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3장 엘프 포레스트(10)
푸른바람 BlueWind·2004. 8. 22. PM 7:09:58·조회 1816·추천 82
도대ㅔ 몇달만에 쓰는 글인지 ㅡㅡ;;
공부하다가 생각날때 조금 썼다가 말았다가 하다보니.;;;;;
한동안 처박아 뒀다가 생각났다 다시 쓰다가;;
암튼 일이 많았습니다...;;;;
몇년째하는 공부 ㅡㅡ;; 생각했던것 만큼은 썩 잘안되네요.
뭐..그래도 마무리 열심히하고..석달후에는 꼭 다시 열필모드로^^;;
에피소드 90 엘프 포레스트(10)
왠지 모르게 개성이 가득 느껴지는 일행들. 그리고 엘프 포레스트에 손님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라면 최소한 악하거나 한사람들은 아닐 것인데다가, 특히 그 중에서도 저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에게 더욱더 관심이 갔기 때문이었다. 뭔가, 말로 하기 힘든...그리고 암살 같은 것을 걱정하기엔 마차 안에 있는 인물들이 너무 지나치게 강하였다.
"투르크 훈 국경이 있는 곳까지 가신다고 하셨죠? 일행이 많이 마차가 좁을 지도 모르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분홍빛 머리의 여자 쪽을 보며 난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내 쪽을 향해 일순 집중되는 시선. 그 분홍빛 머리의 여자를 제외한 그녀의 일행들 모두 정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일반적으로 생각해봐도 거의 억지성 부탁인 것은 틀림이 없으니까.
"정, 정말요? 최고사제님?"
'이제 걷지 않아도 되는 건가?'란 의미가 내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쁨이 담긴 표정으로 날 보는 그 여자. 그게 그렇게까지 기뻐할 일인가 생각이 들었지만, 옷차림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곱게 컸을 것이 분명하므로, 그럴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와는 달리 뒤쪽에 서있던 남자는 조금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급히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와서는 고개를 조금 숙이고 말을 했다.
"예하, 불편하실텐데, 저희는 신경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뭐, 조금 더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옷차림을 하고 여행을 하고 있는 그 자체가 불편함이기 때문에 이 이상 불편해질 일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솔직히 태워주겠다는 것도 내가 좋자고 하는 일이었으므로.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정말 나도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하고 지루한 분위기가 싫어서 사람을 찾다니...
"아니에요. 이 모든게 그 분의 뜻이고 인연이겠지요. 오히려 일행 분들께서 불편하실지도 모르는데..."
내 대답에 무언가 말을 하려는 그 남자의 입을 분홍빛 머리의 여자는 급히 막으며,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말을 하였다. 저런걸 원천봉쇄라고 하던가?
"아니, 아니에요.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최고 사제님."
난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큰소리로 웃고 싶었지만, 이 복장의 책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소리 없이 싱긋 웃는 것으로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어서 마차에 오르시길."
난 혹시 또 그 남자가 거절을 할까해서 그 말을 남겨둔 채 어서 마차 위로 올라왔다. 물론, 마차에 올라오는 순간 무척이나 따갑게 느껴지는 누군가의 시선을 무시한 채. 그렇게 답답한게 싫으면 지가부터 검안에 들어가 있는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좋을 것인데, 다른건 몰라도 그 점에서는 클라리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차에 오른 뒤, 밖에서는 약간의 소란이 있은 후에 이자벨을 뒤로 한사람씩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수라고 불렸던 그 엘프는 별다른 말 없이 그냥 마차 위로 훌쩍 뛰어올라갔고. 사람들이 다 오른 뒤, 마차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하, 송구스럽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바쁘실텐데, 저희가 폐를 많이 끼쳐드리게 되어서..."
"아니에요.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역시 인연이니까요. 정식으로 소개를 못드렸죠? 부끄럽게도 제게는 과분한 직책이지만 플라타니오 최고 사제직을 맡고 있는 미카 크리센, 정식 호칭은 라네티스 2세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개가 길게 해야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 성격상 상당히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이 옷을 입고 있는 내 죄라고 할 수 밖에.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야 하는건데, 죄송합니다. 예하. 전 블루 위스티리아, 모험가입니다."
남자는 지극히 송구스럽다는 표정을 한 채 무척이나 공손한 자세로 내게 답을 하고 있었다. 정말 오히려 내가 몸둘바를 모르겠군. 위스티라아,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성인데, 아마 역사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물어보던지 해야지.
"이렇게 마차에 태워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최고사제님. 제 이름은 아이리스 폰 나이팅게일, 그냥 평소엔 아이리스라구 불러 주세요."
블루라는 남자에 이어 분홍빛 머리의 그 여자 역시 생글생글 웃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조금 숙이며, 소개를 했다. 폰,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귀족 출신이었다. 나이팅게일이라...이 역시 분명 많이 들어본 성인데, 흐흠.
"전 실비 위로우라고 합니다. 예하. 폐를 끼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남자 말투를 쓰는 검은빛 긴 머리의 여자. 왠지 차분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분명 서양 사람인 것은 확실한데, 왠지모르게 동양적인 느낌이 느껴지는 여자였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상으론 저런 느낌의 사람들이 화나면 무지 무서울 듯한데...물론 오로지 내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란걸 다시한번 강조해야 하겠지만.
"그리고 저 위에 있는 녀석은 지안 수라고하는 엘프에요."
