지금은 내가 의도 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고결한 백합의 기사란 명칭을 달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아버지에 대한 열렬한 팬들일 가능성이 높았는데, 아버지의 낯을 깎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었다.
난 힘든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마차에서 내려왔다. 문을 열고 내가 나오는 순간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집중이 되었다. 소란스러움 가운데 벌어진 침묵. 난 땅에 발이 닿는 순간, 입을 열어 노기사를 향해 말을 했다.
"프란세츠 대장, 이렇게 직접 나와주시다니. 영광입니다. 그리고 절 환영해 주신 모든 분들께 아버지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난 힘이 없었지만 최대한 당당한 자세로 기사를 향해 말을 했다. 그리고 내말이 끝나자 마자 다시 울려펴지는 환호성, 엄청난 인기였다. 검술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때 관중들이 보여주던 반응 이상의 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한 분이셨나 하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크리센! 크리센!"
난 아들일 뿐인데도, 이 사람들이 이런 대우를 해주는데 만약 아버지께서 직접 살아서 오셨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엄마나 시드도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휴.
"마을 중앙에 마을 회관이 있는데 오늘 하루라도 머물러 주실 수는 없으시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 들리는 프란세츠 대장의 목소리, 솔직히 저녁무렵도 다 되어가고 오늘은 마차가 아닌,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고 싶다. 그리고 목욕도 해야할 무렵이 지나가도 한참 지나가 버렸고. 하지만 솔직히 걱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편히 쉴 수나 있을까 하는 왠지모를 불안함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내 모습은 서민적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황에 따라 책에서 읽은 대사를 그대로 읊고 있으니, 보통 이런 상황에서 영웅들은 자신의 말투와 모습을 그대로 사용하곤 하던데, 하지만 난 왠지 신경이 쓰여서 그렇게 행동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지조가 없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보면 연기의 천재는 클라리가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다. 내 본모습을 숨긴체, 아니 이제 어느 것이 본모습인지도 모를 정도로 그때, 그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말이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에게는 영광입니다."
프란세츠대장은 정색을 하고 나에게 말을 했다. 난 다시 몰려오기 시작하는 피로에, 이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급히 마차에 다시 올랐다. 날 감회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프란세츠 대장은 내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본 뒤에 말이 서있는 곳을 향해 다시 걸어갔다.
마차는 순식간에 몰려든 엄청난 숫자의 마을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마을 가운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검술대회때의 도로를 가득 매우던 수도 사람들의 모습, 그 이상이었다. 아버지, 삼십년 전에 어떤일을 이 곳에서 하셨기에 이들에게 나란 존재가 이렇게 대우를 받는 걸까 내가 기억하기에는 난 아버지를 그리 닮지도 않았는데도, 그의 아들이란 이유 단 하나에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이 곳 사람들은 내게 영웅의 작은 그림자만이라도 발견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 제국에서 백성들에게 인기투표를 하면 내가 2 위가 될 유일한 곳이 아마 이 마을일거야. 휴, 수십년동안 노력을 한 나보다 왜 일년정도만 지낸 너희 아버지가 이 곳에서 더 인기가 있는 건 너무 불공평해. 남녀차별이야 남녀차별.."
황제는 어느순간엔가 다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돌아와서 날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황제 자신의 인기가 꼭 1위를 해야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리고 여기서 왜 남녀차별이란 이야기가 나오는거야?
"누나,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실 수 있으세요?"
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황제를 보며 말을 했다. 낮에 엄마가 공주였다는 사실 때문에 놀라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끊어졌었다. 황제는 나를 보더니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휴, 너 아버지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거니?"
황제의 물음에 난 잠시 고민을 했다. 내가 아버지에 대해서 아는것,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아버지의 모습과 수도에 오기 전의 북부산맥아래의 마을에 있었던 여관에서 들었던 이야기. 어떻게 보면 그게 다라고 할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어릴 때, 제 대신 돌아가셔서 아는게 거의 없어요. 아버지가 예전에 기사이셨다는 것, 그리고 데스나이트로 변해버린 제 2군단의 유일하게 생존한 소대의 소대장이었다는 사실 밖에는요."
