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주제넘게 이런걸 올립니다.

이지헌·2002. 12. 13. 오후 9:02:47·조회 280
이곳에 맞는지 좀그렇네요. 솔직히 이걸 쓴상태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인지라 줄줄써내려갔어요. 비웃는 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하지만 많이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믿습니다.


배게와 어머니


난 일어날때면, 항상 머리와 등이 같은 높이에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배게가 오래되서, 일어나보면 머리쪽이 푹파여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거나, 혹은 대갈장군은 아니다. 평상의 정말이지 평범하고 너무 평범한 남자 아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목이 눌리는 느낌이라 목이 아플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난 투덜투덜하면서 눈을 비비며 일어나면, 어미니는 웃으며 나에게 밥을 차려주신다. 또 한번 투덜투덜 거리며 밥이 눈으로 가는지 입으로 가는지, 비몽사몽하며 밥을 겨우겨우 넘겨서 화장실로 향한다. 그렇게 씻고는 학교로 간다.

"오늘은 꼭 엄마한테 말을 해야지... 으으 목이야."

학교가 끝나고 저녁이 되면 어머니 식당의 근처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한다. 운동이 끝나면 식당에 들려 어머니와 같이 식당문을 닫고 나온다. 집으로 향하면서 이것저것 예기를 하며 차를 탄다. 차로 20분거리로 떨어져 있는지라, 예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인가 집으로 도착해 있었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잠자리에 들긴전, 난 어머니께 말했다. 배게에 대해서 말이다.

"엄마. 나 배게좀 바꿔줘. 배게가 좀 오래되서인지. 자고 일어나면, 머리댄곳이 움푹 파여있어. 이게 배게를 배고 잔건지 아니면 그냥 잔건 알수가 없단말야. 목도 아프고."

어머닌 내 말을 듣더니 또 인자하게 웃으시며 넘어가려 하신다. 하지만 오늘은 꼭 찍고 넘어가리라.

"엄마아~ 웃지만 말구요."
"후훗. 다 이유가 있는거야."

엄만 다시 한번 웃으시며 날 앉게 하시곤 말씀을 꺼내 신다.
난 할아버지 할머니는 본적도 없다. 외할머니도 말이다. 내가 없었을 때 계신분은 외할아버지. 즉, 어머니의 아버지 뿐이였다. 어머닌 항상 외할아버지를 돌봤다. 제일 장녀라 그렇기도 했다.
외할아버지는 풍으로 고생하셨다. 할아버진, 자신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셨다.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때까진, 탬버린을 흔들어서 어머니에게 신호를 알리셨다. 어머니의 효도는 대단했다. 밥을 지어 한입한입 떠 먹이시고, 대소변을 몸에 묻혀가며 힘들게 봉양 하셨다. 하지만 무심하게도,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전에... 떠나버리셨다...

풍이란건. 유전성이 매우 강한 병이다. 그래서 어머니도, 늘 그 예기를 하셨다. 나도 풍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그 덕에 난 몸에 열이많아서 녹용이나 인삼같은건 입에 가져가지도 못했다.
이 예기를 왜 하느냐 하면. 바로 머리에 열이 많아서는 안된다는걸 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야. 솜으로 만들어진 배게는 열이 배고 자면 열이 많이 차기 때문에... 그래서 솜배게를 쓰지 않는거란다."

그말을 듣고는 그냥 고개를 숙였다. 죄송했다. 난 그런것도 몰랐다.

난 방으로 들어왔다. 그냥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는 가만히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잘못한것도 아닌데 얼굴이 화끈달아오르는걸 느꼈다. 그리고 코끝이 매워졌다. 아마도 이불속에서 내 모습은 홍시처럼 발갛게 됬을 것이다. 그리고 눈에서 뜨거운게 흘러 내려왔다. 난 애써 부정했다. 어쩔수없이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계속 흘러나왔다.
눈앞엔 어머니가 웃는 모습이 지나갔다.
손으로 눈을 감싸고 울었다. 부끄럽고, 한심했다.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

정말 별거 아니다. 당연한거다. 몸에 열이있으니, 당연히 머리를 차갑게하는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몰랐다면, 누가 당신을 그렇게 챙겨주는 것인가?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니다. 당신의 어머니이며, 당신을 만드신 분들이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 지금까진 솔직히 제가 쑥스럽기도 하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말 못했어요. 어머니... 아니 엄마.
사랑합니다.



이 글 보신분들. 혹시나 생각 해보신적 있습니까? 당신이 아파서 정신없이 누워 있을 때, 그때 당신의 손을 꼭 잡고는 간절하게 기도하시고, 당신의 이마에 물수건을 갈아주시는 정성스런 손길을...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손입니다. 당신을 위해 희생하시고, 당신을 위해 모든걸 다 받치는 어머니. 이런 추운 겨울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는것도 좋지만, 부모님의 주름잡힌 얼굴도 다시한번 보는게 어떨까요?






11月25日 6시 57분
추운 겨울 한 방구석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며
이지헌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