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0장 수린 요새 탈환작전-3

푸른바람 BlueWind·2002. 11. 25. PM 4:32:25·조회 2185·추천 63
에피소드 62 수린 요새 탈환작전-3


황제의 말을 들어보니 카밀 녀석들은 동쪽 성벽에서 수비를하고 있는 병력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방에서 나오려는 내게 아무말 없이 황제가 무엇인가 작은 상자를 주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나중에 열어보라는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품속에 넣었다. 도대체 황제는 무슨 꿍꿍이일까? 어휴.

어찌됬건 별다른 큰 전투가 없었으니 카밀 녀석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기회는 없었다고해도 좋을 듯 싶었다. 쩝, 하지만 이번 임무는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테니. 그들은 이 작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내 작은 소망이라면 녀석들이 가기 싫다고 해서 나도 덩달아 가지 않는 일이 생겨나는 것이랄까?

카밀에게 의논을 하기 위해 성의 동쪽을 향해 아미를 타고 이동해 갔다. 그리고 내 옆에는 클라리가 말을타고 쫓아오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말을 더 잘 타는 클라리, 뭐, 티베리우스 단장을 따라 처음 만들어졌을 무렵부터 말을 타곤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님아, 그런데 이렇게 우리둘이만 다니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아. 그렇지?"

그렇게 급한일이 아닌데다가 성안이라는 제약 때문에 빠른 속도로 말을 몰지 않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평소 걸어다닐 때처럼 클라리는 말을 내 곁에 바싹 붙여서 몰고 있었다.

"흠, 그러고 보니 요즘엔 소피하고 티티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무슨일인지 클라리 넌 알아?"

그 전에는 저녁이라도 종종 같이 먹곤 했는데 내가 쓰러진 이 후로는 소피와 티티를 한동안 만나지 못한 것 같았다. 혹시 무슨일이 생긴게 아닐까? 쩝, 하긴 그런 것치고는 클라리의 상태가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세리 누나한테 부탁을 받아 카밀 대대장이 하는 일을 도와준다고 하던데?"

흐흠, 그런 일이 있었군. 하긴 병력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금 상황에서는 단 한명의 손이라도 절실할 것이니 그럴만도 했다. 게다가 두 엘프 모두 왠만한 장교 이상의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 같았다. 쩝, 그럼 지금 카밀한테가면 볼 수 있다는 말이군.

"클라리 넌?"

내 말을 들은 클라리는 배시시 웃으며 답을 했다.

"난 주인님을 간호해야 되잖아. 그리고 난 주인님의 보좌관이라 항상 주인님 곁에 있어야 해."

쩝. 간호라, 할말이 없군. 그 사실에 대해서는 나 역시 고마움을 느끼고 있으니. 하지만 클라리가 보좌관이란 핑계를 대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수 밖에 없었다. 자기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려 하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 보좌관으로써는 거의 있으나마나 했으니까 말이었다. 하지만 그다지 사무적인 면에서 머리 쓸 일도 없는 내가 보좌관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클라리가 내 곁에 있어 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으니 별 문제를 삼고 싶지는 않았다.

전시 중 임에도 이오니스 거리의 풍경은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활발히 도로를 오가는 수레를 비롯해 그렇게 어둡지 않은 주민들의 표정. 해전에서의 우세를 바탕으로 육상을 통한 수송이나 교역의 모자란 점은 해상 교역을 통해 해결하였으므로 교역량은 오히려 전쟁 전 보다 오히려 증가했다고 들었다. 리투니아, 아테네이오스와 더불어 남해의 삼대 상업도시 중 하나인 이오니스, 그런 이오니스의 주민인 까닭에 전쟁이 터졌다는 것보다는 해상교역량의 증대가 더 반가울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 이곳에는 제국민들에게는 거의 신과 같이 추앙받으며 신과 같은 절대적인 신용을 받고 있는 제국의 황제가 머물고 있지 않는가. 어떻게 보면 여기서 리투안의 승리는 절반이상 결정되어 졌다고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오랜 포위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백성들과 열배에 넘는군사들을 상대함에도 승리를 의심치 않는 병사들. 아테네이오스 측으로써는 이 예상치 못한 변수에 꽤 당황해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멀리 공터에 익숙한 모양의 텐트촌의 모습이 보였다. 카밀들의 텐트촌, 며칠간 행군을 하는 동안 그들은 계속 저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보통 숙영지의 천막과 텐트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막과 텐트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간이 침대의 유무였다. 텐트를 설치할 경우 그냥 맨바닥에 담요 몇장 깔고 자거나 침낭속에서 자는게 일반적이었으니까 수면이란 면에서는 천막이 월등히 편했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적인 것이라고 녀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으니. 뭐, 이번 임무같은 경우에는 그러한 녀석들의 습관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산속에서 숙영지를 건설할 여유 따위는 없으니까.