난 어릴 때,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조금 안타까움이 담긴 목소리로 황제를 향해 말을 했다. 내 말을 들은 황제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 같다는 것은 내 착각일까?
"그래, 네 아버지 아티에넬 크리센은 아인트와 같이 귀족 제 9계급 출신의 하급 귀족이야. 당시 마법 기사단이었던 성기사 제 2군단의 기사 모집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신성마법에 아주 능숙한 마법기사였지. 능력은 대대장급 이상, 아니 군단장으로 임명해도 충분할 정도로 출중했지만 귀족 9계급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소대장이란 직위 밖에 받지 못했어. 그나마 능력을 중시하던 당시 성기사 단장 막시무스공에 의해 대대장과 동급인 제 1 소대장이란 직위를 받게 되었지만, 능력에 비해서는 그마저도 너무 부족한 자리였어."
황제는 옛 기억을 더듬으며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귀족 9계급, 황제는 그 불합리성을 느꼈는지 아니면 스승님과 결혼하고 싶은 욕구였었는지, 엄청나게 복잡하게 나눠졌던 계급제도를 전에 말했듯이 철폐했었다. 그 까닭인지 몰라도 귀족 9계급이란 말을 할 때의 황제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가 대전쟁이 터지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그 여마법사의 저주로 인해 데스나이트로 변해버린 제 2군단에서 너희 아버지가 이끄는 소대만 유일하게 탈출, 바로 이 요세로 오게 되었어. 그가 온지 며칠 뒤, 포세트립톤이 점령당하는 가운데, 지휘관급이 모두 목숨을 잃은 제 1군단 역시 이 요세로 후퇴를 해왔어. 하지만 이미 절반 이상의 제 1군단의 기사들이 목숨을 잃은 후였지. 그런데 몬스터 군단중 언데드 부대가 이 요세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당시 요세를 지키던 요세대장이 몰래 도망쳐 버리고 결국 남은 사람들 중 유일하게 지휘관급이었던 네 아버지가 요세를 총 지휘하게 되었어. 네 아버지, 아티에넬경의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된 것은 바로 그 때부터야."
황제가 다시 말을 멈추고, 마차는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마을 중앙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난 혹시 이 복잡한 상황에서 황제를 노리고 기습을 해오면 어떻게하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 이 상황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는 아미가 별 다른 말이 없는 것으로 볼 때, 괜찮겠거니하고 생각을 하기로 했다.
"역사에는 그리 길게 나와있지 않는 이야기지만, 정말 네 아버지는 대단한 분이셨어. 신관이라곤 열명정도, 어떻게 보면 없는 것과 마찮가지인 상황, 그리고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해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기사들, 그리고 끈임없이 요세로 몰려드는 난민들, 여름철 우기가 시작되어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흐릿한 날씨, 누구도 이런 상황에서 언데드 군단과 싸울 생각을 하지 않을거야. 수백, 수천도 아닌 수만의 언데드 군단과 말이야."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아마 내가 수도 전체에 블리자드를 사용했던 것 처럼 홀리스톰을 사용한다면 약간의 가망성이 있을지 몰라도. 그냥 기사들만을 데리고 황제가 말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싸우는 것은 다 죽겠다고 하는 것과 마찮가지였다.
"네 아버지는 일단 난민들을 요세 뒤쪽으로 이동시킨뒤, 요세와 난민들로부터 은이란 은은 다 모우도록 했어. 그리고 난민들 중 적당히 무기를 들 체력이 보이는 남자들을 모아 짧은 기간이나마 군사훈련을 시키며, 대장장이들의 도움을 받아 여자들을 동원 모은 은으로 얇게나마 무기에 은박을 씌우도록 했고, 어린아이들을 모아서 노래 형식으로된 기도문을 가르쳐서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리고 생존한 기사들 중 지휘관을 새로 임명하여 지휘체계를 확립했고, 직접 전 군단을 돌아다녀 기사들의 사기가 회복되도록 했지. 이 모든 것을 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일주일이었어.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완료되는 순간, 꼭 알고 있었던 것 처럼 언데드 군단이 요세로 쳐들어온거야."
