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남긴것.

[보리밥]·2003. 9. 13. 오후 12:30:06·조회 311
이번에 온 태풍.

그의 이름은 매! 미!

엽기다.

우리나라 이름인가?

하긴,. 우리나라가 올려보낸 태풍 이름들은 전부다 엽기였다.

너구리, 노루, 나리, 개미 등등.

생각해 보면 정말 웃긴다!


아나운서 : 개미가 지나가고 난 마을입니다. 나무가 뽑혀나가고, 집이

물에 잠긴것이 이번 개미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개미의 진행방향은....


아, 나비였으면 더 웃겼겠다.



밤에 유리창 깨지는 줄 알았다.

유리는 파르르르 떨리고, 벽도 울렸다.

바람소리, 나무 휘청대는 소리는 거의 공포였다.

우리집은 5층이다.

아파트 무너질까봐 걱정했다.



태풍이 남긴 것.


1.지독한 정전!!

정말 웁스였다..

저녁 10시에 정전이 시작되서, 아침 11시 30분쯤 되서야

겨우 전기가 들어왔다.

장장 13시간 30분 동안의 정전이었다.

제엔자앙 저녁때 정말 재미있게 추석특집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티비님께서 맛이 가시는게 아닌가 말이다!

으으으 ㅡㅡ+


2.게다가 끔찍한 절수,

물도 안나온다.

전기가 끊기면 원래 물이 안나온다나?

그래서 역시 13시간 30분동안 ㅡㅡ 물도 안나왔다.

아침에 주전자에 딱 한컵 있는 물, 그걸로 이닦고 세수하고 다 했다.

세수야 그렇다 치자. 화장실 물을 못내려서 ...

그냥 참았다. ㅡㅡ++

이제 물 나온다. 반갑다, 물아!



3. 가스도!!!

으아아!!

전기가 안되니 스파이크가 안 튀니까 가스레인지도 사용 불가능이다!

부탄가스 딱 하나 있는거 가스버너 써서 국 끓이고 났더니

부탄가스마저 다 떨어져서 찬 밥 먹었다.




물없지, 불 안켜지지, 냉장고도 꺼졌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다 못쓰고

손 못씻고 싸지도 못하고, 세수도 못하고, 이도 못닦고, 간신히 찬 밥 먹고.

게다가 집 무너질까봐 벌벌 떨었으니.....

우린 완전 난민 그 자체였다.



아침에 밖에 나가봤더니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흐음..

쓰러진 놈들이 한두 그루가 아니다..

도로변 가로수도 서넛 쓰러져 있고..

아직 티비 안테나 수리가 안됬는지

티비는 안나온다.


나갔다 와서 불을 켜보니까 켜졌다!

바로 화장실 달려가서 물을 틀어보니 물이 나왔다!!

우리 가족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순간 황당했다.

물나오고 불켜지는거 보고 이렇게 신기해 하다니

우린 미개인이었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