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Try to remember
아.드.레君·2004. 2. 27. 오전 10:32:19·조회 244
당신은
지하철이나 길가, 또는 공원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는가?
나도 이중에 한명이다.
사람들은 이들을 이렇게 부른다.
나쁘게 말하면 구걸하는 인간.
좋게 말하면 거리의 악사.
하지만 나는 이런 호칭을 더 좋아한다.
바람의.. 음유시인.
그렇다.
난
노래를 파는 음유시인이다.
===================================================================
내나이 22살.
그러나 이미 갈데가 없는 방랑자의 몸.
어딘가에 구속되어 있지 않고 떠도는,
바람과 함께 흐르는 물이다.
난 노래와 함께 흐르는 시인이다.
바람의.. 음유시인.
====================================================================
난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
그리 잘부르는 편은 이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내 노래를 좋아한다.
내 노래는 무료다.
단, 시간이라는 자원을 투자해야만 한다.
나도 내 노래를 좋아한다.
오늘따라 내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많았다.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
학교끝나고 가는 학생들..
퇴근하는 회사원들..
나는 이렇게 청자가 많아지면 더 열창을 하고 만다.
"~~~."
드디어 한 노래가 끝났다.
이제는 신청곡을 받을 차례였다.
"자!! 신청곡 불르세요!"
모두들 망설이고 있었다.
"..8..9..10.."
10분을 다 세고 난뒤 난 짐을 꾸렸다.
모두들 아쉬워 하고 날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이것이 내 규칙.
신청곡이 10분동안 없으면 난 짐을꾸리고 다른곳으로 간다.
다른사람들에게도 내 노래를 들려줘야 하니까.
투둑.. 투둑..
오늘 받은돈으로 전철표를 샀다.
얼른 가서 노래해야지..
"..........."
" ? "
저 멀리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나를 목표로 다가오는것 같았다.
이윽고 내 앞에 서는걸 보니 내가 목적지가 맞는 모양이었다.
"저기요, 오빠."
목적지만 내가 아니고 용건도 있는 모양이었다.
"왜?"
빨리 자리를 옮겨야 했으므로 물어봤다.
"오빠, 신청곡받으면 노래 불러주죠.?"
"맞긴한데, 지금은 안돼. 자리를 옮겨야 하거든."
"그냥,.. 불러주면 안돼요? 오늘 기분이 좀 우울하거든요."
아직 전철역안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철을 타야 하는건 아니라서 난 그냥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거기다 우울하다니.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그래.. 알았어. 신청곡은?"
"....성시경의 Try to remember..요."
조금 황당한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
"try to remember는 성시경노래가 아닌데.. 어쨋든.. 불르지 뭐."
"고마워요.."
내 앞에 있는 의자에 털썩 앉는 그녀였다.
얼굴이 너무나도 어두워 보였다.
"아, 아, 아."
음을 고르게 잡고.
노래를 시작했다.
"Try~ to remember~...."
그 여자애는 울기 시작했다.
마치 내 노랫소리에 가려지라는 듯이 울었다.
나도... 내 노래소리로 그녀의 울음소리가 가려지도록 노래를 불렀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삶은 여유롭고 너무나 달콤했었죠.)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초원은 푸르고 곡식은 여물어갔죠.)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a tender And callow fe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그대는 여리고 풋풋했던 젊은 나날을)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할 수 있다면
그대의 추억을 따라가요.따라가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평탄하고
버드나무 말고는 아무도 눈물짓지 않던 그날들을)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dreams were kept beside your p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젊었었던 시절을
그리고 그대의 배게 옆에 있는 그 꿈을 유지하고)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사랑의 불씨같았어도 연기로 변할듯이)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할 수 있다면
그대의 추억을 따라가요.따라가요)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비록 너가 알고 있는 눈보라가 따라가더라도)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Without the hurt the heart is ho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텅 빈 마음의 아픔을 제외하고)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The fire of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우리를 녹여 내리던 9월의 화롯불처럼)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12월의 깊은 우리 마음을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그 추억을 따라가요, 따라가요)
..............
나는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내가 노래를 다 불렀을적,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있었다.
내 노래가 끝나자 그녀는 90도로 인사하며
"고마워요.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실은.. 오늘 애인이랑 헤어졌거든요."
흠.. 무척 사랑했었나 보지..
"하지만 오빠노래 덕분에 기운을 차렸어요! 고마워요!"
난 이래서 내 직업(?)을 좋아한다.
내노래 하나로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뭘 이정도를 가지고. 내 직업인걸."
그러자 그녀가 알았다는듯 손에서 뭔가를 꺼내 나에게 주었다.
500원짜리였다.
"오늘 가진돈이 이거 밖에 없어서요.. 죄송해요.."
난 피식웃으면서 그 500원짜리를 다시 돌려주었다.
"난 오늘 벌만큼 벌었어.그리고.."
"난 이미 니 미소를 봤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생각해도 느끼한 대사였다.
하지만 그녀는 웃었다.
"후훗.. 그래요? 그럼 그 대신에, 내가 학교졸업하면.. 공연 맨날 보러올게요. 요새는 수험철이라.. 자주 못올거에요."
"훗. 그냥 공연오지말고 공부해. 나중에 대학교 붙으면 그때 와. 니가 대학에 붙을때까지 난 노래 안할테니까."
"................"
순간 내가 실수했다는 느낌이 팍팍왔다.
갑자기 난.. 왠지 진지해졌다.
".......내가. 너의 대학입학을 처음으로 축하해 주고 싶은데."
"..........."