그 많은 일을 해낸 것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결을 하려고 생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웠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특히 무기에 은을 씌우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무기가 한둘도 아니고 수천개의 무기를.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평화과 지속되었던 까닭에 요새 창고에는 식량이 넘쳐나고 있었고 근처 산맥에 은광이 있어서 요세에도 은이 역시 풍부했던 것이야. 언데드 군단이 쳐들어오며 기사들과 요세 수비병들, 그리고 난민들은 언데드 군단과 전투를 벌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꼬마들은 언데드가 보이지 않는 성벽 뒤에서 노래로된 기도문을 끈임없이 불렀지. 보통 무질서한 돌격만 하는 언데드들과 다르게 철저한 지휘아래 행동을 하는데다 엄청난 수의 데스나이트까지 포함된 언데드 군단의 공격, 솔직히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무서움을 모를거야. 난 수많은 신관과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았는데도 그 언데드 군단을 간신히 물리쳤었는데 말이야. 물론 란트 네가 그 때 있었으면 어떻게 됬을지는 모르지만."
언데드군단, 어떻게 보면 몬스터 군단들중 가장 두려운 존재들이다. 사람들로부터 끝없는 공포를 일으키며 체력이 고갈되는 일도 없는데다가 전쟁이 장기화 되면 될수록 희생자들을 통해 병력을 보충받는 까닭에 낮에 이동을 할 수 없다는 핸디캡만 무시가 된다면 거의 무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의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이교대로 전투를 벌렸지. 무한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언데드 병사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병력이 부족해도 어쩔 수 없었어. 그렇게 몇날 며칠을 전투를 벌렸지. 특히 아무런 사심이 없이 어린 아이들이 부르는 기도문이 담긴 노래의 위력은 예상외의 효과를 보였어. 불사를 자랑하는 언데드들이 병사들의 은제 칼에 상처를 입고 영력이 약해지는 순간 사라져버렸으니까. 보통 은제 칼에 공격당하더라도 한동안 약해지지만 공격을 할 능력정도는 언데드에게 남아있는게 보통이니. 골치가 아파. 게다가 그 무적을 자랑하는 데스나이트들도 어린아이들의 노래 때문에 함부로 성안으로 돌파를 하지 못하고는 성벽주위를 맴돌기만 하는게 일 수였어. 데스나이트의 경우 아직 약간의 인간성과 지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휘자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언데드들과는 다르게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가지고있으니까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이겠지. 그렇게 일주일간을 전투를 벌렸고. 열 네번의 작은 전투가 끝이나는 순간 비가 그치며 날씨가 맑아졌던 거야. 그제서야 언데드 군단을 지휘하던 네크로멘서는 요세를 점령하는 것을 포기하고 남부산맥 동쪽으로 우회해서 리투니아로 진군을 했어. 네 아버지가 이루어낸 승리였지."
황제는 꼭 자신이 경험한 것 처럼 세세히 말을 했다. 황제에게도 그 만큼 인상이 깊었던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혹시 인기가 2위로 밀린 것에 대한 관심때문에 그런것은, 설마.
"그리고 그 때 모여들었던 난민들이 만든 마을들이 바로 이 마을들이고.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그 일주일동안 아티에넬경은 잠도제대로 자지 않고 항상 성벽위 어둠속에서 흰빛을 뿜어내며 등대처럼 그렇게 언데드들과 싸웠다고 해. 꼭 클라리를 든 란트 너처럼 말이야."
