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3장 엘프 포레스트(1)
푸른바람 BlueWind·2003. 4. 12. PM 3:15:58·조회 2157·추천 75
에피소드 81 엘프 포레스트-1
-엘프 포레스트, 대고원의 아랫자락에 위치한 거대한 삼림지역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엘프들의 고향이라고 전해지며, 숲의 가운데에는 유하네리스 성수라 이름이 붙여진 거대한 나무가 있다고 한다. 허락받지 못한 인간이 엘프포레스트로 들어갔을 경우, 엘프들의 마법에 의해 그 들이 종종 실종되는 일이 생기곤 한다고 한다. 하지만 엘프 포레스트 주위의 수많은 마을들이 엘프 포레스트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지금으로써 실종은 거대한 숲의 크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아닐까하고 막연히 추측해볼 뿐이다. 엘프 포레스트에 대한 비밀은 엘프들 사이에도 철저하여, 인간들과 엘프들이 어울려 산지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정체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제국 대 백과사전> 아우렐리우스 폰 힐튼, 미하엘 슈타이튼 공저-
경쾌한 마차의 움직임, 마차의 주위를 둘러싼 연녹빛 봄의 싱그러운 기운은 왠지 기운이 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물론, 제국의 잘 닦여진 도로를 달릴 때처럼 편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과 조화된 듯한 이 길은 제국의 잘 닦여진 도로에서 느껴지던 편안함과는 또 다른 편안함을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듯 했다. 마차는 테베를 벗어나 엘프 포레스트를 향한 한적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주 통상로에서 벗어나 있는 까닭에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약초꾼이나 나뭇꾼 정도가 가끔씩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까닭인지 길 역시 수풀에 거의 뒤덮여 있어 자연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50년 만이에요."
소피는 창 밖의 풍경을 보며, 감회에 젖은 눈으로 혼잣말을 했다. 50년 만이라, 하긴 소피의 나이가 66살이니 그럴 만도 했다. 엘프들의 삶이란 인간의 그 것과는 워낙 차이가 났으니. 50년 전이라면 소피도 이 곳에서 태어났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예전에 내가 들었던 것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엘프들이 이 곳 엘프 포레스트에서 태어나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고향이지?"
네 질문에 소피는 평소와는 달리 얼굴이 빨갛게 변하지도 않고 날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소피, 네 부모님도 이 곳에 계실까?"
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소피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솔직히 소피와 티티의 관계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소피는 내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어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아마 안 계실꺼에요. 엘프들은 한 곳에서 잘 정착해서 지내지 않으니까요."
쓸쓸함이 담긴 소피의 목소리, 아무리 자립성이 강하고 혈연관계가 약한 엘프라 할지라도 부모란 존재는 그래도 뭔가 다른 것이니까. 아니, 그 어떤 생명체라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 기회에 소피에 대한 호기심을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쓸쓸함이 느껴지는 소피의 눈을 보며 난 참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라는 것, 그 것이 다시 떠올리기 싫을 정도로 슬픈 추억이라면, 되도록 생각나지 않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나 역시 슬픈 추억을 안고 사는 존재로써 그 필요성에 대해 너무나 강하게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런 소피의 머리를 티티가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그래도 소피에게는 티티라는 존재가 있으니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게도 동생이란 존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 좀 덜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래도 클라리 저 녀석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엘프 포레스트, 왠지 나도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엄마의 고향이라서 그런걸까?"
소피와 티티의 모습을 역시 지켜보고 있던 클라리는 고개는 날 향한 체 꼭 혼잣말을 하듯 말을 했다. 흐흠, 이럴 땐 답을 해줘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뭔가, 특별한 인연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요즘 들어서 느끼는 점이지만, 모든 일은 우연히 생겨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난 문뜩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클라리에게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들은 클라리는 답을 하지 않고선 평소와는 다른 심각한 표정으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흐흠. 지금 나 클라리 한테 무시 당한건가?
"이자벨 님은 몇 년만에 이 곳으로 돌아오는 건가요?"
난 불쾌한 기분을 없애기 위해 여행을 떠난 뒤에도 루이의 옆에 앉아 계속 별말이 없던 엘프, 이자벨 수니아를 향해 말을 걸었다. 이 엘프는 정말 내가 예전부터 생각하던 엘프의 이미지와 전혀 틀리지 않는 진정한 엘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피의 모습을 보며 내가 혹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사람들마다 성격차이가 있고, 그 중에서도 정말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처럼, 소피 역시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이자벨은 엘프 특유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지은체 차분한 목소리로 답을 했다.