난 텐트들 가운데 유일한 제대로된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통나무 건물을 향해 다가갔다. 지원군 제 11대대 임시 본부. 쩝, 그 거창한 이름 치고는 초라했지만 그나마 텐트가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내가 건물을 향해 다가가자 문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병사들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두명 중 한명이 잽싸게 건물을 벽을 툭툭 두드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뭔가 우다닥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건물의 문이 열리며 카밀이 밖으로 뛰어나왔다.

"대장. 몸은 이제 좀 괜찮으십니까?"

부리나케 내가 있는 쪽으로 달려온 카밀은 심각한 표정으로 날 보며 말을 했다. 난 아미에서 내리며 카밀을 향해 답을 했다.

"이제 좀, 움직일만 한 것 같아. 그런데 이제 말 놓아도 되겠지? 카밀."

왠지 말을 높이는 건 쩝. 그랬다. 친한 사람일 수록 예의를 지켜야 된다는 말도 있지만, 너무 그러면 왠지 모를 벽이 생기는 것 같아서. 그리고 카밀이야 그런 격식을 따지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입니다. 대장. 한번 찾아 뵈려고 했는데, 이놈의 군대라는 조직이 워낙 지저분한 규칙에 얽매여 있어서...죄송합니다. 대장."

카밀은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내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쩝.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 다른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녀석들은 원래 이런 조직 같은데 얽매이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는데 나 때문에 할짓이 아닌 고생을 해야 되니까 밀이다.

"그런데 무슨일로 이 곳에 오셨습니까?"

카밀은 다시 내 눈을 쳐다보며 말을 했다. 맑게 빛나는 그의 눈, 역시 녀석의 눈을 자세히 보니 영웅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후후, 녀석도 인가? 황제, 스승님, 티베리우스 단장, 그리고 카이사르, 가이우스, 세인트 등등이 가지고 있는 영웅의 눈, 뭐라 딱 설명하기는 힘들었지만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눈빛을 난 영웅의 눈이라 이름 붙였다. 지금까지는 잘 몰랐지만 카밀 역시 평범한 인물은 아니겠군. 이런 사람을 부하로 둔 난 복이 많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흠흠. 모르겠다. 복이 많은 것 치고는, 어릴 때 지나칠 정도로 고생을 많이했지. 쩝. 하긴 그 상황에서 살아 남은 것 하나만으로도 천운을 타고 났다고 해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하늘은 너무나도 잔인한 존재인 것 같다.

"카밀, 임무다."

흐흐, 난 책에서 읽었던 용병단에서 종종 사용하고 하는 어투로 카밀에게 말을 했다.

"의뢰주는? 아니, 대장님, 아닙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훗, 내 말을 듣자 마자 카밀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답을 하는 모습이 재미가 있었다. 습관이란 저렇게 무서운 것이다.

"의뢰주는 황제 폐하. 보수는 말안해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겠지?"

난 당황해 하고 있는 카밀을 향해 웃으며 답을 해주었다. 그러지 카밀 역시 씩 멋적은 미소슬 얼굴에 띄운체 날 쳐다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드러가서 이야기 하도록 하지."

난 카밀을 대리고 그 통나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경비를 서고 있는 병사들에게 각별히 주의를 해서 경계를 하도록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가운데에 놓여있는 테이블과 의자 몇개 뿐이었다. 쩝, 아무리 임시로 편성된 부대라고 하더라도 대우가 너무 심한거 아닌가? 그래도 몇 안되는 '내' 부한데.

"아, 대장. 이건 저희가 원해서 이렇게 해놓은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뭐, 솔직히 회의할 일도 없고, 전쟁을 하는데 거창한 건물 따위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저녘 식사 대접은 잘 해주더군요."

