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3장 엘프 포레스트(6)
푸른바람 BlueWind·2003. 11. 23. PM 9:01:54·조회 1736·추천 88
에피소드86 엘프 포레스트-6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짧게나마 읽어봤던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프리앙이 해주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내게는 너무나 익숙하다는 점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내가 살아오며, 이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플라타니오 신전에서의 그 책의 앞부분을 짧게 읽은 것 이외에는 없었다는 점이었다. 무슨 이유일까? 역시 아련히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기억과 연관이 있는 걸까? 플라타니오 신전의 초상화의 리안타니우스 1세의 모습이 진실이라면...
"인간들의 치밀한 계획 아래에서 이루어진 불길은 대륙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던 나무들, 그리고 그 자체로서 엘프들의 영역을 의미하는 숲을 점점 좁혀 나갔습니다. 물론, 엘프들 역시 반격을 했습니다만, 숲이 아닌 평지에서의 전투는 전쟁의 초반과는 달리 인간들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단지, 센님이 직접 이끄셨던 직속 부대만 간간이 승전보를 울릴뿐이었죠. 그 것도 대부분, 센님의 능력으로 간신히 이긴 것, 나날이 충천해가는 인간병사들의 사기와는 달리, 엘프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종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전쟁이 시작될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죠. 숲은 점점 들판과 인간들의 경작지로 바뀌고, 인간들의 영역을 제외한 대륙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검은빛의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특히, 리안타니우스 1세가 이끄는 직속군은 대륙 깊숙한 곳까지 진격을 했었습니다."
프리앙은 착잡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지금은 밤의 어둠 속에 묻혀 있지만 멀리, 숲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프리앙의 시선, 그가 직접 겪고 본 일은 아닐지라도, 그는 꼭 자신이 겪었던 일처럼 말을 하고, 생생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아니, 프리앙이 말하는 그 만큼은 아닐지라도, 인간들의 손에 의한 숲의 파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었으니까. 아마, 프리앙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습은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의 말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기억을 해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왠지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날 감싸고 있었다. 왠지 그렇게 하면 할수록 헝클어진 머릿속에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지 느낌뿐, 여전히 모든 진실은 미궁 속에 빠져 있었다.
"센님은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진군을 하는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를 그대로 버려둔 채, 리안타니우스의 본거지인, 지금의 포세트립톤 성을 공략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은 리안타니우스 황제의 귀에 들어가고 그는 급히 자신의 부대를 회군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두 부대는 지금의 중부 대평원, 하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나무들로 뒤덮여있었던 지역에서 마주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상황은 절대적으로 엘프들에게 유리했죠. 아무리 연전연승의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라 할지라도 전쟁터는 전과는 달리 엘프들의 삶터인 숲, 게다가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는 급하게 달려온 까닭에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와 왠지 모를 관련성만 아니었다면, 정말 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마음 편히 듣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정말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프리앙의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목소리 역시 조금 내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짧게 한숨을 내쉬는 프리앙.
"하지만 결국, 그 전투의 승리는 인간에게 돌아갔습니다. 저 역시 제가 직접 보고 겪은 것이 아니라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엘프에게, 아니 정확히는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센님에게 승리를 거뒀던 것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진실입니다."
만약 프리앙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정말 불가능한 것을 리안타니우스 황제는 이루워낸 것이다. 지금 인간들의 기록에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프리앙의 이야기에서 엘프들의 부대를 이끌던 하이엘프 빛의 센의 능력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 그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낸 리안타니우스, 나역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어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기록이 지금 인간세상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무슨 이유일까? 아틸란티스 제국의 초대 황제였다면 제국에서 엄청난 추앙을 받을았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아무리 그 때로부터 수천년이 흐르고 그 사이 수백년의 혼란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의 기록을 말살시키지 않는 이상 지금처럼 기록이 전무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왠지 모를 분노, 잠깐, 그런데 왜 이 상황에서 내가 분노를 느끼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나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일지도 모르는데 왜?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나와 비슷하게 생겨서? 나와 왠지 모를 관련이 있어서? 하지만 어쨌든 그는 그고 나는 나인 것, 분명한 것은 그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일까?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 전투가 끝이 난 후, 엘프들과 인간들의 수십년 간에 걸친 오랜 전쟁이 갑자기 중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승리를 거뒀다면, 그 전까지의 리안타니우스 황제의 행동으로 생각해본다면 아마 이 곳 엘프 포레스트까지 공격을 해왔을지도 모를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지 1년 후, 리안타니우스 황제는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죽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플라타니오신의 기운을 받은 그가 전쟁도 아닌 자연사나 병사로 그리 일찍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리고 센님 역시, 비슷한 때에 지금도 끝나지 않는 전 대륙을 누비는 여행을 시작하셨죠. 각 종족을 대표하는 두 영웅이 사라진 후, 전쟁을 지속할 힘을 잃은 두 종족간에는 그 뒤로는 종족 전체가 나서는 큰 전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종족 사이의 대립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로간의 배척, 그리고 멸시. 그 감정은 예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어왔던 것입니다."
