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보석 14장 열사의 왕국(6)

푸른바람 BlueWind·2004. 12. 12. AM 12:24:06·조회 2159·추천 89
에피소드 96 열사의 왕국(6)

-오스마니아, 사막국가 셀주크 투르크의 수도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마하바 오아시스와 티로트 호수 주변으로 펼쳐진 사막 중간의 좁은 초원 지대를 중심으로 건설되었다. 처음엔 작은 건축물 몇 개만 지어진 작은 마을 정도의 규모였으나 셀주크 투르크 훈의 건국왕 마호루트가 수도로 정한 이후로 새로이 많은 건축물들이 건립되고 도시가 정비되었고, 셀주크 투르크 훈의 사막가도가 오스마니아를 중심으로 건설됨에 따라 동, 서방 사이의 중계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매년 수많은 낙타 대상들이 이 도시를 거쳐 지나가며, 도시의 중심에는 언제나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 수도의 중심에 세워진 투르크 훈국의 궁성 누만리아스는 사막 국가 특유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는 건축물로 평가된다. 낙타 용병단의 본부가 있는 곳이며, 아싸신의 활동 중심지이기도 하다. <박물지> 카를 슈타이튼 저-


슐레이만 장군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그 이 후엔 수천의 병력의 호위 속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오스마니아로 향하는 가도를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물론, 출발하기 전에 병사들 앞에서 내가 또한번 쑈를 해야했지만...이제는 적응이되서 화도 안날 지경이었다. 다 이런 운명을 타고난 내 잘못이지.

그리고 블루로부터 들었던 사실인데, 지금 우리를 호위하고 있는 슐레이만 장군 역시 평범한 장군은 아니라고 했다. 빛나는 슐레이만이라 불리며 셀주크 투르크 훈국 최고의 지장으로써 젊은 시절 아테네이오스와 동방의 차인티 제국 등등과의 전쟁에서 큰 전공을 세웠다고 들었다. 오랜 친우인 낙타용병단장 무하메르 핫산과 더불어 셀주크의 양대 기둥이라 불리는 명장이라고 했다. 어쩐지 그냥 평범한 느낌은 아니라고 했더니. 그런 사정이 있었던 것이로군. 아무래도 내 지식이 책으로 지필 될 정도의 과거와 서부대륙, 특히 피투안과 리투안에 집중된 것에 반해 블루는 많은 곳을 여행하며 보고 배운 까닭인지 여러분야에서 아는게 많은 듯 했다. 역시 경험의 차이인가?

휴, 이제 내일이면 오스마니아에 입성해서 셀주크 투르크의 국왕을 만나 황제의 친서를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황제가 있는 곳을 향해 귀환을 할 수 있겠지? 황제는 정말 잘 버티고 있어야 할텐데, 내가 간다고 특별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거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조금아니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황제가 얼마나 자신의 그 나라와 백성들을 사랑하는지 보고 느꼈기 때문에.

뭔가 주변에 어수선한 듯한 느낌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계속 이어지는 생각에 빠져 왠지 주변에 신경을 쓰기 싫었다. 특별히 무슨일이 있다면 클라리나 아미가 말을 해주겠지. 정말, 이렇게 사막 한가운데에까지 오게 될 거라곤 마을을 떠날 때는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무엇이 날 이렇게 이끌게 되었던 것인지, 운명이란게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병사들의 숙영지 한 켠에 세워진 마차안에서 사막의 모래 언덕 저편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세상을 불태우려는 듯, 붉은 빛을 가득 뿜어내며 저무는 해를 보며 뭔가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드는 것이 느껴졌다.

솔직히 슐레이만 장군은 그렇다고 해도 평범한 병사들은 또 다른건 아닐까 걱정도 했었는데, 처음 인사를 했을 때 열광하던거 이후로는 정말 그 이후로는 일절 우리 일행에 대해 뭔가 귀찮게한다라거나 위해를 가하는 점이 없었다. 뭔가 차분히 정돈이 잘 된 듯한 느낌. 부대를 지휘도 해보았고 여러부대를 거치면서 느꼈던 점이지만, 부대마다 그 특유의 색깔 같은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서 정연하고 훈련잘 된 부대 일수록 그 개성이 강하다고 해야하나?  