"15년 만이에요. 엘프 길드를 처음 만들 때, 루이님과 같이 포세트립톤에 간 이후로는 처음이에요."
흐흠, 한마디로 엘프 길드의 초창기 설립 맴버란 말이지 두 엘프가. 그렇다면 동엘프족 수장으로써 이런저런 일에 많이 신경을 써야하는 까닭에 길드를 떠날 일이 많이 생기는 루이를 대신해 실질적인 관리를 맡은 존재는 이 이자벨이란 엘프란 말이기도 했다. 제국의 사정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하였던 까닭에 그래도 잡다한 상식 면에서는 꽤 풍부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루이 경하고 이자벨 님은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난 갑자기 궁금한 마음이 들어 두 엘프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소피가 66살이고 핀누나가 100살이 훨씬 넘었으니까, 두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 올해로 632살, 이자벨은 343살입니다."
이번에는 루이가 대답을 했다. 켁, 632살? 하긴 그 정도의 나이이니까 동엘프족 수장을 맡을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평범한 엘프들의 평균 수명이 500살, 특히 하이엘프는 1000살이상으로 산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난 여러 가지 생각할 일이 있어 마차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밖의 풍경에 천천히 집중을 했다. 작은 산새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작은 풀들의 노랫소리는 세상의 그 어떤 노래나 음악보다 사람의 마음을 편히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일까? 왠지 그 노랫소리에서 슬픔이란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마차는 한참을 더 달려, 사람들의 길이 끝나는 곳까지 도착했다. 처음 당하는 일이었다면 많이 당황해 했겠지만, 이미 엘프의 길을 한번 지나가 본 경험이 있는 나였으므로 무슨 상황인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엘프들의 길 중에서도 특히 배타성이 강한, 엘프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길이 그냥 인간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을 리가 없었다. 아마 이 곳 역시 전의 그 길처럼 무슨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길이 막히자 되돌아간다거나 하지 않고 마차를 멈추곤 루이가 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전 잠시."
루이는 짧게 말을 마친 후, 마차 밖으로 걸어 나와 길이 끊어진 곳 바로 앞에 멈춰 섰다. 이 곳 역시 예전의 그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입구와 많이 비슷한 모습이었다. 루이의 앞에 펼쳐진 나무들은 한치의 틈도 없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고, 전혀 길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아니, 그냥 숲 속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설사 이 곳이 엘프의 길의 입구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 하더라도 주문을 모르는 이상 도저히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루이는 천천히 두 손을 모으더니, 예전의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내용의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길 역시 아무래도 그 길마다 고유의 특수한 암호가 있는 듯 했다. 뭐, 머리가 좋은 엘프들이므로 그 암호를 잊어먹는다거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테니 가능한 일이라고 해야할까?
루이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빛이 루이의 앞에선 나무들을 감싸며 그 울창하던 나무들이 양쪽으로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신기한 것은 신기한 것이었다. 물론, 나 역시 마법을 쓸 수 있지만, 이런 마법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것은 힘든 것이었다. 아마 이 분야에서 응용력이 아주 뛰어난 엘프 마법사가 이 모든 것을 완성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 생각인데 핀누나 이전에 한명 있었다고 전해지는 9서클 엘프 마법사의 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법 역사서에 따르면 그의 뛰어난 업적을 질투한 다른 마법사들의 기습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고 들었다.
루이가 마차 위로 다시 오른 뒤, 마차는 다시 천천히 나무들 틈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길로 진입, 하지만 루이가 마차에 대해 별말이 없는 곳으로 볼 때, 마차를 타고 다녀도 좋을 정도로 넓고 평탄한 길인 듯 싶었다. 뭐, 걸어가도 특별히 나쁠 것은 없었지만 급한 상황이었고, 이왕이면 조금 편안한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피, 너도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주문을 알고 있어?"
엘프들의 길로 마차가 완전히 들어서고 다시 나무들이 서서히 길을 막는 것을 보며, 난 소피에게 말을 하였다.
"네, 전부는 몰라도 북부 산맥과 북쪽 숲에 있는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암호문 몇 개 정도는 알고 있어요."
