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2장 여신의 사제(4)

푸른바람 BlueWind·2003. 3. 16. PM 12:51:24·조회 2015·추천 71
에피소드 78 여신의 사제-4



우리 일행은 여사제의 뒤를 따라 긴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그다지 크게보이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신전의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꽤 넓은 것 같았다. 일행들 사이에 흐르는 침묵, 평소의 그 말많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긴 복도에는 그리 빠르지 않은 발걸음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곳입니다. 라네티스님."

여사제는 복도에 있는 수많은 문들 중 한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내게 말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방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면 기적이라고도 해도 좋을 마법을 난사하는 나였지만, 나 역시 기적이라는 것을 접하는 것은 왠지 기대가 되었다. 항상 주장하는 점이지만 어쨌든 나도 열일곱살 먹은 아직 어른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어린 존재였으니까.

방안으로 들어서자 내 눈으로 들어온 광경은 정말 놀랍다고 밖에 표현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들어선 방 가득 백 여개가 넘는 초상화들이 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 초상화는 어디에 있지요?"

난 조금 멍한 느낌의 목소리로 여사제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부드러운 느낌의 미소를 지은 채 날 보고 있던 여사제는 내 질문에 곧 방의 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 시선 역시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옮겨갔다. 그리고 그녀가 도착한 곳에는 정말 놀랍게도 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내가 여장을 한 모습 그대로. 난 천천히 내 초상화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연갈빛 머리에 맑은 녹색의 눈. 꼭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내 초상화 밑에 새겨진 이름 라네티스 2세. 난 그 그림에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그럼 이 곳에 이전 최고 사제님들의 초상화가 모두 모여 있는 건가요?"

난 시선은 여전히 내 초상화에 둔 상태로 여사제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물론입니다. 라네티스님, 라네티스님까지 135명의 최고사제님들 모두의 초상화가 이 곳에 걸려있답니다. 134대 최고사제이셨던 실비네스님의 초상화도 바로 라네티스님의 초상화 바로 곁에 걸려있습니다."

여사제의 말에 난 내 초상화에서 시선을 때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실비네스 4세, 요한 추기경의 연인이었던 그녀의 너무나 숭고하며 고귀한 모습을 너무나 크게 느끼고 있던 나였으므로, 꼭 한번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아름다우신 분이군요."

그 초상화를 보는 순간, 난 무의식중에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해버렸다. 빛나는 은빛의 머리결, 맑고 깊은 눈.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자애로움은 들꽃의 성녀라는 칭호가 그녀에게 너무나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 초상화를 보며, 새삼 나같은 놈이 최고사제를 맡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이 느껴졌다.

"저, 그런데 라네티스 1세님의 초상화도 혹시 볼 수 있을까요?"

요한 추기경이 루니라 불렀던, 들꽃의 성녀 실비네스의 초상화를 한참동안이나 보고 있던 난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여사제를 보며, 질문을 했다. 이번에도 여사제는 꼭 내가 그 질문을 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표정을 하고선 고개를 조금 숙인 다음 날 방의 한 곳으로 이끌고 갔다.

방 가득 걸린 수많은 초상화들을 살펴보던 난, 그런데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연갈빛 머리, 녹빛의 눈, 아까 전에 내 초상화와 입고 있는 옷 스타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틀리지 않는 한 여인의 그림이 눈앞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라네티스 1세란 칭호가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는 옷 역시 분명 처음 보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내 뒤에 있던 일행들 역시 놀라움이 섞인 눈으로 그 그림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또 다시 머릿속에 혼란스러워지며, 이유 모를 기억의 파편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기억상실증 환자들이 종종 느끼는 증세와도 비슷한 듯했다. 이건 도대체? 아까의 내 초상화에서 느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그림에게서도 느껴지는 왠지 모를 끌림. 난 이번에도 멍하니 그림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 라네티스님. 혹시 불쾌하다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라네티스님과 무척 닮은 분이 예전 최고사제님들 중에서 한 분 더 계십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무척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여사제의 모습이 보였다. 뭐, 닮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다고 무슨 무례가 될까하는 생각에 여사제에게 답을 했다.

"아니에요. 제 모습이 이전의 고귀하신 분들과 닮았다니 영광일 따름입니다."

위선자, 내 스스로 내 자신에게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다. 이들은 내게서 최고사제의 모습을 원하고 있으므로.

"그런데 실은 그분이 남자분이십니다."