아이리스란 분홍빛 머리의 그 여자는 마차의 천장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그렇게 계속 싸우더니 그래도 사이가 좋긴 엘프랑 이 여자랑 제일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내가 일행들을 소개할 차례인가? 귀찮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이 모두가 인연이겠지요. 왠지 좋은 인연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가워요. 여기 계신분들은 제 일을 도와주시는 사제와 성기사분들이에요. 순서대로 클라리 사제, 소피사제, 티티 사제. 그리고 제 수호기사이신 아무르 경, 그리고 앞에 계시는 분이 플라타니오 성기사단장 직을 맡고 계시는 카밀 경이에요."
내가 소개를 할 때마다, 녀석들은 최대한 자신들의 본모습을 감춘 채, 너무나 고고하고 성스러운 포즈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물론, 클라리의 얼굴에 약간의 불만이 담겨 있었지만. 소개를하고 보니 나름대로 최고사제의 일행으로써 구색을 갖출 건 다 갖춘 것 같다. 뭐 성기사단장이 마차를 모는 사태가 그렇긴 하지만 난 제국 서열 5위임에도 불구하고 마부노릇을 했으므로 이상할 것까지야...쩝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호칭에 적합한 인물은 하나도 없으니, 하지만 모두 연기 실력하나는 기차게 뛰어난 까닭에 다행히 특별한 사고가 생긴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직업이 치료사 이신가요?"
난 그 정체모를 남자에 대한 의문을 하나씩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남자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일단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마나의 기운, 그리고 허리춤에 걸려져 있는 나이프와 다양한 색의 약병들을 중심으로 추리해보면, 그렇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내 질문에 엷은 미소를 얼굴에 뛰운 채 답을 하는 것이었다.
"네, 예하. 썩 뛰어나진 않지만 그 역시 제 직업이긴 합니다."
직업이긴 합니다라, 그럼 다른 직업도 있다는 말인데, 후훔. 뭔가 꼬치꼬치 따져 묻고 싶었지만 차마 최고사제른 신분 때문에 더 이상 질문을 던질수가 없었다. 뭐, 아직 시간이야 있고, 조금씩 천천히 물어보면 되겠지.
"처음 볼 때도 느꼈지만 모두 너무 아름다우신 것 같아요. 최고 사제님부터..."
아이리스란 여자는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마차 안을 둘러보며 말을 하였다. 거참, 동경의 눈빛은 티티만 해도 충분하다고, 별로 여자한테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특히 외모면에서. 이 아가씨는 태워줬더니 괜히 스트레스를...이 결정을 내린지 얼마 됐다고 벌써부터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아이리스 님도 충분히 아름다우신걸요."
뭐, 솔직히 분홍빛 머리의 이 여자도 조금 까매서 그렇지 그렇게 떨어지는 외모는 아니었다. 요즘들어 쓸데없이 같이 여행을 하는 특이한 일행들 때문에 눈이 잔뜩 높이진 내게도 나름대로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저, 정말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전 최고사제님처럼 하얗지 못해서..."
내 대답에 그 여자는 왠지 기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지만, 말의 끝부분에서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 여자가 무슨 소릴. 뭐, 지금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예전엔 이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얼마나 저주를 했는데. 내가 남자같이 보이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이 피부색이었다.
"아이리스님은 아이리스님만의 아름다움이 가득 느껴져요. 앞으로 너무 많은 남자분들 눈물 흘리게 만드시면 안 되는거 아시죠?"
나는 엷은 미소를 유지한 채 그녀에게 답을 해주었다. 그런 내 대답에 너무나 기뻐하는 아이리스. 에구, 내 신세도 참.
"공녀님 좋겠네요. 후후. 최고 사제님께 칭찬도 받고? 으음 예의상 말씀하신 건데 그렇게 기뻐하면 최고사제님께 민망하지도 않으세요?"
갑자기 창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조금 놀라 고개를 돌리니, 마차 위로 올라갔던 그 엘프가 마차 지붕에 다리로 매달린 채 고개만 창으로 쑥 내밀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 익숙한 빈정거림은 클라리가 종종 하는 것이었는데 훗. 엘프치고는 소피같은 성격도 특이하지만, 지안 수라고 했던가? 아무튼 이 엘프 역시 엘프답지 않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인간들 역시 천차만별인데, 엘프라고 해서 꼭 획일적으로 이러이러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었다.
"뭐라고 수? 너 정말 계속 그럼 잡아서 노예상한테 팔아버린다?"
아이리스는 수의 말에 얼굴이 조금 빨갛게 되어서 화난 목소리로 말을 했지만, 수는 여전히 창 밖에서 대롱대롱 매달린 채 여유있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긴, 아차하면 지붕위로 올라가면 그만 일테니.
"공녀님, 최고사제님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시다니 부끄럽지도 않으신가요?"
장난스러운 어조의 수의 말에 지금 상황을 알아차린 까닭인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버리는 아이리스. 옆에 앉아있던 블루란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곤 짧게 한숨을 내쉰 후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뭐, 새삼 부끄러워할 필요까지는...자신들은 모르겠지만, 난 그들의 그런 상황을 한두번 듣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어쨌든 오랜만에 활력같은게 느껴져서 정말 좋은 것 같았다. 예전에는 귀찮기만 한 분위기였는데, 여행을 떠난 후 어느새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져버린 내 자신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