휴, 아버지의 존재가 세삼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항상 아픔으로만 기억되던 아버지, 하지만 그렇게 큰 인물일지는 몰랐다. 마음을 닫아버린체 오로지 눈빛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던 나와는 다르게, 스승님도 아버지도, 황제나 티베리우스 단장, 그리고 핀누나. 모두들 한 시대를 풍미할만한 영웅의 대접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위대한 영웅의 아들, 그리고 제자는 살인마가 되어버렸다니. 왠지 마차 밖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볼 낯이 없어졌다. 그런데 환호성이 갑자기 멈추며 마차밖의 사람들이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일급 경보! 일급 경보다! 일급 경보가 울렸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잠잠해지자 내 귀에도 어디선가로부터 울리는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가 일급경보라는 걸까? 갑자기 무슨일이? 이곳에서도 반란이 일어난 것일까? 마차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 건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에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약간의 혼란만 보일 뿐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프란세츠 대장이 우리쪽을 향해 말을 몰아 왔다.
"크리센공! 위험합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십년 넘는 기간 동안 한번도 일급경보가 울린적이 없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지. 큰일이 아니어야 하는데..."
프란세츠 경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하지만 프란세츠경의 걱정도 아랑곳 없이 그 정체는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몰려오는 엄청난 숫자의 와이번들, 한 두마리 정도는 나도 예쩐에 잡아서 오우거들한테 고기공급을 해줬던 적은 있지만, 저렇게 많은 숫자의 와이번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와이번들은 아직 건물안으로 피하지 못한 마을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의 움직임도 빨랐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와있었기에 움직임이 느려진 것이다. 모두다. 내가 이 마을에 왔기 때문에 일어난 일, 난 왠지 모를 분노가 조금씩 치솟는 것이 느껴졌다.
갑자기 와이번들이 단체로 몰려오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와이번은 단체 생활을 하지만 사냥을 할때는 그다지 단체로 움직이는 적이 없었다. 서로 서로를노리고 사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체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는 거의 천마리가 넘는 와이번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요새 경비대로 보이는 병사들이 와이번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보냈지만 와이번들은 화살이 날라오면 일사분란하게 활의 사정거리 밖으로 피했다. 꼭 지휘관이 있는것 처럼.
"어떻게 이런일이...."
프란세츠경은 얼굴이 하얗게 되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와이번들이 미쳤나? 꼭 메뚜기 때처럼 단체로 움직이다니.
"프란세츠경, 경도 어서 피하십시오."
난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프란세츠경을 향해 말을 했다. 우리야 마차안에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하지만 그 순간 와이번 하나가 프란세츠경을 향해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난 급히 주문을 캐스트했다.
"아이스 블레스터!"
프란세츠경을 향해 추락하는 와이번은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날라오는 얼음조각들을 피하지 못하고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을 했다.
"세상에! 저런 숫자의 와이번들을 보는건 거의 30년만에 처음이야. 와이번들은 거의 멸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 나하고 핀언니, 티베가 거의다 멸종시켜버렸는데 저 많은 수의 와이번들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지?"
창밖으로 몰여오는 와이번들을 본 황제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와이번들을 보고 있었다. 난 급히 마차밖으로 뛰어나갔고 내 뒤를 따라 아미와 클라리 역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건물안으로 뛰어가던 한 꼬마가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위엄한데, 그리고 그 꼬마를 향해 몰려드는 수많은 와이번, 캐스팅을 하기에도 너무 늦었다. 난 급하게 캐스팅이 필요없는 몇개의 마법들을 쏘아 보냈지만 몇마리의 와이번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불과했다. 와이번이 날카로운 발톱이 꼬마를 덥치려는 순간, 그 사이를 가로 막는 한 여인, 아마 그 꼬마의 어머니일 것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와이번의 발톱에 갈기갈기 조각이 났다.
난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며 조금씩 솟아오르던 분노가 터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천천히 읊는 캐스팅.
"디스트럭션! 플라이어."
내 주문이 완료됨과 동시에 꼬마를 향해 다시 내려오던 와이번들 몇이 피를 뿜으며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예전에도 딱 한번 이 마법을 쓴적이 있었지. 스승님이 쓰러지시던 때. 흑마법은 아니지만 왠지 흑마법과 비슷한 기운이 나와서 잘 쓰지 않았던 마법.
난 천천히 클라리를 뽑아들었다. 클라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 이전과는 다르게 왠지 조금 빛의 색깔이 어두워진 것 같은 것은 내 기분 때문일까?
