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0장 수린 요새 탈환 작전-5

푸른바람 BlueWind·2002. 12. 1. PM 6:14:28·조회 2091·추천 73
에피소드 64 수린 요새 탈환작전-5


"루이경, 무슨 일입니까?"

루이 쪽으로 달려가자 루이의 앞에는 무기를 든체 험악한 표정으로 길을 가로막고 있는 엘프들과 루이측 엘프들이 서로 심각한 표정을 지은체 대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쨌든 지나갈 수 없습니다. 동엘프족 수장 루이님. 이 곳은 동엘프족이 아닌 남엘프족의 영역입니다."

그전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상대편에서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루이를 향해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을 하는 것이 보였다. 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 마음 속으로 캐스팅을 하며, 계속 상황을 지켜보았다.

"도대체 무슨 소리오? 엘프들 사이에 자신들의 영역이 어디에 있단 말이오. 그리고 엘프들이 종족에 상관없이 자신의 친구에게 엘프의 길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수천년간의 전통이 아니었소?"

루이는 간곡한 목소리로 상대편 엘프를 향해 말을 했다. 쩝, 하지만 아무래도 저 엘프의 눈빛을 보니 설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았다. 꼬장꼬장하게 쓸데없는데 고집이 많은 부류의 눈빛을 그 엘프가 가지고 있었다. 역사상으로보면 보통 저런 존재들이 그다지 쓸데없는 이상이나 꿈을 실현하기위해 헛된 노력을 자신이 죽을 때까지 일삼곤 했다. 보통 인간들에게 많이 보이는 눈빛인데 저 눈빛을 엘프가 가지고 있다니. 쩝.

"아무튼 이 곳은 우리들의 성역, 엘프 외에는 지나갈 수 없소. 정 지나가겠다면, 실력으로 저지하는 수 밖에."

정말 엘프 맞냐? 내가 평소에 만나고 다니던 엘프와는 너무나 다른 이미지에 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다크엘프도 아니고 엘프의 입에서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전혀 뜻밖이었다. 실력으로 저지하겠다. 훗, 아무리 엘프이고,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지금 우리 일행을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라, 일단 루이의 대응을 지켜보다가 내가 나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이 곳이 성역이라고 하더라도! 이 곳은 다른 생명체들의 성역이기도 한 곳이 아니오? 다른 생명체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지 오래지만 언제부터 시아텔산이 엘프들만의 성역이었소? 단지 엘프들에게 그 곳을 가꿀 임무가 맡겨 줬을 뿐. 신께서 엘프들에게 그 곳을 지켜라는 말도 없었을 뿐더러, 모든 종족의 성역인 이 곳을 엘프들의 영역으로 삼으라는 말은 더더욱 없었소."

루이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강한 어조로 말을 했다. 그 말에서 느껴지는 힘, 루이도 옷차림이나 무장이 워낙 특이해서 그렇지 어쨌든 한 엘프 종족을 이끄는 지도자란 것일까? 하지만 루이의 말에 상대 엘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말로서는 루이를 당해내지 못할 것 같으니 그냥 무시를 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이 쯤에서 내가 나서야 할 것 같군. 난 온몸에서 내가 뿜어낼 수 있는한 최대한의 기운을 뿜어내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꼭 지나가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그리고 실력행사라, 기습을 할 생각이라면 꿈도 꾸지 말기를, 지금 주위에 있는 당신 측 엘프 숫자 30여명, 우리 행열의 좌측에 10명, 우측에 10명, 그리고 당신 주위에 10명. 아, 그러고 보니 우측과 좌측에 있던 엘프들 중 한명씩 당신쪽으로 급히 오고 있군. 뭔가 긴히 말해줄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엘프, 피를 흘리기 원한다면 당장 흘리게 만들 수도 있어. 혹시 들어봤나? 피의 광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흐흠, 역시 악당역이 내게는 더 잘 어울린단 말이지. 이런 상황에 실력 행사를 하겠다는 말은 기습을 하겠다는 말일테고, 엘프들이라면  난 아미와 마음 속으로 이야기를 하며, 주위 엘프들의 수와 위치에 대해 알아내고, 카밀에게 이야기를 해서 병사들에게 대비를 하도록 전해달라고 아미에게 말했다. 내말이 끝남과 동시에 좌우 숲에서 엘프 한명씩 튀어나와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녀석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순간, 당황한 녀석의 표정이란. 훗.