“저, 예하. 저희는 이만.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할 듯 합니다. 정말,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난 뭔가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했지만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고 마냥 창 밖을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블루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짐을 다 싼 블루와 그의 일행들이 마차의 아래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도 참, 저렇게 준비까지 다할 때까지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느꼈지만, 지금 떠난다는 것은 정말 의외였다. 난 오스마니아에 도착한 뒤에 따로 행동할 줄 알았는데...

“같이 오스마니아에 들어가셔도 될텐데...”

“아닙니다. 예하. 저희는 따로 일이 있어서...폐만 끼치고 이렇게 마음데로 떠나니 정말 예하께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담긴 내 말에 블루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답을 했다. 뭐, 송구스러울꺼까진 조금 비좁기는 했지만, 그 덕에 클라리의 투덜거림 등등의 잔소리를 피할 수도 있었고, 뭐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됬는데. 그냥 왠지모를 아쉬움이랄까? 특히, 블루란 저 남자에게 그런 것이 많이 느껴졌다. 강렬한 인연의 느낌, 카밀에게서 느껴지던 것과 비슷한...

지금 생각해보니 지금 떠나는게 저들에게 편할지도 모르겠다. 뭐, 나야 어짜피 국왕과 대면을 해야하므로 상관은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 이 부대는 개선부대가 아닌가, 성안으로 들어가면, 환호하는 백성들에게 둘러싸일 것이고, 뭐, 그러면 확실히 조용히 따로 행동을 하기가 그들에게 어려워질 테니,

“폐라뇨. 아니에요. 이 역시 그 분의 뜻인가 보네요. 여러분의 앞길에 별빛이 함께 하기를...”

블루를 비롯한 그의 일행들은 조금 고개를 숙이곤 마차에서 물러섰다. 날 보던 아이리스란 여자의 눈에 눈물이 얼핏 고이는 것이 보였다. 뭐, 짜달시리 잘해준 것도 없는데 그렇게 아쉬워 할 것까지야.

얼핏 보니 마부석에서 내린 카밀이 블루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인사를 하는 것이 보였다. 씩웃으며 고개를 조금 숙이는 블루. 저 둘도 벌써 친해졌나 보군. 훗. 하긴 두사람의 성격이라면 친해지지 않는게 더 이상했으니까. 이렇게 또 이별인 건가?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질 때도 됬는데 오랜 인연이던, 그렇지 않던, 아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훗. 뭐, 정말 내가 했던 말처럼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만...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오스마니아쪽을 향해 따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뭐, 병사들 역시 우리 일행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까닭인지 그들에게 별다른 제지를 하지는 않았다.

“휴, 이제 좀 편하게 갈 수 있겠네.”

그들이 어느정도 멀리가자 클라리가 정말 편한 자세로 마차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을 하는게 보였다. 그동안 본 성격 보일까 싶어서 그런지 말도 잘안하고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고 있어서 보기 좋았더니, 에구 누가 정말 클라리 아니랄까봐.

“그러게 검안에 들어가 있으랬잖아. 다른 사람들도 좀, 편! 하! 게!”

옆에서 동조하는 두 엘프, 훗. 난 클라리가 노려보는 것을 슬쩍 외면한 다음, 다시 그들이 향한 곳을 보았다. 다시 만나겠지? 아니, 반드시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스마니아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한 그들.

마차의 앞에서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카밀의 긴 그림자. 그 위로 조금씩 날리는 작은 먼지가루들 속에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모든게 잘 해결되고 있는데 어째서 이런 느낌이 느껴지는 건지.

“라네티스 님, 조금 피곤해 보이세요. 괜찮으세요?”

예전에 란트일때와는 태도가 180도 바뀐 티티에게 고개를 조금 숙이는 것으로 답한 나는 그냥 천천히 창문을 닫았다. 드디어 내일 국왕을 보겠군. 후후, 슬슬 내일의 일에 대해 준비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저런 장군에게 저런 병사들을 맡길 정도의 역량을 가진 국왕이라면 평범하지는 않을테니까.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