소피는 시선을 창 밖으로 둔 체 내게 답을 했다. 평소의 모습으로써는 전혀 생각하기조차 힘든 장면, 쩝. 하긴 소피 자신이 힘들거나 할 때, 언제나 그리던 곳이 이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엘프들의 긴 수명으로 볼 때에도 50년이란 세월은 충분히 길게 느껴질만 했다. 그 긴 세월동안 이 곳을 떠나있었으므로 그 그리움은 이루 말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나 역시 창 밖을 보니, 엘프 포레스트, 확실히 다른 숲과는 무엇인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았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표시가 날 정도로 숲의 곳곳에서 떠다니는 빛의 정령들의 모습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다양한 꽃들과 식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엘프들의 수호 때문일까? 다른 숲보다 훨씬 더 강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 예전에 읽었던 책에 따르면, 지금 인간들의 곁에 있는 숲도 아주 오래 전에는 지금과는 달랐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오래전의 숲의 모습이 지금 이 엘프 포레스트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제가 먼저 다른 엘프들에게 연락을 하고 오겠습니다. 라네티스 님께서는 이자벨과 같이 오도록 하십시오."
내가 조금 고개를 숙인 후, 움직이는 마차에서 그대로 뛰어내린 루이는 순식간에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하, 그래 엘프들의 고향, 자신에게는 제일 자신 있는 곳이란 것인가? 보통 숲에서의 엘프들의 속도 역시 빨랐지만, 방금 루이의 속도는 흐흠,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눈으로 따라잡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빨랐다. 도대체 이런 엘프들을 상대로 어떻게 예전의 아틸란티스 황제는 전쟁을 벌였고, 그리고 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와! 저기 봐! 주인님아. 체리 꽃이야."
난 루이가 사라진 흔적을 뒤쫓고 있던 난, 클라리의 외침에 고개를 돌렸다. 클라리는 창 밖을 보며, 황홀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클라리가 보고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니, 그 곳에는 하얀빛에 아주 연하게 연분홍 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나무 가득히 활짝 피어 있었다.
"체리 꽃이 아니라 정확히는 산왕벚꽃이라고 코리안트 국이 원산지인 나무야. 보통 지탄그 국의 국화가 사쿠라라 불리는 벚꽃이라서 지탄그가 원산지라고 생각하는데 원산지는 코리안트국이 맞아."
내 설명에 클라리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을 했다.
"훙, 하지만 그 사실을 지금 꼭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아? 주인님아?"
흐흠, 그렇지. 그런데 내가 왜 방금 그걸 말했을까? 흐흠, 나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농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쩝. 어쨌든 길 주위에 가득 핀 벚꽃 나무들로부터 꽃잎들이 떨어지며, 꼭 눈이 내리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게다가, 그 벚꽃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빛의 정령들은 그 분위기를 더욱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누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았는지는 몰라도 길가에는 다른 나무들 없이 오로지 산왕벚꽃나무들만 계속 줄을지어 늘어서 있었다. 드문드문 푸른 숲들 사이에서 하얀 벚꽃을 보는 것도 꽤 운치가 있었지만, 이렇게 이 나무들로만 가득 한 것은 정말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주위에 가득한 꽃들에게 귀를 기울이자 꼭 작은 어린아이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왠지 사람들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 주는 듯한 벚꽃들의 노래, 작은 들꽃들의 노래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마차가 달려감에 따라, 창을 통해서 작은 벚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그리고 작은 꽃잎 하나가 부드럽게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전란 속에서 혼란스럽고 침울했던 마음이 많이 밝아지는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와아~!"
잠깐 이 소리는? 난 시선을 창 밖에서 마차안 으로 돌렸다. 그런데 마차안에 있는 존재들의 시선이 심상치가 않았다. 허헛. 모두들 왜 날 쳐다보고 있는 거지?
"왜 무슨 일 있어?"
난 조금 의아함이 담긴 목소리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순간, 들려오는 티티의 목소리.
"너무 아름다우셔요. 라네티스 님."
케엑? 저놈의 다크엘프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난 다른 존재들을 쳐다보았지만 모두들 내가 시선을 맞추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젠장. 난 짧게 한숨을 내쉬고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쩌리요. 이렇게 된 모든 것이 다 운명이겠지. 너무나 지독한 운명. 어휴.
"너무 예뻐!"
이 건 또, 정말 도대체 참는다 해도 정도가 있지. 난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내 시선에 들어온 존재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꼭 벚꽃색과 흡사한 연분홍빛 드레스, 클라리 만큼이나 뽀얀 피부에 역시 아주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긴 머릿결, 그리고 그런 머리위를 둘러싸고 있는 꽃 장식. 이 사람은 도대체?