"알겠다. 지금은 물러서도록 하지. 하지만 길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순간, 당신이 누구든지 간에 피를 흘려야겠지. 인간과 엘프들이 수천년간 그러해왔던 것처럼."

그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녀석은 주위에 있던 엘프들과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쩝, 여행일정이 첫날부터 이렇게 순조롭지 못해서야. 앞으로도 이틀 정도는 더 산에서 해매야 할 것 같은데,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잘 때도 보초나 경계를 강화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쉽게 풀려서 다행이라고 해야하긴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추정하는 저 엘프의 성격이라면 아마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승산이 있다면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다.

"별의 뜻이여,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일을 미리 대비했어야 하는데."

루이의 말에 난 긴장하고 있던 표정을 풀며, 루이쪽으로 돌아서서 이야기를 했다.

"아닙니다. 루이경. 루이경이 아니었으면 이번 작전을 시도조차 못했을 것 입니다. 모든 일엔 항상 변수가 존재 하는 법이니 너무 심려치마십시오."

내가 생각해도 엄청난 화술의 향상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의식해서가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나 자신에 대해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거의 말이라고 해봤자 한 두어절 정도면 끝이나곤 했었는데 말이었다. 난 다시 행렬의 뒤쪽으로 돌아와 전과는 달리 아미에게 주위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도록 부탁을 한 뒤, 병사들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주인님아 무슨일이야?"

클라리의 질문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내 주위에서 이동하고 있던 존재들 모두 내 쪽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아무래도 행렬의 뒤쪽이다보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남엘프족인가? 뭐, 그 녀석들이 지나갈 수 없다! 하며 위협하기에 나도 똑같이 위협을 했지."

내 간단명료한 대답에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모든 존재는 잠시동안 이해를 하지 못한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쩝.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이해를 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남엘프족, 인간과의 전투에서 인간들을 가장 많이 학살한 부대가 있었던 곳이에요."

전혀 내 예상밖의 목소리에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그 곳에는 소피가 있었다. 뭐, 인간과의 전투에서 인간들을 가장 많이 학살한 부대? 아! 예전에 인간과 엘프들이 싸운적이 있었다고 했었지? 쩝. 그래서 그 녀석이 마지막에 그런 말을하며 사라졌던 것인가? 물론, 인간들이 엘프들이나 다른 종족에 못할짓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그렇다라고 단정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이 곳은 제국의 영토고, 제국은 제국 헌법에 미리 못밖아 뒀듯이 엘프들을 비롯한 유사인간들과 공존을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으므로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런 앙심을 품은체 인간을 배척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확실히 산으로 접어든 뒤부터 엘프들의 길은 보통의 길에 비해 길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험난했다. 엘프들의 인도가 없었다면 그 곳이 길이라는 것조차 모를 정도인 곳도 여러곳에 있었다. 하지만 산길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으므로 엘프들의 길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나마 산길인 까닭에 보통 엘프들의 길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나무 위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생기지는 않았다.

어쨌든 엘프들의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과의 조화 하나만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좋다고 해야 할지.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엘프들의 성향을 저주를 해야 할지. 쩝. 하긴 엘프들은 추운눈밭이나 더운 사막에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얇은 천하나 걸치고도 잘 돌아다니니, 그들에게 특별히 잘 닦인 길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휴, 그나저나 아까 시간을 많이 끌어서 오늘 숙영을하려고 한 장소에 시간에 맞춰 제대로 도착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왠지 된다.





다행히 그 사건 이후로, 남엘프족의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 엄청난 경사를 자랑하는 길을 카밀일행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루종일 걸었음에도 그다지 지치는 모습 없이 엘프들의 뒤를 따라 행군을 잘 하고 있었다. 확실히 카이사르가 그렇게까지 칭찬을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게다가 도피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체력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이길을 평범한 성인남자가 걸었다면 아무 짐없이 그냥 걸어도 벌써 지쳐서 뻗었을 것이다.

