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4장 열사의 왕국(4)

푸른바람 BlueWind·2004. 12. 1. AM 12:17:30·조회 2122·추천 107
에피소드 94 열사의 왕국(4)

난 블루의 캐스팅 소리가 들려옴과 함께 다시 뒤로 향한 창문을 열었다. 실비와 아이리스가 갑작스런 내 행동에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화살이 날아오지 않는 사실에 그들은 안실에 안도를 하는 듯 했다. 블루가 쓴 토네이도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효과적인 방법으로 발휘되고 있었다. 아마 적군에게 바로 사용을 했다면 백여명의 병사들 숫자를 줄이는 것에 불과 했겠지만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적들 바로 옆에 있는 모래 언덕을 가격한 블루의 회오리 바람은 강력한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적들의 시야를 가려 진로를 방해하고 있었다. 확실히 블루란 인물,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 명장 블루 폰 위스티리아의 이름을 헛되게 하지는 않고 있었다.

“블루 마법 실력이 정말 저 정도 였어?”

아이리스는 뭔가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실비를 보며 물음을 던졌다. 그 물음에 실비는 아주 엷은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조금 끄덕이며 답을 했다.

“아이리스 네가 직접 보는건 처음이겠네. 블루 저 녀석 보통 땐 그래도 꽤 능력이 많은 편이야.”

실비의 대답에도 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리스. 정말 동료 맞아? 나도 대충 알아보고 있었던 마법 실력을 같이 모험을 하면서도 몰랐다니, 아니 그렇다면 정말 뭘 믿고 공녀씩이나 되는 아가씨가 가출을 했단 말인지,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실비의 말에서 의문점이 블루가 보통 땐 도대체 어떻길레, 헐. 그렇다면 지금 우리랑 함께 있을 때의 그 모습은 본 모습이 아니란 말인데, 나중에 이 사건이 진정되면 실비한테 한번 물어봐야할 것 같다.

“블루!”

마차 위에서 수란 엘프의 외침이 들리며 쿵하는 소리가 났다. 분위기를 보니 아무래도 블루라는 그 남자가 지나치게 마나 소모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가봐야 하겠군. 난 주변의 시선을 무시한 채 마차의 창문을 통해 지붕위로 올라갔다. 뭐, 이런 것 가지고 의심하지는 않겠지. 아무리 가녀리게 보이는, 쿠, 쿨럭, 내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게 그렇지만 최고사제라도 이정도 운동신경 정도는 있을 수도 있으니까. 편견을 버리라구요.

“최고 사제님!”

지붕 위에 올라오니 별 표정의 변화 없이 단지 적들을 쳐다보는 소피와 달리 쓰러진 블루를 안고 있던 수란 엘프는 조금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나를 보며 말을 했다. 난 역시나 그 시선을 무시한 채 블루에게로 걸어가 블루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최고사제의 권능,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알아버린, 굳이 치료마법이나 회복마법 주문을 외울 필요도 없었다.

내 손으로부터 하얀 빛이 뿜어져 나와 블루의 몸을 감쌌다. 확실히 이런 것을 보면 내가 플라타니오의 사제가 맞는 것은 틀림이 없긴 한데, 하지만 아직도 솔직히 잘 믿겨지지가 않는 것은, 아니 정확히는 수긍이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감탄 어린 표정으로 그 광경을 쳐다보는 수, 그리고 감겨있던 블루의 눈이 조금씩 열리는 것이 보였다. 평소 내 앞에서는 표정을 굳히고 있어서 이전엔 잘 느끼지 못했던 점인데 아직 나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느낌이 블루에게서 많이 느껴졌다. 소년 같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고 해야할까? 나같이 이상한 넘은 예외로 하더라도 정말 블루란 이 남자 나이에 비해서 출중한 인물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 했다.

“아...예하..”

블루는 몸을 일으키려는 듯 했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지 다시 힘을 놓아버렸다. 어이,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라구. 내가 종종 경험해 봐서 아는데 마나의 과다 소모는 정말 신체적으로 엄청난 무리를 주곤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좀 쉬고 계세요.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죄송합니다. 예하.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블루는 조금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뭐, 이정도만 해준 것도 고마웠다. 만사태평인 우리 일행들보다 훨 낫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로 도움도 많이 되었고.

“수, 어서 블루님을 마차 안으로.”

수는 내 말에 고개를 조금 숙인다음 블루를 안고 마차 안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달리는 마차에서 역시 엘프이기에 가능한 일.

뒤를 돌아보니 블루의 마법으로 인해 다시 꽤 많은 거리가 벌어지기는 했으나, 베루완족 병사들은 그 후에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마차를 향해 돌격해오고 있었다. 쩝, 정 안될 경우에는 아미를 다시 본모습으로 돌려서 싸워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난 사제복의 조금 팔랑거리는 부분을 질끈 동여맨 후, 목에 목걸이와 함께 축소되어 걸려있던 클라리를 꺼내 싸울 준비를 하였다.

강렬한 태양 속에서 볼을 스쳐가는 뜨거운 바람, 그 알싸함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예전과 달리 주위에 무엇인가 가득 차있는 것 같다는 느낌. 솔직히 지금 이 자리에서 사라질지라도 예전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아미, 준비하자. 너두 위로 올라와.’

‘알겠다. 주인.’

아미는 내 말에 곧바로 지붕위로 올라왔다. 정말 오랜 만의 전투 상황이랄까? 뒤를 보니, 베루완 족들은 어느샌가 블루가 다시 벌려놓은 거리를 상당히 만회하고 거의 거리를 따라잡고 있었다. 아무래도 분위기를 보니 다시 활을 쏘려하는 것 같은데, 저 화살들을 막아내고 다시 활을 쏠 틈을 타서 아미를 타는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군. 옆의 소피는 차분하게 불꽃에 휩싸인 화살들을 베루완 족을 향해 쏘아보내고 있었다. 평소의 그녀의 모습과는 달리 정말 엘프란 이름에 잘 어울리는 모습.

큰 함성과 함께 베루완족으로부터 다시 수많은 화살들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마차 안에서 볼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점이지만, 정말 장관이었다. 뭐,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전투상황에서 할 소리는 아니었지만, 강렬한 태양 빛으로 가득찬 하늘을 검은빛의 화살들이 뒤덮는 광경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자연에 역행하는 듯한 느낌. 하지만 곧 망상을 접고 천천히 캐스팅을 준비했다.

“파워 홀리 쉴드!”

흰 빛의 막이 마차의 주위를 감싸며 화살들이 막에 가하는 충격이 조금씩 전해졌다. 소란한 마차의 바퀴소리 속에서 또다시 얼핏 아이리스란 여자의 비명소리도 들은 것 같아서 빙긋 웃음이 나왔다. 자 이제 곧 시작이겠군.

“둥! 둥! 둥! 둥! 둥!”

잠깐 이 북소리는? 내가 칼을 뽑으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로부터 일정항한 간격으루 북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인 또 다른 많은 수의 인간들이다!’

아미의 말과 동시에 우리와 베루완 족의 사이에 가도 양쪽에 있는 모래 언덕 사이로 엄청난 숫자의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푸른빛 바탕에 꼬리가 달린 긴별, 혜성의 모습이 그려진 깃발. 바로 셀주크 투르크 훈국의 병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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