-엘프 포레스트, 대고원의 아랫자락에 위치한 거대한 삼림지역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엘프들의 고향이라고 전해지며, 숲의 가운데에는 유하네리스 성수라 이름이 붙여진 거대한 나무가 있다고 한다. 허락받지 못한 인간이 엘프포레스트로 들어갔을 경우, 엘프들의 마법에 의해 그 들이 종종 실종되는 일이 생기곤 한다고 한다. 하지만 엘프 포레스트 주위의 수많은 마을들이 엘프 포레스트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지금으로써 실종은 거대한 숲의 크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아닐까하고 막연히 추측해볼 뿐이다. 엘프 포레스트에 대한 비밀은 엘프들 사이에도 철저하여, 인간들과 엘프들이 어울려 산지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정체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제국 대 백과사전> 아우렐리우스 폰 힐튼, 미하엘 슈타이튼 공저-
경쾌한 마차의 움직임, 마차의 주위를 둘러싼 연녹빛 봄의 싱그러운 기운은 왠지 기운이 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물론, 제국의 잘 닦여진 도로를 달릴 때처럼 편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과 조화된 듯한 이 길은 제국의 잘 닦여진 도로에서 느껴지던 편안함과는 또 다른 편안함을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듯 했다. 마차는 테베를 벗어나 엘프 포레스트를 향한 한적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주 통상로에서 벗어나 있는 까닭에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약초꾼이나 나뭇꾼 정도가 가끔씩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까닭인지 길 역시 수풀에 거의 뒤덮여 있어 자연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50년 만이에요."
소피는 창 밖의 풍경을 보며, 감회에 젖은 눈으로 혼잣말을 했다. 50년 만이라, 하긴 소피의 나이가 66살이니 그럴 만도 했다. 엘프들의 삶이란 인간의 그 것과는 워낙 차이가 났으니. 50년 전이라면 소피도 이 곳에서 태어났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예전에 내가 들었던 것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엘프들이 이 곳 엘프 포레스트에서 태어나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고향이지?"
네 질문에 소피는 평소와는 달리 얼굴이 빨갛게 변하지도 않고 날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소피, 네 부모님도 이 곳에 계실까?"
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소피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솔직히 소피와 티티의 관계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소피는 내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어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아마 안 계실꺼에요. 엘프들은 한 곳에서 잘 정착해서 지내지 않으니까요."
쓸쓸함이 담긴 소피의 목소리, 아무리 자립성이 강하고 혈연관계가 약한 엘프라 할지라도 부모란 존재는 그래도 뭔가 다른 것이니까. 아니, 그 어떤 생명체라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 기회에 소피에 대한 호기심을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쓸쓸함이 느껴지는 소피의 눈을 보며 난 참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라는 것, 그 것이 다시 떠올리기 싫을 정도로 슬픈 추억이라면, 되도록 생각나지 않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나 역시 슬픈 추억을 안고 사는 존재로써 그 필요성에 대해 너무나 강하게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런 소피의 머리를 티티가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그래도 소피에게는 티티라는 존재가 있으니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게도 동생이란 존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 좀 덜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래도 클라리 저 녀석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엘프 포레스트, 왠지 나도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엄마의 고향이라서 그런걸까?"
소피와 티티의 모습을 역시 지켜보고 있던 클라리는 고개는 날 향한 체 꼭 혼잣말을 하듯 말을 했다. 흐흠, 이럴 땐 답을 해줘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뭔가, 특별한 인연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요즘 들어서 느끼는 점이지만, 모든 일은 우연히 생겨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난 문뜩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클라리에게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들은 클라리는 답을 하지 않고선 평소와는 다른 심각한 표정으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흐흠. 지금 나 클라리 한테 무시 당한건가?
"이자벨 님은 몇 년만에 이 곳으로 돌아오는 건가요?"
난 불쾌한 기분을 없애기 위해 여행을 떠난 뒤에도 루이의 옆에 앉아 계속 별말이 없던 엘프, 이자벨 수니아를 향해 말을 걸었다. 이 엘프는 정말 내가 예전부터 생각하던 엘프의 이미지와 전혀 틀리지 않는 진정한 엘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피의 모습을 보며 내가 혹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사람들마다 성격차이가 있고, 그 중에서도 정말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처럼, 소피 역시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이자벨은 엘프 특유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지은체 차분한 목소리로 답을 했다.