"저녁 다 만들어졌어요~!"

몇몇 엘프들과 카밀 일행들중 요리를 담담하고 있는 녀석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숙영할 장소로 잡은 절벽밑 한구석에서 클라리가 저녁을 완성했다. 주위로 풍기는 맛있는 냄세, 엘프들을 고려해서인지, 이번에도 클라리는 육류가 들어있는 수프와 그렇지 않은 야채 수프로 구분을 해서 만들었다. 낮에 도시락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보다는 확실히 클라리가 생각이 깊은듯 했다. 나 역시 다른 일행들과 함께 클라리가 주걱을 쥐고 있는 큰 솥이 있는 곳을 향해 작은 바가지를 들고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바가지에 음식을 받아 먹어 보는 것도 오랫만이군. 제국 최고의 권력자 옆에 붙어다닌 까닭인지 요즘에는 지나칠정도로 호화로운 식단을 접하며 지내왔으니까.

"주인님아 많이 먹어."

클라리는 얼굴에 미소를 띄운체 큼지막한 살코기를 내 바가지에 넣어주며 말을 했다. 허허, 아무리 그래도 사람차별은 좀 곤란한데, 하지만 다른 녀석들의 눈치를 보니 그것에 대해 그다지 불만은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오로지 그들의 눈은 큰 솥에 담긴 내용물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난 별말 없이 음식이 담긴 바가지를 들고 숙영지의 중앙쪽으로 걸어갔다. 시간을 벌기 위해 저녁을 먹으며 회의를 하려는 생각에 정식명칭은 소대장, 카밀 녀석들이 지칭하는 바로는 작은 두목들과 몇몇 엘프들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이야기를 했뒀었다.

잠시 후, 모두 바가지나 그릇등을 한 손에 든체 엘프와 인간들이 모였다. 난 우선적으로 남엘프 족에 대해 루이에게 질문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소피로 부터 들은 이야기도 있고, 낮에 녀석들에게 느껴지던 분위기도 있고, 남엘프족 녀석들은 다른 엘프들과 무엇인가 다른게 있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루이경, 낮에 일에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리고 이왕이면 남엘프족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참석해야 할 사람들이 대충 다모이자 루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내 질문에 루이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우선 남엘프족에 대해 설명을 해야하겠군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남엘프족은 엘프들 중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인간들식으로 설명하자면 보수적인 종족들입니다. 그런 이유로 인간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낮에 있었던 일은 그런 그들의 성향과, 이 시아텔 산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루이는 조금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남엘프족과 관련되어 무엇인가 고민이 있는 듯한느낌이 드는데 무엇이었을까?

"시아텔 산의 특성이라면 무엇인가의 성역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까 낮에 두 엘프간의 대화를 떠올리며 난 루이를 향해 물었다. 어쩄든 이 곳의 상황 하나하나에 나와 나를 따르는 이 두종족 백여명의 목숨이 달려있었기 때문에 단 한가지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었다. 지휘관이 최소한 자신의 부하들의 목숨을 지키려면, 정보는 모울 수 있는만큼 최대한 모우도록 해야 했다.

"네, 이 시아텔산은 성역입니다. 신들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강림하셨던 곳, 그렇기에 이 곳은 엘프들의 성역일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성역이기도 합니다. 단지 지금은 엘프들만이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루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신들이 이 곳에 모여, 생명체들을 만들어냈다는 말인가? 후훔. 남엘프족이 민감하게 반응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종족이 이 곳을 지나가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좀 심한 것 같았다. 그래도 일단 성역이라고하니, 녀석들이 무리를 해서 피를 흘릴일을 만들지는 않을 것 같고, 최대한 조심을 해야할 것 같다. 카밀 녀석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 곳은 엘프들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숲이니까.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우선 수린 요새의 구조와 대략적인 작전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소."

난 주위를 둘러보며 그렇게 말한 후, 클라리에게서 지도를 받아 우리 가운데 있는 작은 바위위에 펼쳤다. 수린요새의 구조와 특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군사지도. 이 것 역시 함부로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되는 지도였다.