"아미, 부탁한다."
아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로 솟아오르며 드래곤으로 변했다. 갑작스러운 드래곤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이 소란해 하는 것이 보였지만 난 그 사실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난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서 아미의 등에 올라탔다. 드래곤의 등장에 놀라는 것은 인간들만이 아니었다. 겁없이 날뛰던 멀리서 보면 꼭 까마귀 때같이 보이는 와이번들의 대형이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난 칼을 뽑아 와이번들을 향해 아미를 탄체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까 너무 무리를 했나? 8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던 까닭인지 별로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마나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느껴졌다. 어쩔 수 없지, 검으로 해결을 하는 수 밖에, 싸우는 곳이 마을이 아니었다면 아미보고 브레스를 뿜어버리라고 하면 그만 이었지만, 산성 브레스가 마을로 떨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겁없는 와이번 몇마리가 나와 아미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난 한치의 머뭇거림없이 정확하게 와이번들을 두동강 내버렸다. 와이번을 밸 때마다 칼을통해 느껴지는 충격.아마 지금 체력 상태로 아미가 없었다면 상당히 고생을 했을 것 같다. 그렇게 수십마리의 와이번들을 베어버리는데 갑자기 와이번들이 우리쪽에서 물러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이번들의 가운데에서 보통 와이번들보다 조금 더 커보이는 와이번이 우리쪽을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저 녀석이 대장인가?
하지만 그 와이번 위에는 내가 아미에게 타고 있는 것처럼 사람으로 보이는 한 녀석이 올라타고 있었다. 와이번 라이더? 난 칼을 든체 녀석을 향해 정신을 집중했다. 마법으로 한방에 박살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마나도 없었고 최소한 무슨 의도로 이곳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했기에 참았다. 그 큰 와이번은 위에 타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일정도로 가까이까지 다가 왔다.
붉은색머리, 이 녀석의 머리색도 붉은 색이었다. 붉은색 머리들에게 뭐가 씌었는지 요즘엔 왜 일터지는 것 마다 붉은색 머리색이 등장하는 것일까? 뭐 스승님은 괜찮으시니까.
"무슨 이유로 이 곳을 습격하였나? 와이번 라이더!"
난 살기가 가득 담긴 어투로 강하게 녀석을 향해 말을 했다. 저 녀석도 인간인데, 와이번들의 식사감으로 같은 인간들을 사냥해? 나 역시 그다지 착한놈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죄없는 사람들을 무차별 살상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와이번 라이더라뇨? 이왕이면 천공의 기사 레이트경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래곤 나이트, 백합의 기사 크리센공. 당신의 능력이 아무리 띄어나다고 해도 그 지친몸으로 혼자서 와이번 천마리를 상대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만 그냥 물러나시면 목숨만은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저 눈빛, 같은 붉은 머리라도 시장과는 다르게 엄청난 야욕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주제에 천공의 기사라.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군, 와이번 라이더. 지금 네 앞에 있는 난 백합의 기사가 아닌, Madness Warrior of Blood, 피의 광전사 란트 크리센이다. 피의 광전사가 전투에서 목숨이 아까워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정말 왠만하면 이 감정 다시는 느끼기 싫었는데, 내 몸전체를 엄청난 양의 살의가 감싸고 있었다. 예전에 마을에서 괴물사냥꾼들을 몰살시키기 전 그들 앞에 섰을 때의 느낌, 그 느낌과 비슷했다. 그런데 뒤쪽에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녀석이 또 있었나? 난 고개를 갸웃하며 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틀린점이 있죠, 와이번 라이더 레이트, 백합의 기사님 혼자만 당신을 상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황제의 목소리, 뒤 쪽을 보니 황제와 소피, 클라리가 하늘에 떠 있었다. 플라이 마법일리는 만무하고 약간씩 느껴지는 정령의 기운으로 볼 때, 정령마법이었다. 황제의 솜씨인가? 황제의 정령술도 장난이 아니었었군. 황제는 이번에도 전처럼 검은빛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훗, 도와주러 온 것인가? 혼자서도 충분한데.