"15년 만이에요. 엘프 길드를 처음 만들 때, 루이님과 같이 포세트립톤에 간 이후로는 처음이에요."
흐흠, 한마디로 엘프 길드의 초창기 설립 맴버란 말이지 두 엘프가. 그렇다면 동엘프족 수장으로써 이런저런 일에 많이 신경을 써야하는 까닭에 길드를 떠날 일이 많이 생기는 루이를 대신해 실질적인 관리를 맡은 존재는 이 이자벨이란 엘프란 말이기도 했다. 제국의 사정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하였던 까닭에 그래도 잡다한 상식 면에서는 꽤 풍부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루이 경하고 이자벨 님은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난 갑자기 궁금한 마음이 들어 두 엘프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소피가 66살이고 핀누나가 100살이 훨씬 넘었으니까, 두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 올해로 632살, 이자벨은 343살입니다."
이번에는 루이가 대답을 했다. 켁, 632살? 하긴 그 정도의 나이이니까 동엘프족 수장을 맡을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평범한 엘프들의 평균 수명이 500살, 특히 하이엘프는 1000살이상으로 산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난 여러 가지 생각할 일이 있어 마차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밖의 풍경에 천천히 집중을 했다. 작은 산새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작은 풀들의 노랫소리는 세상의 그 어떤 노래나 음악보다 사람의 마음을 편히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일까? 왠지 그 노랫소리에서 슬픔이란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마차는 한참을 더 달려, 사람들의 길이 끝나는 곳까지 도착했다. 처음 당하는 일이었다면 많이 당황해 했겠지만, 이미 엘프의 길을 한번 지나가 본 경험이 있는 나였으므로 무슨 상황인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엘프들의 길 중에서도 특히 배타성이 강한, 엘프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길이 그냥 인간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을 리가 없었다. 아마 이 곳 역시 전의 그 길처럼 무슨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길이 막히자 되돌아간다거나 하지 않고 마차를 멈추곤 루이가 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전 잠시."
루이는 짧게 말을 마친 후, 마차 밖으로 걸어 나와 길이 끊어진 곳 바로 앞에 멈춰 섰다. 이 곳 역시 예전의 그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입구와 많이 비슷한 모습이었다. 루이의 앞에 펼쳐진 나무들은 한치의 틈도 없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고, 전혀 길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아니, 그냥 숲 속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설사 이 곳이 엘프의 길의 입구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 하더라도 주문을 모르는 이상 도저히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루이는 천천히 두 손을 모으더니, 예전의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내용의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길 역시 아무래도 그 길마다 고유의 특수한 암호가 있는 듯 했다. 뭐, 머리가 좋은 엘프들이므로 그 암호를 잊어먹는다거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테니 가능한 일이라고 해야할까?
루이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빛이 루이의 앞에선 나무들을 감싸며 그 울창하던 나무들이 양쪽으로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신기한 것은 신기한 것이었다. 물론, 나 역시 마법을 쓸 수 있지만, 이런 마법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것은 힘든 것이었다. 아마 이 분야에서 응용력이 아주 뛰어난 엘프 마법사가 이 모든 것을 완성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 생각인데 핀누나 이전에 한명 있었다고 전해지는 9서클 엘프 마법사의 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법 역사서에 따르면 그의 뛰어난 업적을 질투한 다른 마법사들의 기습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고 들었다.
루이가 마차 위로 다시 오른 뒤, 마차는 다시 천천히 나무들 틈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길로 진입, 하지만 루이가 마차에 대해 별말이 없는 곳으로 볼 때, 마차를 타고 다녀도 좋을 정도로 넓고 평탄한 길인 듯 싶었다. 뭐, 걸어가도 특별히 나쁠 것은 없었지만 급한 상황이었고, 이왕이면 조금 편안한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피, 너도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주문을 알고 있어?"
엘프들의 길로 마차가 완전히 들어서고 다시 나무들이 서서히 길을 막는 것을 보며, 난 소피에게 말을 하였다.
"네, 전부는 몰라도 북부 산맥과 북쪽 숲에 있는 엘프들의 길로 들어가는 암호문 몇 개 정도는 알고 있어요."