내 표정의 의미를 알았는지 카밀이 웃으며 내게 답을 해주었다. 그렇다면 조금 안심이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쩝, 나중에 임무를 마치면 황제에게 단단히 따져야 할 것 같다. 내가 자리에 앉아 카밀 역시 의자에 앉았다. 어쨌건 녀석에게 이번 임무를 맡을 건지에 대해서는 물어봐야 되겠지?

"그러 일단 이번 임무에 대해 설명해 주도록 하지. 하고 안하고는 카밀, 네가 결정하도록 해."

난 일단 그렇게 말을 한 다음, 이번 임무에 대해 카밀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왜 임무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있는 카밀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걸까? 왠지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

"그래, 어떻게 할 생각이지? 카밀."

이야기를 끝내고 난 설마 카밀이 이 귀찮은 일에 찬성을 하겠냐는 생극을 하며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카밀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내가 절대 답하지 않기를 바랬던 답을 했다.

"그런일이라면, 물론 찬성입니다. 대장. 안그래도 이 곳에서는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 없어 지루하던 참인데, 다른 녀석들도 좋아할 겁니다."

아하, 내 마지막 희망마져 날라가는 것인가? 정말 할 수 없군. 쩝, 이 상황에서 카밀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일이 취소가 되겠냐마는 그래도 황제에게 뻣댈 수 있는 카드 하나는 쥘 수 있었을 껀데, 쩝, 잔머리 굴리는 것은 이제 포기하고 순순히 이 일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휴, 좋아. 카밀. 그럼 준비가 되는 대로 출발하기로 했으니 최대한 빠른 시간에 준비를 끝내도록 해줘. 그리고 이런 일은 네가 전문이니까, 여러가지로 의논을 해줬으면 좋겠어."

난 힘없는 목소리로 카밀을 보며 말을 했다. 하지만 카밀 저 녀석은 그런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답을 했다.

"네, 대장. 언제든지 맡겨 주십시오.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 그만큼 카밀 저녀석은 자신이 있다는 건가? 거의 산하나를 넘어 천해의 요세에 버티고 있는 몇 배나 될지 모르는 병사들과 싸워야 하는데, 뭐,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냉철한데다 뛰어난 카이사르의 말도 있고, 나로써는 한번 믿어볼 수 밖에.



"그런데 주인님아, 그냥 마법으로 적들을 날려버리면 간단한 것 아니야? 주인님 마법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잖아. 안돼면 아무르타트님보고 해결해 달라고 하던지."

카밀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이오니스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에 클라리가 갑자기 내게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한체 질문을 했다. 쩝, 나도 클라리 말처럼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일단 미티어 스트라이커, 즉 운석소환 마법을 예로 들자면, 일단 소환되는 운석이 매법 확실치가 않기 때문에, 잘못해서 지나치게 큰 운석이 소환될경우 적들 뿐만 아니라 우리까지 같이 날라가버릴 수 도 있어. 물론 어느정도는 조절할 수 있겠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운석이라면 축구공 정도의 크기 밖에 안돼, 그 정도는 적에게 그다지 피해도 주지 못하고 왠만한 실력의 마법사라면 막을 수 있을거야. 전에 지탄그 군대와 전투에서도 봤지? 그 지탄그 무사가 운석을 통체로 잘라버리는 것. 쩝. 하지만 그에반해 소모되는 마나나 체력은 엄청나니, 수지 타산이 안맞아. 그리고 블리자드. 한 오천 내지 일만명 정도를 전투불능상태로 만드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상대편 마법사가 대대적으로 쉴드를 펼치거나 하면 별 소용이 없어. 그리고 저 녀석들이 7서클 마법사들을 정찰이나 암살과 같은 위험한 작전에 내보내는 것으로 볼 때, 7서클은 아니더라도 5, 6서클 정도의 마법사들이 어느정도는 된다는 것일테니까."

내 설명을 들으며 클라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무리 내가 내 실력 껏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그런 것까지 생각을 못했을까봐.

"그리고 아미를 사용해서 공격을 하지 않는 이유. 물론, 처음에야 엄청난 효과를 보이겠지. 하지만 아미 같은 경우에는 아직 성룡이 됀지도 얼마 되지 않아 방어력도 약한데다, 폴리모프 역시 일주일에 네번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잖아. 그렇다면 계속 아미를 활용하려면 드래곤인 상태로 유지해야 할 텐데, 그럼 드래곤의 그 엄청난 식사량을 어떻게 해결하겠어? 게다가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 또, 아테네이오스측 마법사들이 아미를 물리치려고 작정하고 덤벼들면 아미가 죽지는 않더라고 꽤 심하게 다칠 수도 있어. 우리쪽에서 아마 7서클 마법사가 단 한명만이라도 더 있다고 과정을 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야."