갑자기 그녀는 내 반대쪽으로 뛰쳐갔다.
역시 내가 괜한말을 한걸까...
쩝...
다음날 아침.
난 기분좋게 아침을 맞이했다.
가지고 있던 돈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공원으로 향했다.
"어? 노래하는 형아다!"
"와~ 형아! 노래 불러줘요!"
언제나처럼 이 애들에게 노래를 해줘야지.
언제나 처럼...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찌된 일일까..?
"왜 노래가.. 나오질 않는거지?"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순간..
내 목에서는 소리가 나오는것을 거부했다.
아무리 해도 나오지 않았다.
"어? 형아. 왜 노래 안불러요?"
"...아, 이형아가 오늘 목이 좀 않좋거든..? 나중에..해줄게."
그렇게 애들을 제처놓고 난 공원의 한 벤치에 앉았다.
"이상해.. 분명히.. 목소리는 나오는데.. 왜.. 노래가 나오질 않는거지..?"
정말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순간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대체 어찌됀 일인가.
난 더이상 노래를 부를수 없다는 것일까.
난 이대로 끝이란 말인가..?
"젠장! 난 싫다고! 난.. 분명히 약속했단 말야.. 그애한테 노래를 불러주기로.."
"이럴순 없다구!!!!!!!!!"
3개월이 지났다.
난 이제 어디를 가든 환영받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를 찾는 관중도 이제 없다.
그럴수 밖에.
난 내가 음유시인이라는 것도 잊어가기 시작했다.
음유시인.. 한때 내가 자칭했던 단어..
하지만 지금은.. 자칭하지도 못하는.. 그런..
"띵! 띵디리링~"
바닥에 동전떨어지는 소리.
내가 거지인줄알고 적선하는 모양이지.
난 고맙게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동전을 던진 사람을 바라보았다.
"........!!!"
눈이 휘둥그래 질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서있었던 사람은..
"노래불러 주세요! 저 오늘 합격했어요!"
"..............."
노래라.. 불러본지도 한참됬는데..
"....미안하지만.. 난 노래를 부를수가 없어."
"......소문은 들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앞에서는 입만이라도 벙긋거려 줘요."
무릎꿇고 앉으며 그녀가 말했다.
"그때 그 노래.. 다시 기억하고 싶어요."
.....
가능할까..
어느날부터.. 부를수 없던 노래인데..
그게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인데 말야..
"......그럼.. 입만이라도 벙긋거려 본다."
"...고마워요."
그녀의 부탁이기에..
난 약간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노래를 불렀다.
"........."
난 입만 벙긋거릴뿐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난 여기서 그만두려 했지만..
마치 듣고있는것 같아 보이는 그녀때문에.. 그만둘수가 없었다.
하지만..
서서히.. 내 귀에 뭔가가 들리기 시작했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a tender And callow fe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그대는 여리고 풋풋했던 젊은 나날을)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할 수 있다면
그대의 추억을 따라가요.따라가요)
서서히 들리기 시작하는 노랫소리.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평탄하고
버드나무 말고는 아무도 눈물짓지 않던 그날들을)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dreams were kept beside your p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젊었었던 시절을
그리고 그대의 배게 옆에 있는 그 꿈을 유지하고)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사랑의 불씨같았어도 연기로 변할듯이)
들렸다.
내 노래소리가.
그리고 내 입은 이미 자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할 수 있다면
그대의 추억을 따라가요.따라가요)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비록 너가 알고 있는 눈보라가 따라가더라도)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Without the hurt the heart is ho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텅 빈 마음의 아픔을 제외하고)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The fire of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12월이 깊어갈 무렵 추억을 되새기기 좋은 시간
우리를 녹여 내리던 9월의 화롯불처럼)
들린다.
들려온다.
내 노래가... 들려온다.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12월의 깊은 우리 마음을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그 추억을 따라가요, 따라가요)
나왔어..!! 내 노래가!!!
들었지..? 내 노래!!
응...?
너.. 지금 뭐라고 말하는 거야..?
하나도 안들려..
뭐라고 말하는지.. 하나도 안들려...
머리도 어지럽고..
앞도 깜깜해져..
이게.. 뭐야..?
아무..것도..안...들...
려.....
교회의 묘지.
그저께 새로운 비석이 세워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뭔가가 흐르고 있었다.
그곳에 묻힌 사람이 좋아했던...
'난말야! 바람처럼 흘러가는 음유시인이고 싶어!'
'난 바람이야!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흘러가는!'
흘러가는 물과 바람이...
'왜 물은 아니냐구? 물은 어딘가에 사로잡힐수가 있거든.'
흐르고 있었다.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12월의 깊은 우리 마음을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그 추억을 따라가요, 따라가요)'
그리고 비석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바람은 불지 않고 흐른다.
흐르는 것은 목적지가 없는것.
물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난 정해진 방향이 없다.
그래서 난 물이 아니다.
음유시인은 비록 청산유수(淸山流水)라 하나
난 흐르기만 할뿐이다.
난 바람이다.
난 흐르기만 할뿐이다.
난 이미 흐르고 있다.
- 바람의 음유시인 (19?? ~ 2004)'
그리고 비석에는 이런말도 적혀 있었다.
'그는 바람이 되었다. 그가 원하던 대로 그는 바람이 되었다. 그는 지금도 우리옆에서 노래하고 있다.'
========================================================================
굴러다니다가 발견한 글입니다. 뭐랄까,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동질감이랄까, 그런 걸 느끼니 잔잔한 감동이 오는군요. 노래를 곧 링크시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