프리앙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프리앙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느껴지는 이 안타까움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왠지 모를 혼란은 오히려 더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 같았다. 무엇인가 명확해지는 듯하면서도 혼란스러운 느낌. 이 이중적인 감정을 도저히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프리앙의 이야기 속에서 무엇인가 아주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이 프리앙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사라졌던, 그리고 빛의 센이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던 이유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뿐이었다. 하지만 난 그 혼란스러움을 참고 프리앙을 향해 천천히 말을 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프리앙님."
"아닙니다. 예하. 오히려 제가 더 혼란스럽게 해드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센님께서 계셨다면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프리앙은 미안함이 가득 느껴지는 목소리로 답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프리앙의 말이 맞았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이었다. 그래서 난 고개를 저으며 프리앙에게 답을 했다.
"아니에요. 프리앙님.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릴게요."
내 대답에 프리앙은 엷은 미소를 얼굴에 띄운 채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별들은 하늘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그리고 움직이는 별을 따라 많은 감정들도,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도 하늘 위에 그려보았다. 아직 흐릿했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에 무엇인가 명확한 것이 꼭 보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운명의 끈,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혼란스러운 이 상황 속에서도 무엇인가 진실을 향해서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짧게나마 읽어봤던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프리앙이 해주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내게는 너무나 익숙하다는 점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내가 살아오며, 이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플라타니오 신전에서의 그 책의 앞부분을 짧게 읽은 것 이외에는 없었다는 점이었다. 무슨 이유일까? 역시 아련히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기억과 연관이 있는 걸까? 플라타니오 신전의 초상화의 리안타니우스 1세의 모습이 진실이라면...
"인간들의 치밀한 계획 아래에서 이루어진 불길은 대륙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던 나무들, 그리고 그 자체로서 엘프들의 영역을 의미하는 숲을 점점 좁혀 나갔습니다. 물론, 엘프들 역시 반격을 했습니다만, 숲이 아닌 평지에서의 전투는 전쟁의 초반과는 달리 인간들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단지, 센님이 직접 이끄셨던 직속 부대만 간간이 승전보를 울릴뿐이었죠. 그 것도 대부분, 센님의 능력으로 간신히 이긴 것, 나날이 충천해가는 인간병사들의 사기와는 달리, 엘프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종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전쟁이 시작될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죠. 숲은 점점 들판과 인간들의 경작지로 바뀌고, 인간들의 영역을 제외한 대륙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검은빛의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특히, 리안타니우스 1세가 이끄는 직속군은 대륙 깊숙한 곳까지 진격을 했었습니다."
프리앙은 착잡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지금은 밤의 어둠 속에 묻혀 있지만 멀리, 숲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프리앙의 시선, 그가 직접 겪고 본 일은 아닐지라도, 그는 꼭 자신이 겪었던 일처럼 말을 하고, 생생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아니, 프리앙이 말하는 그 만큼은 아닐지라도, 인간들의 손에 의한 숲의 파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었으니까. 아마, 프리앙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습은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의 말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기억을 해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왠지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날 감싸고 있었다. 왠지 그렇게 하면 할수록 헝클어진 머릿속에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지 느낌뿐, 여전히 모든 진실은 미궁 속에 빠져 있었다.