소피는 시선을 창 밖으로 둔 체 내게 답을 했다. 평소의 모습으로써는 전혀 생각하기조차 힘든 장면, 쩝. 하긴 소피 자신이 힘들거나 할 때, 언제나 그리던 곳이 이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엘프들의 긴 수명으로 볼 때에도 50년이란 세월은 충분히 길게 느껴질만 했다. 그 긴 세월동안 이 곳을 떠나있었으므로 그 그리움은 이루 말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나 역시 창 밖을 보니, 엘프 포레스트, 확실히 다른 숲과는 무엇인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았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표시가 날 정도로 숲의 곳곳에서 떠다니는 빛의 정령들의 모습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다양한 꽃들과 식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엘프들의 수호 때문일까? 다른 숲보다 훨씬 더 강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 예전에 읽었던 책에 따르면, 지금 인간들의 곁에 있는 숲도 아주 오래 전에는 지금과는 달랐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오래전의 숲의 모습이 지금 이 엘프 포레스트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제가 먼저 다른 엘프들에게 연락을 하고 오겠습니다. 라네티스 님께서는 이자벨과 같이 오도록 하십시오."
내가 조금 고개를 숙인 후, 움직이는 마차에서 그대로 뛰어내린 루이는 순식간에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하, 그래 엘프들의 고향, 자신에게는 제일 자신 있는 곳이란 것인가? 보통 숲에서의 엘프들의 속도 역시 빨랐지만, 방금 루이의 속도는 흐흠,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눈으로 따라잡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빨랐다. 도대체 이런 엘프들을 상대로 어떻게 예전의 아틸란티스 황제는 전쟁을 벌였고, 그리고 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와! 저기 봐! 주인님아. 체리 꽃이야."
난 루이가 사라진 흔적을 뒤쫓고 있던 난, 클라리의 외침에 고개를 돌렸다. 클라리는 창 밖을 보며, 황홀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클라리가 보고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니, 그 곳에는 하얀빛에 아주 연하게 연분홍 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나무 가득히 활짝 피어 있었다.
"체리 꽃이 아니라 정확히는 산왕벚꽃이라고 코리안트 국이 원산지인 나무야. 보통 지탄그 국의 국화가 사쿠라라 불리는 벚꽃이라서 지탄그가 원산지라고 생각하는데 원산지는 코리안트국이 맞아."
내 설명에 클라리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을 했다.
"훙, 하지만 그 사실을 지금 꼭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아? 주인님아?"
흐흠, 그렇지. 그런데 내가 왜 방금 그걸 말했을까? 흐흠, 나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농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쩝. 어쨌든 길 주위에 가득 핀 벚꽃 나무들로부터 꽃잎들이 떨어지며, 꼭 눈이 내리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게다가, 그 벚꽃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빛의 정령들은 그 분위기를 더욱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누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았는지는 몰라도 길가에는 다른 나무들 없이 오로지 산왕벚꽃나무들만 계속 줄을지어 늘어서 있었다. 드문드문 푸른 숲들 사이에서 하얀 벚꽃을 보는 것도 꽤 운치가 있었지만, 이렇게 이 나무들로만 가득 한 것은 정말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주위에 가득한 꽃들에게 귀를 기울이자 꼭 작은 어린아이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왠지 사람들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 주는 듯한 벚꽃들의 노래, 작은 들꽃들의 노래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마차가 달려감에 따라, 창을 통해서 작은 벚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그리고 작은 꽃잎 하나가 부드럽게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전란 속에서 혼란스럽고 침울했던 마음이 많이 밝아지는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와아~!"
잠깐 이 소리는? 난 시선을 창 밖에서 마차안 으로 돌렸다. 그런데 마차안에 있는 존재들의 시선이 심상치가 않았다. 허헛. 모두들 왜 날 쳐다보고 있는 거지?
"왜 무슨 일 있어?"
난 조금 의아함이 담긴 목소리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순간, 들려오는 티티의 목소리.
"너무 아름다우셔요. 라네티스 님."
케엑? 저놈의 다크엘프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난 다른 존재들을 쳐다보았지만 모두들 내가 시선을 맞추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젠장. 난 짧게 한숨을 내쉬고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쩌리요. 이렇게 된 모든 것이 다 운명이겠지. 너무나 지독한 운명. 어휴.
"너무 예뻐!"
이 건 또, 정말 도대체 참는다 해도 정도가 있지. 난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내 시선에 들어온 존재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꼭 벚꽃색과 흡사한 연분홍빛 드레스, 클라리 만큼이나 뽀얀 피부에 역시 아주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긴 머릿결, 그리고 그런 머리위를 둘러싸고 있는 꽃 장식. 이 사람은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