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서의 친구들이란

도리도리·2004. 1. 18. 오후 11:23:26·조회 313
어제 도서관에서 막 끝마치고 나올때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야. xx 생일이란다. 같이 가자.

ㅡㅛㅡ 재수 공부에 좀이 쑤시던 도리 바로 눈을 빛내면서 달려나갔죠. 그런 담에 마침 만난 같은반 친구 둘을 더 데리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순천이 사람들한테는 신창원으로 밖에 여겨지지는 않습니다만 상당히 큽니다. 인구에 비해서 시내가 꽤 커요. 광주시내보다도 알짜배기라고 자부합니다. ㅡㅠㅡ/)

가니까 방학을 하고 나서 처음만나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거의 10명 정도 모였더군요. 다 반친구들이었습니다.

처음 만나고 나서는 거리에서 좋다고 서로 껴앉고 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때마침 지나가던 반 친구는 그 모습 보고 동창회 벌써하냐고 웃고 갔죠. 주로 대학이야기, 어느 대학에 합격하고 어디에 붙었고, 앞으로의 대학생활은 어떻게 지낼것이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대충 모일 사람 다 모인 우리들은 생일인 넘들 세명을 대충 닥달하고는 점잖게 술집을 찾아나섰습니다. ㅡㅁㅡ참고로 도리가 2004년 1월 1일 새벽 00:07분에 산 최초의 물건이 맥주였습니다. 시간이랑 제 민증보던 편의점 아저씨. 웃으면서 이러시더군요.

-용감하군. 학생. 멋진 성년기념이야.

ㅡㅡ; 참고로 그 맥주는 부모님꺼였습니다.

하여튼 제 나이론 술집 문제 없죠. 근데 문제는 생일을 맞이한 넘들이 말 그대로 86년생이라는 겁니다. 허어. 참. 2주일 차이로 술집에서 차별받더군요.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가게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손님이 와서 사장님 하고 말을 거는 인물입니다. (ㅠㅠ 그래요 저 늙어보여요, 기사 아저씨는 300원 거슬러주다가 내 얼굴보고 100원 뺏아가구요, pc방 가면 재털이가 먼저나오고, 친구한테 요구르트와 코코아 가져다줄때 제 앞엔 커피가 나와요.)

하여간 깐깐한 곳 한군데 빼고 그 다음 곳은 제 얼굴과 민증만으로 넘어가더군요, ㅡㅁㅡ 애들이 웃고 날리쳤지만 조용히 패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거의 10만원어치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맥주 무지나왔구요, 케이크도 나오면서 재미있게 먹고 놀았습니다. ㅡㅠㅡ 생전 맥주를 한컵 이상 마셔본 적이 없는 도리는 놀랍게도 주변의 예상과 본인의 한계를 넘어 첫 술자리에서 맥주15잔, 소주 5잔을 마시고도 거의 취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 제정신이 아닌 아이들의 부러움을 받았습니다.

-과연 연륜이로세.

(ㅡ 3ㅡ)생일인 넘들은 대부분 맥주 다섯잔에 뻗었습니다. 제 친구 중에서 뽀샤시하게 생긴 넘이 있는데 이넘이 생일이라면서 가장 기운차게 마시더니 가장 기운차게 나가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본래 맥주 마시고 안 취하는데. 이 말을 30번 반복하더군요. 결국 뻗었습니다. 두시간 동안 마시면서 제정신인 넘은 저랑 주당이라 불리는 체대생 하나밖에 없었죠.

11시가 되서 우리들 모두는 각자의 갈곳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입니다.

얼마전만 해도 그렇게 같이 있는 것이 당연시 되던 녀석들이.

이제는 헤어질때 손 흔드는 것만으로도 모잘라 뒤도 돌아보고,

대학 이야기를 하면서도 쓸쓸해 보이는 표정을 보이는 것들이.

이것이 바로 헤어짐이라는 걸까요?

술집에서 단체사진으로 찍어준 두꺼운 즉석 사진 한장.

나름대로 염색하고 멋 부린다고 어설프게 자신을 꾸미면서도, 그 속에선 웃고는 있지만... 하지만

하루가 지난 지금, 그 사진 한장을 바라보는 눈가에 괜시리 눈물이 고입니다.

망할 놈들.

몇칠 뒤에 있을 졸업식말고도...

부디 많이 만나자.

못된 넘들아....... ㅠ.ㅠ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