"수린요새는 천해의 절벽과 그리고 높은 성곽으로 둘러싸여있어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란 것은 모두 알고 계실 것이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용하고 있는 엘프들의 길을 이용한다면, 그 모든 것을 극복해 낼 방법이 있오. 바로 이 곳."

난 말을 잠시 멈추며 이번에도 클라리를 지휘봉 대신 사용을 해서 지도에 한 곳을 지시를 했다.

"이 곳역시 절벽이나, 작은 굴이 하나 있소. 바로 엘프들의 길과 연결된 길이오. 단점이라고 하자면 바로 이 굴의 앞에 군사 훈련장이 있다는 것, 상당 수의 적들이 그 곳에 주둔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곳을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제압하는 것이 필수이며, 또한 그 다음에는 우선적으로 성문을 장악해야 하오. 서쪽의 성문을 열고 우리쪽 병사들에게 신호를 보내면 요새 아래에 주둔해 있던 지원군이 우리를 도와줄테니, 훨씬 쉽게 끝이 날 수 있을 것이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이번 작전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점이오. 요새에 주둔하고 있는 적의 병력이야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산아래 이오니스 평야에 주둔하고 있는 적들의 병력은 수만명이므로, 요새에 적들의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끝을 내야할 것이오."

내 나름대로는 최대한 설명을 쉽게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알아들었을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엘프들이야 원래 표정의 변화가 없고, 카밀 녀석들은 언제나 싱글벙글하고 있으니. 두 집단 모두 감정의 변화를 알기가 힘들었다.

"대장, 적들에게 마법사는 없습니까?"

조용히 있던 카밀이 갑자기 생각이 난듯 내게 질문을 던졌다. 역시 카밀들에게는 그게 관건이었나?

"카밀, 마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와 같이 싸울 엘프들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마법실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상대편이 왠만한 마법을 사용해도 내가 충분히 막아낼 자신이 있으니까."

좀 자랑같지만 어쨌든 사실이었다. 핀누나나, 아니면 전설에 등장하는 그 무지막지하게 강한 엘프, 빛의 센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은 아마 서부대륙에서 내가 막아내지 못하는 마법이나 마법사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쩝. 내 대답에 카밀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녀석, 그 때 그 마법사 녀석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눈으로 목격을 했으면서.

"그리고 엘프들은 우선 적으로 요새의 동쪽 성벽과 성문 쪽을 장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루이를 보며 내가 말을 하자 루이는 별다른 거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시했다. 아까도 말했듯 동쪽의 성벽을 지켜야 나중에 쳐들어올 상대편의 지원군에 대해 대비를 할 수 있었다. 나도 요새안의 정리가 대충 끝나는데로 동쪽 성문쪽으로 갈 예정이었다. 뭐, 그 때까지 모든 것이 성공적으로 끝이났다는 가정아래에서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 밖에 엘프들을 제외한 인간들의 부대에 대해서는 카밀의 도움을 받아 각 소대별 특성에 맞게 지시를 내렸다. 뭐 그래봤자, 결국 공통적으로 요새의 주요지점을 장악하고 적들을 쓸어버려라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리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수비하는 녀석들이 무능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수린요새를 우리 처럼 다른 길을 통한 기습이 아닌 기습이라고 하더라도 거의 정공법에 가까운 방법으로 공격을 해서 점령을 한 녀석들이 아닌가, 이번에도 내가 왠지 심하게 고생을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난 애써 머리속에서 밀어내었다.

저녁을 다먹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난 이런저런 고민에 왠지 잠이 오지 않았다. 내게는 왜 항상 이런 시련만 다가오는지, 그리고 일마다 이렇게 꼬이는 것일까 하고 누구인지 대상을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원망을 던졌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내가 겪어야만 하는일이라면, 그리고 어쨌든 내가 자청해서 한 일이므로 최소한 실패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 어둠속에서 빛이나는 길을 따라 어느 한 곳을 향해 끝없이 걸어가는 꿈을 꾸며 잠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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