"아, 미모의 동료분들이 계셨군요. 와이번들도 먹잇감으로는 여성분들을 더 좋아한답니다. 살이 남자보다 훨씬 더 연하다고 하더군요."
녀석은 느끼한 자신의 목소리로 나를 향해 이야기를 했다. 한다는 소리하고는.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군, 난 녀석이 헛소리 이외에는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느끼고 녀석을 향해 날아갔다. 아미를 타고 있으면 마음이 통한다라는 것 때문에 어떻게 보면 플라이 마법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녀석은 내가 날아가자 곧바로 와이번들 뒤쪽으로 숨어버렸다. 난 녀석을 추격하며 끝없이 몰려오는 와이번들을 다시 베기 시작했다.
아미의 밑에 있던 녀석들은 아미의 발에 순식간에 두동강이 나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미의 입에 물어뜯겨 바닥으로 추락을 한 와이번의 숫자도 엄청난 숫자였다. 절대 생명체 드래곤, 역시 나이가 어려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하지만 이놈의 와이번들은 죽이고 죽여도 끝도 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분노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피로가 다시 몰려오며 몸이 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피로 때문일까 중심을 잃은 나를 향해 와이번 몇 마리가 날라오는 것이 보였다. 난 급히 쉴드를 펼칠 준비를 했지만 캐스팅이 잘 되지 않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에게 오는 와이번 다섯마리 그 중 두마리 정도는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 난 칼을 들어 급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와이번의 목을 베어 버렸다. 그렇게 두마리, 하지만 남은 세마리의 날카로운 이빨이 나를 공격하려는 순간,
"인첸드 에로우 오브 화이어!"
"홀리 볼!"
"포인트 스트라이크!"
그리고 세 마리가 동시에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한놈은 불이 붙은 화살이 목에 꽂힌체 불타며 떨어졌고, 한마리는 한쪽 날개가 녹아버렸다. 그리고 남은 한마리는, 정확히 심장을 공격당한체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며 추락하고 있었다. 난 마음을 진정시키며 옆을 쳐다보니 예상했던 대로 세명의 동료의 모습이 보였다. 소피, 클라리, 황제.
"백합의 기사님, 돌격하는 것도 좋지만 몸상태를 생각하고 싸우세요. 백합의 기사님이 부상을 입으면 기사님을 사모하는 이 연약한 소녀의 가슴이 너무나도 아프답니다."
"그래, 주인님아. 혼자 그렇게 무식하게 돌진하면 어떻게 해, 아무리 주인님하고 아무르타트님이 강하다고해도."
황제와 클라리의 목소리. 마음을 가득 매우고 있던 분노가 조금 사그라 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떤 와이번들이 뒤쪽으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저 녀석들이 도망칠 생각인가?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그런데 아까보였던 그 붉은색 머리의 와이번 라이더가 다시 앞으로 나왔다.
"크리센공, 역시 듣던대로 대단하신 분이군요. 더 이상 싸우다가는 애써 키워뒀던 와이번들의 목숨만 잃게 될것 같이서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이번처럼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다시 뵙죠, 고결한 백합의 기사님!"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녀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클라리와 소피가 녀석을 향해 흰색 구체와 불에 휩싸인 화살을 연속적으로 쏘아보냈다.
"윈드 쉴드!"
녀석은 주위에 전에 그 마법사가 썼던 것과 비슷한 풍계계열의 마법을 이용해 방어막을 만들며 클라리와 소피의 공격을 막아 내었다. 클라리와 소피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와이번 라이더에 마법사라? 젠장 마나가 조금만 더 남아있었어도 죽여버리는 건데. 도데체 저런 녀석들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난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텔레포테이션!"
녀석은 쉴드가 사라지려는 순간 왠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체 사라져버렸다. 안티매직셀을 캐스팅할 시간도 없이 빠른 순간이동, 난 허탈한 표정으로 사라지는 녀석과 엄청난 속도로 산맥너머로 도망치는 와이번들을 보며 아미의 위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