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님을 위하여(어...어째 제목이)

도리도리·2003. 6. 3. 오전 1:16:51·조회 359
아까 게시판을 둘러봤는데 G님께서 구술면접에 대해서 물어보셨더군요. 헐. 1학기에 쓰시려는 것 같던데 부럽습니다. 전 경쟁률 보고 일찌감치 2학기로 결정했었는데.

댓글 달아주려니까 길어질까봐 여기다 적습니다.

구술면접부문은 우선적으로 많은 시간동안 스스로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곧 있으면 원서모집이니까 준비하실 기간이 빠듯하실텐데요. 하지만 몇가지를 유의하신다면 짧은 기간안에 빠르게 실력이 느실 것으로 봅니다. 글터가족분들의 글솜씨를 보면 모두다같이 말빨이 죽이는 관계로 이런 글이 필요할련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구술면접 및 말빨을 상승시키지 위해서 필요한 사항!

1. 자신의 생각이 남과 두드러지게 하라.

2. 남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라. 거기에 자신의 부족한 점과 남의 단점이 잘 들어있다.

3. 확실한 예를 들어라.

4. 남의 말이 끝났을 경우엔 -예. 00학생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어떨까요? 하는 식으로 최대한 남을 존중해주면서 말을 연결하라

5. 그릇된 정보는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6. 자료에만 의존하려는 생각은 버려라. 그들이 원하는 답은 자신의 창의력과 유익한 지식이다.

이정도입니다. 음. 말이 거창해졌나요? 그럼 한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하죠.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K군 : 예. 안락사는 우선적으로 반대입니다. 00년 00에 의사 00는 환자를 00약물 과다 사용으로 인해 안락사에 처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되었습니다. 이는 법 ##에 위배되는....

이런식의 대화는 솔직히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자료에 의존적이면서 자신의 말이 적은 어찌보면 설명문보다 못한 것이죠. 물론 말할 내용의 정리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도 남과 다른 자신의 생각을 들어내어야 합니다. 그럼 다른 예를 들어보이죠

W군 : 예. 우리는 이 안락사를 이야기하기전에 먼저 자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대혁명 당시의 3대 원칙이 자유,평등,박해가 있듯 우리 사회는 자유를 중요시합니다. 이 자유에는 언론의 자유등과 같은 일반적인 자유를 흔히 생각하시는데 여기에는 책임이라는 이름의 자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남과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 수 있죠. 즉 안락사의 문제 역시 가족들과 본인이 자신과 가족의 삶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인권적인 조건이 주어져야합니다. 옛 서양에서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사회적인 동물이라면서 살아있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를 인간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냉정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안락사의 결정에 근접한 사람들은 대게 살 가능성이 없어 살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느냐 줄이느냐의 차이뿐입니다. 인간이란 이기적인 생물로써 처음엔 슬퍼하면서 환자의 생명을 존속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쓰여지는 비용 등은 환자의 가족들의 마음을 갈수록 피폐해지게 만듭니다. 그런 일이 생기느니 전 차라리 가장 소중했을 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락사에 의견이 많은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이걸 생각해보셨습니까? 극적인 예론 전쟁의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 심한 부상을 입은 병사는 의사가 책임지고 죽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것도 살인일까요? 또 하나의 예를 들죠. 우리나라의 병원 같은 경우엔 암말기 환자의 경우엔 집에서 잘 먹이라는 말을 하고 돌려보냅니다. 이것 역시 안락사입니다. 가족에서 그들의 마지막을 알아서 지켜보라는 뜻이죠. 이렇듯 우리 주변엔 안락사라는 이름만 붙지 않았지 여러가지 형태로 안락사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안락사가 부각되는 이유는 단순히 서양식 자유주의의 왜곡탓입니다. 서양근대 사회에 자유주의가 시작된 이래 사회는 인간을 중시한다는 중조가 강해졌고 그전엔 없던 안락사의 금지가 만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일어난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로써 근래엔 그런한 법을 채택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금 안락사의 허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있어 우린 우리 유교적인 사고방식과 더불어 오래된 서양의 관습에 너무 심취해있지 않았냐는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유교는 효와 인본주의를 앞세워 생명의 소중함과 육체의 소중함을 지적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요즘 우리 사회에 이렇게 안락사에 큰 논란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안락사를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환자와 그 가족 자신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합법적으로 자신의 손에 의해 처리할 권리가 있으며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자유 역시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들이 단지 개인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될것입니다. 가령 식물인간 같은 경우에도 단계적으로 그 수준을 나누어 환자와 가족의 의사를 존중하고 나라가 인정하는 병원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가족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서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가족들도 그의 죽음에 의의를 내비치지 않을 것이며 또한 개인의 죽음으로 인해 불법적인 장기매매도 사라질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위의 글은 학교에서 지도를 받을 때 제가 한 말입니다. 그 위에 말 역시 제 친구가 한 말이죠. 윗글은 질서정연하고 짜임새가 있지만 아랫글은 대체적으로 앞뒤가 조금 섞이는 부분도 있고 설렁설렁 넘어간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담당자들은 아랫쪽에 더 점수를 주게 됩니다. 인간의 철학적인 면과 역사, 그리고 신문같은 곳이 아닌 자신의 생각이 충분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이죠.

윗글도 아직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에 함부로 내보이는 것이 부끄럽지만 하여튼 이런 식으로 짧게 생각하지 마시고 폭넓고 깊게 생각을 하고 그것을이끌어 낼 수 있다면 무난히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상입니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