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화에 관심과 애정 필요.

현미우유·2003. 8. 19. 오후 11:43:52·조회 426
우리 신화에도 관심과 애정 필요  



인터뷰 - 우리 신화학자 서대석 교수

제우스 앞에 기죽은 단군 할아버지
제자리 잃은 우리 신화에도 관심과 애정 필요

그리스·로마신화를 필두로 한 ‘신화열풍’.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한국신화는 어떠한 모습으로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 한국신화 학자 서대석(서울대 국문학)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우리 나라 신화가 다른 나라 신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 우리 나라 신화는 창세기 신화를 제외한 대부분이 무속신화로, 문헌보다 구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나라 신화는 문헌으로 전해지는 것이 많고 대부분 말 그대로 신의 이야기이다. 신이 주인공이고 인간은 조연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신화는 주인공인 인간이 신이 되는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교훈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 신화를 통해 그 나라 민족문화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는 어떠한가.

= 우선 단군 신화에서부터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사람이 되기 위해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살아야 한다는 환웅의 명령을 어긴 호랑이는 사람이 되지 못했고 이를 지킨 곰은 1일만에 여자가 된다. 여기서 곰이 근신한 21일은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금줄을 달아놓고 21일 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던 우리의 풍습과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호남의 장자풀 무속신화에서 ‘사자밥’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장자라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 며느리가 저승사자에게 후한 대접을 해 시아버지를 살려냈다는 신화로 이는 사람이 죽으면 작은 쟁반에 밥을 내어놓는 ‘사자밥’이라는 풍습의 기원이 됐다.

이 외에도 우리 신화에서 다양한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신화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스·로마 신화만을 찾고 있는데 그 원인은.

= 그리스·로마 신화는 깎고 다듬어져 문학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따라서 일반 사람들이 읽기에 거부감이 없고 등장하는 신들도 인간과 흡사해 대중들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그리스·로마 신화 열풍에 대해 한국신화학자로서 아쉬움을 느낀다. 신화는 그 나라 민족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우리 나라 신화를 비롯해 각 나라마다 수많은 신화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조금만 눈을 돌려 그리스·로마 신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신화를 살펴보면 그들 각각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우리 나라 신화가 나아갈 바는.

= 최근 많은 자료의 정리로 우리 나라 신화가 학문적인 발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 학문적으로만 연구될 뿐 대중적인 사랑은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그 내용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문체나 시각적인 요소를 백분 이용해 대중적인 성공을 이뤄냈다. 우리 나라 신화 역시 이런 점을 받아들여 재미있는 문체와 함께 그 글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내용 속에서 우리 문화를 읽어낼 수 있도록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학계의 노력과 더불어 일반인들도 우리 신화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동국대학신문>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