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메.

베리트·2004. 7. 23. 오전 11:44:36·조회 290
음메. 음메. 음메... 야옹. 야옹. 야옹... 멍. 멍. 멍...











……. 궁핍한 인생….










어제였습니다. 열심히 영어 숙어, 단어를 정리하고 외우는 중이였죠. 5시 45분부터 과학, 그 후에 바로 영어 학원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외워야했지요.


"Later On... 나중에... Time is Getting on... 시간은 계속 흐른다... 중얼중얼중얼."


점점 흐릿해져가는 정신. 눈꺼풀은 무겁고, 노트를 쥔 손은 계속 풀리고, 꽂꽂하던 허리는 휘청휘청. 그리고! 쓰러졌습니다.


"쿠에에에...푸르르르...쿠에에에에...푸르르르... Zzz...Zzz..."


...그나마 깨끗해진 정신으로 몸을 일으켜 책상 위 시계를 보았을땐... 6시 15분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침착하게 집안의 개체수를 확인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어머니는 현재 안방에서 취침. 아버지는 컴퓨터방에서 바둑. 누나는 자기 방에서 취침.

결국 백수 가족의 하는 일이야 짐작했지만... 이대로 제가 자다가 학원 늦었다-라고 들키게 되면 '절나게' 혼나기 때문에...


저는 일단 잽싸게 옷을 갈아입고 1분 만에 세수, 양치질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학원 가방을 체크 후, 할머니가 보내주신 돈 덕에 빵빵해진 지갑에서 2천원을 꺼내 주머니에 꾸겨넣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책상에 꽂혀있는 만화책- "이분이 나의 주인님" 과 소설책- "부기팝 인더 미러 판도라" 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어째서냐구요?

바로...


"어차피 늦었으니 학원 띵가기!!"


입니다. 서둘러서 열쇠를 가지고 조용히 신발을 손에 들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작은 소리로 문을 잠그었지요.

14층에 머물러있는 엘리베이터를 소환 후, 1층으로 돌진. 잽싸게 학원 뒤 공원으로 갔습니다. 공원이라고 해봤자 열라리 좁은 초딩 집합소입니다. 아파트 내 공원이다보니...


초딩들이 열심히...뭐라하더라- 싸구려 고무 조가리를 딱지처럼 날려대면서 하는... 여하튼 그걸하고 있더랍니다. 가끔씩 들리는-


"즈을."

"즐이셈."

"즐."


이 거슬리긴 했지만...


책을 피고 탐독. 이분이 나의 주인님을 반정도 읽었을까...그러고보니 영단어를 아직 못외웠었지요. 과학은 선생님이-


"안 오면 그 쪽 손해니까~ 나는 상관 없어."


라며 집에 전화도 안하지만... 영어는-


"이 자슥 왜 안와? 어이. 김미자. 윤동자. 송군. (같은 반 녀석들의 별명) 전화하고 올 동안 놀고 있으면 죽어!"


라고 하므로... 일단 영단어를 달달 외웠습니다. 과학은 빠지더라도 영어는 가겠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열심히 외우는데... 왠 누님들이 지나가시더군요. 음메에에-


일단 처음에 2 분. 아이스크림을 드시며 지나가시더랍니다. 그 후에 1 분. 핸드폰으로 수다를 떨며 지나가시더랍니다.

그 뒤에 2 분. 팔짱끼고 수다 떨며 지나가시더랍니다. 어라... 너무 친근해보이는데? (...)

그런식으로 여러명의 누님들이 지나가시더군요. 에- 근데  이야기는 왜 하냐구요?









"...여자에 눈이 멀면 황금 같은 시간을 떠내려보내니..."









결국 영단어 못 외웠더랩니다. ─∀─  










에라이 써글─────────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