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이 사라지려고 한다

판타지매냐·2003. 6. 24. 오전 3:25:01·조회 190
한 명의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글터에 글을 하나 남깁니다.

이래저래 글만 두어번 끄적거리고 가는 인간이지만, 그리고 뭣모르고 시작한 판타지의 길이었지만 이제 대충 지금의 판타지가 무엇이 문제인지 뼈저리게 알 정도의 수준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인재가 사라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요즘 판타지가 꽂혀있는 동네 책방을 봅시다. 웃기죠? 너무 웃기다 못해 같은 소재에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 있는 리메이크버전식의 작가와 주인공 이름만 다른 배경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1클래스 2클래스. 예 좋습니다. 마법사를 구분짓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겠죠. 그런 탓일까요? 사이케델리아 이후론 제대로 된 자기만의 구분을 보지 못했습니다.

검기. 좋습니다. 강한 검사의 상징이겠죠. 하지만 어째서 그 검기가 만들어지고 하나의 검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게임과 같아야 하는거죠? 아니. 굳이 검기가 업더라도 항상 상식적인 수준에서 머물러야만 하는거죠?

틀에박힌 소재에 찍어낸듯한 주인공, 그리고 따분하기 그지 없고 색다른 양념 하나만 달리 붙여서 새로운것인양 내보내고 그것을 돈주고 굳이 빌리면서까지 이래저래 시달리는 우리의 피로와 문학에 대한 굶주림을 풀어야합니까?

지금 판타지계가 욕을 먹는 이유. 단순합니다. 더 이상 문학으로써의 작품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너무 깊게 절락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곳 글터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책을 모집한다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예. 좋습니다. 좋구요. 하지만 왜 예외 없이 자세한 설명도 하지 않고 내 작품은 탈락했느니 하는 소리가 나와야하는거죠? 푸른바람님이 적어놓은 기준으로 이곳은 책을 만듭니까?

솔직히 책을 펴낸다는 것은 돈을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지만 작가 개인에게 있어서는 무한한 영광임과 동시에 게임에서 말하는 지존으로 등극하는 것만큼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곳 글터도 보석을 옆에 밑에 둔채 소설을 찾으려고만 하니 애석할 따름입니다. 우선 개인연재란을 보죠. 많은 소설이 있기는 하지만 제가 알기론 초반에 뽑을 땐 다른 곳에서 당당히 개인연재 먹고도 인기 좀 있는 소설들도 엄격한 기준에 의해 탈락한 경우가 수두룩했습니다. 그런 심사를 뚫고 합격한 소설들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극단적인 말이었고 더 자세히 말하자면,

특히 개인연재에서 훌륭한 작가들이 자신의 빛을 잃어버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터에 연재되는 것들 중에서도 개인연재에 연재되는 작품들은 베스트감입니다. 남들보다 웃겨서 합격한 것들입니까?

아닙니다. 개중에는 웃기는 부분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운명 그리고 결말'이라는 소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론 칭찬 얻고 조회수도 꽤 유지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전 거기에 댓글 몇번 남겨 놓았던 사람으로써 그 글이 단지 재미만이 아닌 작가가 다른 무언가의 영역으로 좀더 깊은 사고로써 도전했다는 점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부터 판타지 답지 않은 프롤로그, 그리고 시작이 되면서도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의 도전. 그리고 한 인간의 내면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음울하면서도 방황하는 자의 인생을 담은 듯한 소설이죠. 나중에 다시 제대로 쓴다니까 그때되면 전 반드시 읽을겁니다. 제 말이 의심이 되시거든 당장이라도 클릭해보십쇼. 그 소설이 출판된 다른 소설들과 무엇이 다른지. 만약 읽다가 재미가 없다고 끄신다면 당신은 이미 재미로서의 판타지의 노예가 되신 분입니다.

이번엔 다른 것을 볼까요? 이 홈페이지에서 그나마 높은 조회수에 연재량으로써 악명을 덜치고 있는 '제국의 보석'을 볼 수 있겠군요. 우선은 탄탄합니다. 솔직히 책을 쓴 몇몇 작가분들에겐 아쉬운 소리지만 제발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소설의 구성을 짜면 어떠겠냐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괜히 양이 많은 것이 아닙니다. 반석이 튼튼하지 않은 집은 곧 무너지듯 이 소설은 상상하기 힘든 구성력을 자랑합니다. 글터의 보석이죠. 이 소설의 자랑은 그뿐이 아니죠. 창의력, 정확한 문법, 은연중에 표준어를 벗어나고 있는 소설들과 설명 및 묘사부족인 소설들은 반드시 이 소설을 보고 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혁명은 끝났다. 아십니까? 아시는분은 극히 소수겠죠. 이 글터에서의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차분하면서도 절도 있는 묘사. 이런 묘사와 훌륭한 짜임새는 글터에선 물론이고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솔직히 이영도씨와 전민희 씨 이후로 이런 분을 거의 뵙지 못했습니다. 위의 두분이 재미로 성공한 분들입니까? 사람에게 묻는 말투, 직설적이면서도 간접적인 의문. 자신만의 생각 속에 들어있는 남과 다른 창의력. 하지만 사람들은 왜 그런 분들은 세워만 놓고 그들을 닮은 또 다른 문학적 재능을 가진 이들을 발견하지 않으려는 걸까요?

개인앤재 작가들도 사람입니다. 그들 역시 자신의 소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글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언젠가 자신의 펜을 꺽게 됩니다. 실제로 개인연재 하는분치고 엄청난 조회수의 푸른바람님 외엔 꾸준히 연재하시는 분들이 없더군요. 안타깝습니다.

글터 관계자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 책낼만한 것을 모집한다는 말을 적고 당신들은 얼마나 개인연재에 있는 글들을 바라보였습니까? 훑어보기로도 했습니까? 전 아쉽게도 운영진, 혹은 관계자 분들의 이름으로 된 댓글을 소설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위의 소설말고도 더 많은 소설들이 이 글터의 보물입니다. 왜 굳이 재미만을 위해 멀리 있는 소설을 추구합니까? 글터는 재미만을 위해 다른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인기있을만한 것을 찾아 급급하는 그런 출판사로 영원히 남고 싶습니까? 아니면 진정 해리포터와 같은 위대한 소설을 낳은 그런 출판사로 남고 싶습니까?

괜시리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했군요. 죄송하구요. 다른 출판사와의 경쟁, 그리고 진정한 판타지의 발전을 위한다면 가까이 있는 소설들부터 뒤지십쇼. 그리고 대중적인 인기만을 생각한다면서 개그물을 발취하지 말고 진정 다른 이들이 보고 감동 받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발취하십쇼. 그것만 해준다면 글터는 단지 글터가 아닌 문학의 터로써 발돋움할 수 있을것입니다. 이상입니다.

@글터가 너와나미디어인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관계는 모르지만 대충 묶어서 서술했으니 이해해주시길 그럼 이만.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