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현이·2004. 9. 23. 오후 6:40:22·조회 248
하하.

이 말이 왜 나왔냐구요? 오늘 교실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지요.


우리 멋쟁이 반짝 빛나리 교장선생님께서 추석에도 학교 나오라는
담임을 통한 권유(?)를 학생들에게 내리셨고

덕분에 추석에도 학교에 나와야 하는 기뻐할 만한 일이 생겼답니다.

그런데 이게 조삼모사와 왜 관계있냐구요?

물론 관계 없지요. 교장선생님이 토요일까지 합해서 5일 쉬는 동안
적어도 학생들에게 3일 이상은 나오라고 권유 했고, 3학년 담임선생님들의
천재적이신 대가리로 3학년들은 2일동안 강제로 학교와서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셨죠.

문제는 언제 나오느냐 입니다.

우리반의 멋쟁이가 되려고 발버둥치지만 길가다가 사람들이 침 한번씩 뱉을 담임이 수요일은 꼭 나와야 한다고 말했고(이유요? 없어요. 지 마음에 드느까 꼭 이라는 말을 썼겠죠) 우리 반 아이들은 어떻게든 연달아 놀려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학교 나오자고 반장에게 강력히 건의 했습니다.

아, 담임이 아니라 반장입니다. 하하.

재미있잖아요. 솔직히 전 별 상관 없습니다. 언제 나오든 어차피 나올 생각이었기에 별 신경 안 씁니다만.

토요일은 나오고, 이제 일요일이냐 수요일이냐 남았는데, 언제 나오든 무슨 상관 입니까?

음. 월요일이면 형평의 문제로 문제가 있겠지만

일요일날 나오면 월,화,수 는 노는 것이고
수요일날 나오면 좀 아쉽지만 월,화는 노는 것 아닙니까?

반장에게 따지는 애들 보아하니 문득 조삼모사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더군요.


하하.

멋진 비유 아닙니까

원숭이 조련사가 사과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준다고 하니까 원숭이들이 반발해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바꾸자, 좋아라 하며 조련사 말을 잘 따른다는 얘기.

어차피 이틀을 나올건데 말이죠. 하하.



그리고 오늘 더불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염증을 느꼈습니다.

반장한테는 신나게 따지죠. "누구 마음대로 그딴식으로 날짜를 정해! 앙!"

이러면서 말이죠. 하하. 하지만 담임이 정작 들어오면 찍 소리도 못 냅니다.
보다 못해 제가 "선생님 토요일과 일요일날 나오면 안됩니까?" 라고 하자 그제서야 한 둘이 웅성대고. 하하.

멋진 반이죠. 대략 원츄한 반.


젠장. 염증느낍니다.
이 글은 옛 글터(2013–2021)에서 보존된 읽기 전용 아카이브입니다.