역시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클라리, 제대로 이해나하고 있는지 몰라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묻지는 않기로 했다. 그리고 사무적이나 그런 면에서는 클라리가 맹한면이 없지 않았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잡기에는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바느질 실력의 경우는 그 실력의 향상이 정말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으니, 확실히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쩝, 그나저나 제대로된 마법사의 결핍, 제국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물론, 1, 2, 3서클 정도의 마법사야 인구가 많은 만큼 그 숫자도 많았고, 내가 함부로 아테네이오스 쪽을 향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듯 그들 역시 이오니스를 향해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을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는 하지만, 전쟁의 승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휴.

"주인님아, 그런데 세리 누나가 주인님한테 상자를 줬잖아 도대체 뭐야?"

아! 깜빡하고 있었다. 난 품에서 세리누나가 준 상자를 꺼냈다. 그런데 그 상자의 겉에 이런 글자가 적혀있었다.

-란트, 만약 이번 일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네 방에가서 이 상자를 열어보렴.-

꼭, 이야기 속에 어린 여자 아이가 남자 친구에게 선물을 보낸 것 같이 아기자기하게 포장이된 작은 상자,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 흔들어보아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도대체 이 안에 뭐가 들었길레. 쩝. 하지만 일단 황제가 방안에 가서 열어보라고 했으니, 그 때까지는 궁금증을 참기로 했다.

난 방안에 들어서자 마자, 방문을 잠그고 주위의 기척을 확인한 다음 상자를 열었다. 쩝. 이로서 내가 그 일을 하게 되는 것으로 완전히 결정이 나는 것인가?

상자를 열자 그 속에는 연붉은 빛의 작은 보석이 달려 있는 금도장과 함께,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뭐, 황제가 내게 프로포즈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쩝. 보석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클라리는 그 도장을 무척이나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편지를 펼치니 그 곳에는 황제가 사적인 자리에서 사용하는 그 동글동글한 귀여운 글씨체로 편지가 쓰여져 있었다.

-란트, 일단 그 결정을 내려줘서 고마워.

회의 때는 부담이 될 것같아 이야기를 하지 못했는데, 네가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꼭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쓰게됐어.

상자안에 있던 그 도장은 이오니스 대공의 인주, 즉 예전 이오니스 국의 옥세야. 갑자기 무슨 옥세냐고? 물론, 너보고 이오니스 대공이 되어란 이야기는 아니야. 해라고 해도 넌 펄쩍 뛰며 거부했겠지.

실은 이 일은 대대로 이오니스 대공밖에 모르는 사실인데, 네가 탈환하려고하는 수린 요새의 지하에 비밀 장치가 있어. 바로 이오니스 령 전체를 방어할 수 있는 마법 방어진을 가동시키는 마법 장치야. 그 장치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그 도장이 필요하고, 물론, 도장만 있는 다고 그 마법 장치가 가동되는 것이 아니야. 장치를 가동시키는 사람이 6서클 이상의 마법사임에다, 그리고 필립 1세의 피가 흐르는 존재이어야 해.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존재는 지금 전 대륙에 너 하나밖에 없으니. 란트. 이 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니 부탁해. 제국의 황제로써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바라는 한 여인으로써.

란트 넌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야. 그럼 이만 글을 줄일게.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누나이며 란트의 대모인 세리가 란트에게-

잠깐, 끝 구절, 황제가 내 대모였다고? 컥, 무슨 그런 일이? 난 전혀 몰랐던 일이었다. 보통 대모나 대부를 친한사람들 중 한명으로 정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게는 전혀 없는 남의 일인 줄 알고 있었다. 도대체 지금까지 황제가 내게 이야기를 안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쩝.

이제서야 황제가 내게 그렇게 까지 정을 준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모란, 부모 다음으로 아이와 밀접한 존재이었으니. 스승님 만큼이나 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렇다면 황제가 내게 그렇게 신경을 쓸만도 하지. 쩝. 하지만 황제에게 다시한번 이 일은 물어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쯤, 더 들어볼 수도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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