"센님은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진군을 하는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를 그대로 버려둔 채, 리안타니우스의 본거지인, 지금의 포세트립톤 성을 공략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은 리안타니우스 황제의 귀에 들어가고 그는 급히 자신의 부대를 회군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두 부대는 지금의 중부 대평원, 하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나무들로 뒤덮여있었던 지역에서 마주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상황은 절대적으로 엘프들에게 유리했죠. 아무리 연전연승의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라 할지라도 전쟁터는 전과는 달리 엘프들의 삶터인 숲, 게다가 리안타니우스의 부대는 급하게 달려온 까닭에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와 왠지 모를 관련성만 아니었다면, 정말 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마음 편히 듣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정말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프리앙의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목소리 역시 조금 내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짧게 한숨을 내쉬는 프리앙.
"하지만 결국, 그 전투의 승리는 인간에게 돌아갔습니다. 저 역시 제가 직접 보고 겪은 것이 아니라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엘프에게, 아니 정확히는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센님에게 승리를 거뒀던 것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진실입니다."
만약 프리앙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정말 불가능한 것을 리안타니우스 황제는 이루워낸 것이다. 지금 인간들의 기록에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프리앙의 이야기에서 엘프들의 부대를 이끌던 하이엘프 빛의 센의 능력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 그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낸 리안타니우스, 나역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어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기록이 지금 인간세상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무슨 이유일까? 아틸란티스 제국의 초대 황제였다면 제국에서 엄청난 추앙을 받을았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아무리 그 때로부터 수천년이 흐르고 그 사이 수백년의 혼란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의 기록을 말살시키지 않는 이상 지금처럼 기록이 전무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왠지 모를 분노, 잠깐, 그런데 왜 이 상황에서 내가 분노를 느끼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나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일지도 모르는데 왜?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나와 비슷하게 생겨서? 나와 왠지 모를 관련이 있어서? 하지만 어쨌든 그는 그고 나는 나인 것, 분명한 것은 그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일까?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 전투가 끝이 난 후, 엘프들과 인간들의 수십년 간에 걸친 오랜 전쟁이 갑자기 중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승리를 거뒀다면, 그 전까지의 리안타니우스 황제의 행동으로 생각해본다면 아마 이 곳 엘프 포레스트까지 공격을 해왔을지도 모를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지 1년 후, 리안타니우스 황제는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죽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플라타니오신의 기운을 받은 그가 전쟁도 아닌 자연사나 병사로 그리 일찍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리고 센님 역시, 비슷한 때에 지금도 끝나지 않는 전 대륙을 누비는 여행을 시작하셨죠. 각 종족을 대표하는 두 영웅이 사라진 후, 전쟁을 지속할 힘을 잃은 두 종족간에는 그 뒤로는 종족 전체가 나서는 큰 전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종족 사이의 대립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로간의 배척, 그리고 멸시. 그 감정은 예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어왔던 것입니다."
프리앙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프리앙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느껴지는 이 안타까움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왠지 모를 혼란은 오히려 더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 같았다. 무엇인가 명확해지는 듯하면서도 혼란스러운 느낌. 이 이중적인 감정을 도저히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프리앙의 이야기 속에서 무엇인가 아주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이 프리앙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리안타니우스 황제가 사라졌던, 그리고 빛의 센이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던 이유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뿐이었다. 하지만 난 그 혼란스러움을 참고 프리앙을 향해 천천히 말을 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프리앙님."
"아닙니다. 예하. 오히려 제가 더 혼란스럽게 해드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센님께서 계셨다면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프리앙은 미안함이 가득 느껴지는 목소리로 답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프리앙의 말이 맞았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이었다. 그래서 난 고개를 저으며 프리앙에게 답을 했다.
"아니에요. 프리앙님.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릴게요."
내 대답에 프리앙은 엷은 미소를 얼굴에 띄운 채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별들은 하늘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그리고 움직이는 별을 따라 많은 감정들도,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도 하늘 위에 그려보았다. 아직 흐릿했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에 무엇인가 명확한 것이 꼭 보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운명의 끈,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혼란스러운 이 상황 속에서도 무엇인가 진실을 향해서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