내가 불쾌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 그 때문이었나? 쓸데없는 걱정을 만약 나와 닮은 사람이 남자라면 난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할 입장이었다. 오랜 여장생활을 함에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있는 이 상황과 나와 너무나 닮은 라네티스 1세의 초상화를보며, 내가 정말 남자가 맞는가하는 의문까지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여사제의 말에 밝게 웃는 것으로 불쾌하지 않다는 것을 표시하고, 눈짓으로 안내를 부탁했다.

또 다시 수많은 초상화들 사이를 지나, 이번에는 방의 제일 구석, 그리고 제일 윗자리를 여사제는 가리켰다. 그리고 그 곳에 걸려있는 초상화, 난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금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내가 남자 옷을 입고 있을 때의 모습과 전혀 틀리지 않은 모습의 초상화가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조금 다르긴 달랐다. 지금의 나보다는 키도 조금 더 크고, 남자답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나는 듯했다.

내 시선은 초상화의 밑으로 향했고, 그 곳에는 나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1대 최고사제 리안타니우스 1세. 클라리에게 들었던 아틸란티스제국의 초대황제였다. 켁, 어떻게 그런 위대한 인물과 내가 닮을 수가 있는 거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아틸란티스 제국의 초기에는 황제가 플라타니오신의 최고 사제직을 겸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흐흠. 나 역시 정확히는 알지 못했지만 수천년이란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 그 이야기가 남아있는 것으로볼 때 보통 위대한 인물은 아니었을 텐데, 그런 인물과 내가 닮았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가 않았다.

리안타니우스 1세, 라네티스 1세, 그리고 나. 이 사이에는 수백, 수천년이라는 시간이 놓여져 있었다. 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단순히 외모가 닮은 것 뿐인걸까? 하지만 내 직감은 그 것은 아니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지? 난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초상화들 사이에서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늑한 느낌의 방, 장식 같은 것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전의 전체적인 분위기처럼 머무는 사람을 무척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방이었다. 초상화를 보고 난 뒤, 몰려드는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피곤해진 난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주인님아, 그런데 정말 신기하지? 특히, 리안타니우스 1세 초상화는 주인님하고 분위기까지 비슷했어. 라네티스 1세 초상화는 여자라 그런지 약간 다른 느낌도 들었지만."

날 보며 클라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내 표정이 그리 편치 않았기 때문에 말을 못 꺼내다가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말을 꺼낸 것 같았다.

"그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난 클라리를 향해 시선을 둔 채, 힘없이 말을 했다. 쩝, 확실히 힘없이 말을 하면 할수록 이 목소리는 더욱더 여성스럽게 들리는 것 같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잡생각이 들다니, 나 역시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아니, 이건 분명 누군가의 영향이 큰 것 같은데. 흐흠.

"뭐,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하고 편하게 생각해. 주인님아."

날 위로하려는 의도인 듯 클라리는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클라리의 말처럼 그렇게 편하게 넘어갈 성질의 일이 분명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표현할 수는 없어도 무엇인가 느껴지는 끌림.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느낌이었다.

"아니, 아니야.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만한 것이 아닌 것 같아. 분명 나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이 그 초상화들과 관련이 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생각해 내지 못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

내 대답에 클라리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클라리에게는 핀누나의 기억이 남겨져 있으니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생각해내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들었다.

"얽혀진 운명의 실타래, 아직 풀리지 않은 매듭, 카르마(업보)의 해결."

조용해진 방안에서 갑자기 들리는 소리, 그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그 곳에는 아미가 있었다. 한동안 말을 거의 안 하던 아미였는데, 방금 그 말은 도대체 뭐지?

"아미, 무슨 소리지?"

내 질문에 아미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되어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 아미에게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진기한 모습이었지만, 그 것을 구경하고 있을만한 여유가 없었다.

"나도 모르겠다. 주인. 순간적으로 떠오른 단어를 말했을 뿐이다."

아미 역시, 자신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조금 당황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드레곤이란 생명체의 특성상 저런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도대체. 왠지 꼭 누군가와 수수께끼 놀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마을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면 평생동안 오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 곳에서 무엇인가 나와 연관됨을 느끼다니,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황제의 관이 도둑맞고, 그리고 전쟁이 터지고, 결국 이곳으로 오게되었다. 모든 것이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일어났다. 분명 우연히 일어난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들었다. 운명......



아침에 추기경에게 이끌려 종교총회란 것에 억지로 참석을 했다. 흐흠, 하지만 곧 내가 찬밥신세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냥 별말 없이 회의장에서 빠져나와 버렸다. 물론, 그 것이 예의가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뭐, 솔직히 별볼일 없는 플라타니오 교단의 최고사제인 내가 있은들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없을테니까, 난 추기경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 정도만 해주면 충분했다. 그리고 내가 빠져 나온 것도 아마 그들은 몰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하네리스 교단 일색인 종교총회에서 벌어지는 열띤 토론, 그렇지 않아도 심란했던 나로써는 되도록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추기경도 자신의 목적은 달성했는지 내가 나가는 것에 대해서 특별한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난 이렇게 플라타니오 신전으로 돌아와 도서관에서 노닥거릴 수 있는 시간을 얻었던 것이다. 꽤 큰 규모의 도서관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장서를 자랑하고 있었다. 황궁 도서관만큼은 아니었지만 엄청난 숫자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것들 중 대부분이 황궁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책이었기에 더 더욱 가치가 있었다.

리안타니우스 1세와 라네티스 1세, 전에 황제도 말했듯이 수많은 전란으로 인해 제국에는 아틸란티스의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전란의 위협에서 벗어나 있는 신전, 특히 초기 아틸란티스 제국의 수호신이었던 데다가 마법사 길드가 봉인되기 전까지는 마법사길드의 보호를 받았던 이 곳 플라타니오 신전의 도서관이라면 그 때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와 무척이나 닮은 그들에 대해서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워낙 책이 많은 까닭에 그 것 역시 쉽게 찾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플라타니오 신성어로 쓰여진 책들까지 있었으므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한참동안이나 책들 사이를 헤매던 내 눈에 순간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연노랑빛의 표지를 가진 '창세기'란 제목이 쓰여 있는 책이었다. 창세기라, 신의 말씀을 적어놓은 경전치고는 특이하게도 플라타니오 신의 경전에는 창세신화 같은 것이 쓰여져 있지 않았었다. 그런데 창세기란 책을 이 곳에서 보게 되다니, 왠지 모를 끌림에 이끌려 난 그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표지를 넘기고 첫페이지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플라타니오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이 이루어지고, 그리고 이 작은 세계에는 신들의 축복을 받아 지성을 가진 세 부류의 종족이 태어났다. 나무에서 태어난 유하네리스의 엘프, 그리고 바위에서 태어난 유하네리스의 드워프, 그리고 유일하게 창세신 플라타니오의 축복을 받아 들에서 태어난 인간.

드워프들은 땅 속에서 다른 종족들과 떨어진 체, 빛나는 그들만의 문명을 꽃 피웠고, 대륙의 대부분을 뒤덮은 거대한 숲 속에는 엘프들이 그들의 찬란한 문명을 펼쳐갔다. 하지만 가장 늦게 태어난 인간은 숲에 뒤덮이지 않은 몇 안되는 해안가 작은 땅을 놓고 서로 나눠져 끝임없이 대립만 거듭하였다.

그런 인간들을 엘프들은 경멸했고, 때로는 인간들의 혼란이 싫어 엘프들은 인간을 사냥했었다. 엘프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미약했던 인간에 대한 엘프들의 공격, 그 것은 분명히 전쟁이 아니라 사냥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돌고 도는 법.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운명 역시 끝임 없이 뒤 바뀌는 것이다. 아틸란티스 제국력 원년, 인간이 이 세상에 모습을 들어 낸지 1만년만에 한명의 영웅의 출현과 함께 인간들은 철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4년 후, 인간들은 그들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깃발 아래 뭉쳤다. 그리고 대륙의 역사는 바뀌었다.........



"저 라네티스 님."

책을 읽고 있던 난 갑자기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 존재를 쳐다보았다. 아직 어린 여자아이였다. 아무래도 여사제가 되기 위해 신전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견습 사제들 중 한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인가요? 어린 하밀(들꽃)."

내가 쳐다보자 여자아이는 부끄러운 듯 조금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정말 순수한 존재, 나보다는 이 작은 꼬마가 더 들꽃의 사제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저, 클라리 사제님이 라네티스님을 급히 모셔오라고 하셨어요."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니, 왠지 신디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신디는 잘 지내고 있을는지 쩝. 그런데 그나저나 클라리가 왜 날 갑자기 찾는 거지? 별로 특별히 생길만한 일도 없었는데 말이었다. 그냥 가지 말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느낌에 난 보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여자아이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